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M 동향] 고혈압, 약 없이 치료할 수 없을까요?

고혈압, 약 없이 치료할 수 없을까요?



혈압 ​오른다!


화가 났을 때 흔히 나오는 표현이죠. 

건강과 의학 관련 지식을 다루는 TV프로그램에서도 쉴 새 없이 '고혈압'이란 단어를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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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훨씬 높은 유병률을 보여줄 정도로 고혈압은 현대인들에게 참 흔하고 친숙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친숙함과는 달리 뇌졸중, 심부전, 심근경색 등등 ​각종 무서운 합병증을 일으키고, 알려진 것과 달리, 특별한 증상이 없기에 조기에 발견도 어려워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리는 무서운 병입니다.


게다가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 차지하는 ​'본태성 고혈압'​은 발생 원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 과정에서부터 유전, 노화, 식습관, 생활습관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요컨대 고혈압은 증상이 없어 따로 진단받지 않으면 확인이 어렵고, 발견하더라도 완치가 어려운 골칫덩어리 질환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또, 약을 처방받더라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생활습관이 어긋나기 일쑤인 현대인들에겐 매번 약을 챙겨 먹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 이론에 과학기술을 접목시키며 가까운 미래에 일상 속에서 편리하게 고혈압을 진단하고 관리하는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셀카로 고혈압을 진단한다고?


고혈압의 큰 골칫거리 중 하나는 이상 증세가 없기 때문에 초기 발견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사진 속의 안색(顔色)과 안형(顔形) 등 얼굴 특성을 통해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을 구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이러한 문제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는데요.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특정 기준에 따라 촬영한 고혈압 환자 및 정상인들의 얼굴 사진 약 1000여 장을 활용했습니다.


우선 연구팀은 한의학의 진단 방법 중 하나인 망진(望診)에서 보는 얼굴 특성을 기준으로 얼굴 부위별 형태, 색상의 정략적 변수를 구하고, 통계적 기계학습 기법을 통해 ​고혈압을 예측할 수 있는 안면 특징 변수를 추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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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 간 차이를 보이는 안면 특징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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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측 모델의 정확도 (ROC 커브와 AUC 값)


추출된 고혈압 예측 변수를 종합하여 실제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을 구별해 본 결과, 예측 정확도를 나타내는 ACU* 값이 여성은 0.827​, 남성은 0.706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 AUC : Area Under Curve, 곡선하면적.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예측이 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함.


연구팀은 향후 정상 수준에서 고혈압 상태로 진행되는 사람의 안면 특징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며 고혈압을 사전에 관리할 수 있도록 예측하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셀카나 SNS에 올린 사진을 이용해서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고혈압을 진단ㆍ관리받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혈압약,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던데...


고혈압 관리의 또 다른 난제는 꾸준히 약을 먹으면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한 번 복용하면 ​평생 복용해야 하고, 부작용 문제도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완경기 이후 고혈압 발생률은 물론, 고혈압 약 ​부작용이 남성보다 1.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고혈압 발병 확률이 높은 완경기 여성은 질환 발병 초기에 비약물요법을 통한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침 치료가 고혈압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혈압관리를 할 수 있다는 방법이 더욱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최선미 박사 연구팀에서 고혈압 위험군인 완경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2년 동안 6개월 간격으로 10번의 침 치료 과정을 4번 수행하며 대조군과 혈압 변화를 비교•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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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 침 치료를 받은 치료군은 최종 수축기 혈압이 평균 10.34mmHG, 이완기 혈압이 평균 9.92mmHG 감소했으며, 치료 종료 후 4개월 추적 검사에서도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 혈압이 10mmHG 낮아지면 심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등의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30%까지 줄어들기 때문에 이 수치는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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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고혈압 1기에서 전 단계로, 전 단계에서 정상 단계로 개선되는 비율(단계 개선 비율)은 ​침 치료를 받은 실험군이 무려 2배가량 높게 나타났습니다.


실험 종료 후 4개월 뒤에 실시한 추적 검사에서도 개선 효능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는데요. 특정 기간 동안 침 치료만으로도 장기간의 혈압 관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결과입니다.



꾸준히 침 맞으러 다니는 건 번거로워요.


약 대신 침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긍정적이지만, 정기적으로 침 치료를 받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 분들에게도 희소식이 있는데요, 혈압 강하 효능이 있는  혈자리에 전기 자극을 주는 것으로도 혈압이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웨어러블 기기 등 전자약* 기술 개발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머지않아, 일상생활 속에서도 간편하게 고혈압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전자약 : 전자(electornic)와 약품(pharmaceuticals)의 합성어로, 먹거나 주사하는 약물 대신 전기, 열 등 자극을 통해 생체기능을 조절하는 기기.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진들은 약물치료 경험이 없는 1단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심장질환과 혈압 강하에 효과가 있는 혈자리인 ​'내관혈(內關血)' 주변에 전기 자극을 주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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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관혈 주변 경피신경 전기자극 (TMNS) 시 혈압 강하 효과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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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피신경 전기자극 (TMNS) 시 정중신경 부위 신경섬유 활성 측정


연구 결과, 고혈압 환자의 혈압이 평균 14% 떨어지는 효과가 나왔고, 주 1회 꾸준히 치료받은 환자는 ​효과가 14주 동안 유지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전기 자극이 혈자리 주변의 C 섬유*를 활성화시킴으로써 혈압이 떨어지는 것인데요, 한의 기반의 치료와 그 기전까지 규명한 연구 결과입니다.

* C 섬유 : 감각신경 중 하나로 피부와 내장기관 등에 분포하며 온도자극 또는 통증에 반응하는 신경 섬유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고혈압 환자들이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혈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손목에 차고 다닐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연구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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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압 강하 웨어러블 디바이스 프로토타입 설계도



첨단과학과 융합한 한의학을 기반으로 고혈압은 물론 만성ㆍ난치성 질환을 일상생활에서 간단하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kiompr/222497916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