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RF 동향] 먹지 않고도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있다?!

먹지 않고도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있다?!



인류가 발전함에 따라 수많은 질병이 생겨났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수많은 의약품이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약이나 주사약 등은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약물 부작용에 의한 사망은 폐 질환, 당뇨, 자동차 사고에 이어 사망원인 4번째로 꼽히죠. 그래서 기존의 약이나 의료 시술보다 안전하고 편하게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전자약(Electroceutical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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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IEEE SPECTRUM


전자약이란, 전자(electronic)와 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약물 대신 전기, 빛, 초음파를 이용하여 신경회로를 자극해 대사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신체의 항상성을 회복 또는 유지하는 치료법입니다. 여기서 항상성은 다양한 자극에 반응하여 개체 혹은 세포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을 말하는데, 이 항상성은 내분비계와 신경계에 의해 유지됩니다.



전자약의 원리와 발전 과정


말초신경계는 신경계에서 중추신경계를 제외한 나머지 신경계를 통칭하며, 몸의 각 구석에 있는 신경을 중추신경계와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에는 수많은 말초신경들이 분포하는데 자율신경계에서 신체 대사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말초신경은 ‘미주신경’입니다. 전자약을 통한 신경제어방법은 미주신경에 전극과 제어장치를 삽입하고 인위적인 신경 활동전위 조절로 신경 전달물질의 활성화를 제어하는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항상성을 잃은 신체 대사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죠.



*활동전위

생물체의 세포나 조직이 활동할 때에 일어나는 전압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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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학습백과 zum


전자약은 여러 세대에 걸쳐 발전하면서 자극을 주는 방식과 부위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침습적 방식으로 단순한 형태의 자극을 중추신경계에 가하는 방식이었으나, 점차 비침습적 방식으로 복잡한 형태의 자극을 말초신경계에 가하는 방식으로 발전하였고, 현재는 웨어러블 방식으로 조절 가능한 자극을 다양한 생체 조직에 가하는 방식도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전자약 연구 및 사례


1. 식물인간의 의식 확인


프랑스 국립인지과학연구소의 안젤라 시리구 박사 연구진은 교통사고로 15년간 의식이 없던 환자의 신경에 3개월 동안 전자약으로 자극을 주어 환자의 의식을 깨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미주신경에 전기 자극을 주면 뇌에서 운동, 감각, 의식을 담당하는 영역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식물인간이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겁니다.


2. 류머티즘 관절염


자기 자신의 조직을 항원으로 인식하여 일어나는 자가 면역 반응에 의해 면역 세포가 관절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면서 발생하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에도 전자약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환자의 몸속에 전자약을 삽입해 면역 기능 담당 기관인 비장을 관장하는 신경계에 전기신호를 주어서 T 세포 등 면역 관련 세포 발생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3. 비만


복부 신경에 가하는 전기 자극만으로 음식 섭취와 체중을 감소시킬 수 있지만, 미주신경을 자극하면 구토 경로를 자극하여 음식을 섭취하는 것과 같은 혼동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슐린, 글루카곤, 위산 분비를 포함한 신진대사와 음식물 소화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미주신경 자극 유도반응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를 비만 치료에 적용하는 것이 시도되었습니다.


이처럼 최근에는 장기에 존재하는 신경 대신 미주신경과 같은 말초신경을 자극하거나 당뇨병, 류머티즘 등 대사 및 내분비 관련 질환에 대한 전자약 적용이 활발한 연구단계에 있습니다.



전자약 국내 개발 현황 및 전망


전자약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에는 우울증, 편두통 등 7종 뇌질환 치료 기기와 정신과용 뇌파 진단 시스템을 개발한 ‘와이브레인’, 안구건조증 개선, 치료를 위한 전자약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안면신경, 수면장애 치료제 및 항암제 분야에 진출 중인 ‘뉴아인’, 만성 통증 치료를 위한 신경자기자극기(NMS)를 생산하는 ‘리메드’가 있습니다. 특히 국내 뇌 질환 의료 기기 전문 업체인 ‘와이브레인’은 뇌 질환 전반의 전자약을 개발해 통합 전자약 플랫폼을 구축했는데, 이는 환자가 뇌 질환을 집에서 편리하게 치료하고 다수의 환자들을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한 통합 플랫폼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전자약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전자약은 재료, 전기, 기계, 뇌 공학과 뇌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융합형 연구개발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수적이고 이와 함께 법규 제정, 임상 지원, 의료보험, 산업 인프라 등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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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와이브레인


향후 새롭게 개발되는 전자약은 기존 신경 조절용 전극에 비해 신경 선택도가 높아져서 메커니즘 이해를 용이하게 하는 동시에 개인 맞춤형으로 발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말초신경과 장기와의 연결을 고려할 때 전자약은 질병 이외에도 체온 유지, 에너지 항상성, 면역력 향상, 더 나아가 수명 연장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입니다.



자료출처


1. 전자약 연구개발 동향(2020) 

https://ettrends.etri.re.kr/ettrends/183/0905183010/#section_s7


2. 전자약 시대, 먹는 대신 이식한다(2015)

https://news.joins.com/article/18940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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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log.naver.com/basic_science/222056325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