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내년에도 코로나와의 전쟁, 국가 간 유입 변수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정용석 교수)

내년에도 코로나와의 전쟁, 국가 간 유입 변수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정용석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팬데믹 (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각국이 집단면역에 이르는 타이밍이 일치하지 않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서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종식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입니다. 최소 내년까지 코로나와의 전쟁이 계속될 겁니다."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집단면역이 완전히 형성되지 못하는 시기까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먼저 시작한 미국이나 영국이 집단면역을 달성한다고 해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다른 나라들이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가 간 경계를 넘을 수 있고,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파력이 높아지는 현상은 몇 달 새 또다시 겪을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영국에서 출현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VUI-202012/01)가 국내에도 유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단면역 형성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기존 G 그룹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70%가량 (1.7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서다.


문제는 전파력이 세진 변이 바이러스가 주류로 자리 잡으면 의료체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 교수는 "이번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퍼졌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 통제하지 못하면 주류가 될 수 있다"라며 "영국에서 이미 G 그룹을 대체했듯 국내에서도 기존 G 그룹을 대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유행 초기 중국 우한 등 해외 입국자들에게서 S형 바이러스가, 지난 2~3월 신천지 집단감염 때는 V형이 주로 검출됐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감염 등 수도권 집단감염 사례에서는 주로 GH형이 나타났다. 


특히 정 교수는 "확진자 수가 갑자기 증가하면 중증 환자에게 제공돼야 하는 병상이나 인공호흡기, 의료진 등 의료적 개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의료체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사망자 수가 증가해 치명률(전체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이 올라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20년 12월 31일 0시 기준 국내 누적 사망자는 900명으로 치명률은 1.48%다.


전파력이 커진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중증도(독성)나 치명률에 변화가 있다는 유의미한 통계는 없지만, 변이 바이러스와 하루 확진자 발생 건수 증가와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고 의료 인프라에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전제하에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피로감이 최대치에 달한 상황에선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높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구성원들을 설득해 협조를 이끌어 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역의 99%를 지탱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협조가 없으면 백약이 무효"라고 강조했다.


구성원들 스스로 방역의 필요성을 느껴 자발적으로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 준수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과거 사스나 메르스에 비해 치명률이 훨씬 낮고, 40대 이하 젊은 층은 무증상이거나 앓아도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역 경계심이 상대적으로 느슨할 수 있다는 이유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같은 리보핵산 (RNA) 바이러스 계열인 사스와 메르스 치명률은 각각 9.6%, 34.4%로, 코로나19 (약 2.2%)에 비해 4~15배 이상 높다.


12월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연령대별 사망률은 80세 이상 고령 사망자가 전체의 53.3%를 차지하고 있고, 70대 (29.23%), 60대 (12.03%), 50대 (4.15%), 40대 (0.86%), 30대 (0.43%) 순이다. 10, 20대 사망자는 아직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정 교수는 이와 관련, "40대 이하는 상대적으로 (방역 수칙 준수) 압력을 적게 느낄 수 있다"라며 "이 문제가 장기화되면 방역을 굉장히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짚었다. 또 "코로나19는 독성이 훨씬 강한 사스나 메르스에 비해 치명률은 높지 않지만, 전파력이 높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는 사스, 메르스 등 다른 감염병에 비해 치명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숙주로 전파될 확률 (전파력)은 더 높다. 환자를 완전히 쓰러뜨려 몸져눕게 하는 대신 어느 정도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 더 많은 사람을 만나 바이러스를 쉽게 전파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에게 전파하는지 나타내는 '감염 재생산지수'도 최대 4로 예상될 정도다.



출처: https://newsis.com/view/?id=NISX20201231_0001289872&cID=10201&pID=1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