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RF 동향] 한타바이러스로 쉽게 알아보는 항원과 항체, 백신의 상관관계

한타바이러스로 쉽게 알아보는 항원과 항체, 백신의 상관관계



COVID-19로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곳곳이 시끄러운 가운데, 지난달 중국에서는 한타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타바이러스는 고열과 발적 및 콩팥 기능 이상을 동반하는 유행성 출혈열 중 하나로 등줄쥐 같은 설치류의 침이나 배설물에 의해 감염됩니다. 대한민국 한탄강에서 최초로 발병하였으며 이에서 유래하여 한타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구조를 살펴보면 COVID-19의 병원체인 SARS-CoV-2처럼 지질이중층과 RNA 유전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치사율이 다소 높은 편인 한타바이러스의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행성 출혈열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고열을 일으키며 침투한 장기에 출혈을 일으킵니다. 피부 표면과 달리 신체 내부는 지혈이 힘들며 대개 결합조직이 파괴되며 혈액이 과도히 누출되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장기 파손이 발생합니다. 대개 신장의 급성 출혈이 빈번히 나타납니다. 이 때문에 한타바이러스는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서 시판 중인 ‘한타박스’라는 백신이 있어 예방접종이 가능합니다. 


오늘은 한타바이러스를 예로 들어 항원과 항체의 관계, 그리고 백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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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타바이러스 폐 증후군의 원인인 Sin Nombre 바이러스 전자 현미경 사진 

사진 출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위의 사진은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관찰한 한타바이러스과의 신 놈브레(Sin Nombre) 바이러스입니다. 이처럼 신체 내로 침입하여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위와 같은 바이러스들을 항원(Antigen)이라고 일컫습니다. 면역학에서의 항원의 정의는 ‘숙주 개체 내에서 (항체를 생성하기 위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분자’입니다. 즉, 한타바이러스 = 항원입니다.


항원은 유래한 위치에 따라 외래 항원, 내부 항원, 자가항원, 바이러스 항원, 암 항원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외래 항원은 체외에서 체내로 들어온 항원으로 바이러스, 세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 동물의 털과 같은 알러젠(Allergen) 등이 있습니다. 내부 항원이란 체내에서 생성된 항원으로 바이러스나 균이 세포 내에서 감염된 경우 등에서 발견됩니다. 자가항원이란 정상인과 다르게 자가면역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면역계에서 인식되는 몇 단백질이나 유전물질을 일컫습니다. 


그럼 항체를 알아보기 위해 항원을 구조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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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하게 나타낸 항원과 항체

사진 출처: Wikipedia/Antigen


항체(Antibody)란 항원에 대항하기 위해 혈액에서 생성된 당단백질입니다. 이러한 당단백질은 대상 항원에 맞서 세포 외부 자극을 유도하거나 비활성화시킵니다. 즉, 한타바이러스로 알아보면 감염되었을 때 한타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면역체계에 의해 생성된 면역물질(면역글로불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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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원의 Epitope에 결합한 항체들을 나타낸 그림

사진 출처: microbiologyinfo


항원이 신체 안으로 침투하면 면역계의 세포와 접촉하게 되고 항원에 대응하기 위해 항체는 항원에 특이적이게 만들어집니다. 즉, A라는 항원에는 그 항원에 대응하여 만들어진 항체만 효력을 발휘하게 되고, 해당 항체도 A라는 항원에만 효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항원 결합 부위(antigen binding site)를 통해서 상호 구조적 상보성을 발휘하여 특이적으로 해당 항원에 단단히 결합하게 됩니다.


또 다른 말로 항체가 인식하는 항원의 부위를 항체 인식 부위(epitope)라 합니다. 위의 그림은 균처럼 보이는 항원의 epitope의 항체가 특이적 결합을 형성한 모습을 이미지화한 것입니다. 


그럼 이러한 항체를 인위적으로 생성하는 백신이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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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을 접종받는 모습

사진 출처: pixabay


백신(Vaccine)이란 바이러스나 병원체에 의해 유발되는 질병에 대한 후천적인 면역을 부여하는 의약품입니다. 백신은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병원체 등의 항원 인식 부위(epitope)의 구조와 유사하게 설계하여 항체 생성을 유도합니다. 쉽게 생각하자면 병원성을 없앤 바이러스나 병원균으로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백신을 예방 접종 받았다면 해당 항원이 신체 내로 침투하였더라도 신체 내에는 이미 항체라는 항원에 대항하는 물질이 생성되어 있어 감염되는 것을 막습니다. 즉, 항원과 항체는 칼과 방패의 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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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타박스

사진 출처: 의약품 사전


다만 모든 백신은 항체가 생성되는 비율인 항체양전율이 100%가 아니므로 백신을 접종하였더라도 추후 체내에 항체가 없어 감염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한타바이러스의 백신으로 우리나라에서 시판 중인 한타박스 역시 그러하여 이 때문에 1990년 이래로 지금까지 ‘조건부 허가’였습니다. 


한타박스의 기초접종 1개월 후 항체양전율은 80.97%입니다. 다만 이를 대체할 의약품이 없는 관계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타박스의 접종 횟수를 3회에서 4회에서 늘리며 장기면역원성 규명 관련 조건을 삭제하는 대신 마지막 접종 후 60개월간 추적 및 관찰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의약품에서 ‘허가’의약품으로 전환하였습니다. 


COVID-19부터 한타바이러스까지, 생각지 못한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두려움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한타바이러스는 백신이 있으니 걱정되신다면 접종을 통해 미리 예방하시길 바랍니다. COVID-19의 백신도 부디 빠르게 임상시험을 통과하여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공급되어 곳곳에 평온한 일상을 다시 가져다주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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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log.naver.com/basic_science/221936293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