[NRF 동향] 건강한 사람도 안심할 수 없다! 사이토카인 폭풍

건강한 사람도 안심할 수 없다! 사이토카인 폭풍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전 지구적인 비상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현재까지 비말, 접촉에 의해 전파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에 전염력이 가장 크다는 특성으로 인해 기존의 역학조사 방법을 통해 전염 경로를 통제하기가 어렵습니다. 


​전염성이 매우 큰데다가 통제가 어렵고, 현재까지는 특이적인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요.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우리를 공포에 빠뜨렸던 다른 전염병에 비하면 치사율이 낮은 편이고, 사망자의 대부분이 고령이거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 혹은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젊은 연령대의 건강한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해 사망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데요. 매우 건강했던 사람이 치사율이 낮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데도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는 것은 ‘사이토카인 폭풍’입니다. 사이토카인 폭풍이 무엇이기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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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사이토카인이 뭘까?


우리 몸의 면역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물리적 면역은 피부나 점막 등 실질적 장벽이나 재채기 같은 무의식적인 행동, 소화액에 의한 분해 등을 통해 체내로 이물질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식을 말합니다. 두 번째는 세포성 면역으로 체내로 들어온 이물질을 그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면역 세포들이 ‘먹어치워’ 분해해버립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백혈구의 역할이지요. 앞의 방법들은 이물질이 어떤 것인지를 식별하지 않고 일어나는 과정이기 때문에 두 가지를 통틀어 ‘비특이적 면역’, 혹은 ‘선천 면역’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때, 면역 세포 중 일부 종류들은 분해된 이물질의 잔해를 가지고 해당 종류의 이물질에 꼭 들어맞아 달라붙는 형태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데 관여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바로 ‘항체’이며 이 항체는 병원체에 달라붙어 이물질이 병을 일으키는 작용을 하지 못하도록 비활성화합니다. 이 과정이 세 번째 면역 방식인 ‘체액성 면역’입니다. 


이 과정은 비특이적 면역보다 느리지만 훨씬 효율적이며 한 번 만들어본 항체의 정보는 특정 면역 세포에 저장되기 때문에 이후에 같은 종류의 병원체가 또 침입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해당 병원체를 제거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체액성 면역은 ‘특이적 면역’, 혹은 ‘후천 면역’이라고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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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역 세포의 종류별 역할

사진출처: 네이버백과


사이토카인은 세포에서 분비하는, 세포 간의 정보 전달에 관여하는 물질인데요. 세포마다 각기 다른 다양한 종류의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데,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의 종류가 가장 많다고 하네요. 이물질의 존재를 감지한 면역 세포들이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면 사이토카인은 다른 세포에게 전달되어 염증 및 발열 반응을 일으키기도 하고, 특정 면역 세포의 활동을 촉진하거나 억제하기도 하고, 또 이물질에 오염되어 독성을 갖게 된 세포에게 자살 명령을 내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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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토카인의 분비와 작용

사진출처: 네이버백과



사이토카인 폭풍의 원인과 증상​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 세포가 세포성 면역 단계에서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항원을 감지했을 때,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는 현상입니다. 면역 세포가 병원체를 감지하면 사이토카인을 분비하여 해당 병원체를 제거하기 위해 다른 면역 세포들이 병원체가 있는 부위에 모일 수 있도록 하고 병원체를 죽이기 위해 발열을 동반한 염증 반응도 촉진하는데요. 면역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항상성 유지를 통해 사이토카인의 분비량과 발열량이 적당한 선을 유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이토카인에 의해 모인 면역 세포들이 또다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염증 반응에 의해 자살한 세포들에서 나온 물질이 또 사이토카인 분비를 촉진하는 등 일련의 과정이 반복될 경우 면역체계가 과활성화되어 마치 폭풍이 휩쓰는 듯 체내 사이토카인 농도가 높아집니다. 


이렇게 되면 생명 활동에 필요한 단백질들이 변성될 정도로 체온이 올라가며, 염증 반응으로 혈관 내부에 혈전이 생성되어 말초 조직에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조직 괴사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조직 괴사가 심해지면 다발성 장기부전의 상태로 악화되기도 하지요. 사이토카인 폭풍이 걷잡을 수없이 심해지면 몸이 ‘익어’ 사망에 이르게 되며 중간에 면역체계가 항원에 승리하여 진정되더라도 장기가 손상되어 합병증을 앓거나 실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면역력이 너무 높아 생기는 질병


이처럼 면역체계는 우리 몸을 외부로부터 지키기 위해 존재하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우리의 몸을 위협하기도 하는데요. 사이토카인 폭풍 외에도 면역체계가 과잉 반응하거나 심지어는 되려 우리 몸을 공격하여 문제가 되는 병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벼운 증상으로는 알레르기를 꼽을 수 있는데요. 병을 일으키지 않는 항원임에도 면역체계가 과잉 반응하여 두드러기 등 불편한 증상들을 일으킵니다. 간혹 알레르기에 의해서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또 면역체계가 신체의 일부를 항원으로 착각하고 공격하는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이 존재합니다. 관절을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류머티스 관절염,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일어나는 크론병, 췌장 조직이 공격당해 생기는 인슐린 의존성 당뇨, 적혈구가 파괴당해 생기는 자가 면역성 빈혈 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면역 체계와 사이토카인 폭풍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치사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사이토카인 폭풍의 발생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인 것 같아 보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잠시 멈춤, 외출 시 마스크 착용,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히 손 씻기 등 정부의 지침을 잘 지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또한 하루빨리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 세계적 위기를 종식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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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log.naver.com/basic_science/221881150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