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코로나 후유증, 알고 대응하자 中 (김태훈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 교수)

만성 코로나 (코로나 후유증), 알고 대응하자 中 



김태훈 교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


코로나 후유증 치료 근거 부족, 우선 개별 증상 치료법 모색

호흡곤란 및 호흡기계 증상, 만성 피로, 건망 등 한의 치료 효과

아직까지 코로나 후유증 치료 한·양방 임상 근거 부족, 신중히 접근해야



1. 만성 코로나의 정의와 증상

2. 만성 코로나의 치료 전략과 한의 치료

3. 만성 코로나 임상연구



만성 코로나는 아직까지 정의와 진단 기준이 확립되지는 않았으나, 코로나19 감염 이후 상당 기간 다른 원인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 경우를 지칭하며, 코로나19 감염증의 원인인 SARS-CoV-2의 인체 감염 기전과 관련된 신체 각 기관의 직접 손상 및 면역 과잉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 그리고 감염 및 자가격리 등에 의한 심리적·정신적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언급되고 있다. 이번호에는 현재까지의 근거를 바탕으로 한 통상 치료 전략을 요약하고 한의 치료를 소개해 임상 진료에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NICE, 확진 6주 차부터 만성 후유증 평가 권고


만성 코로나에 대한 치료는 개별 증상의 유형과 중증도 및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 (NICE)에서 발표한 코로나19의 장기간 효과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에는 코로나19에 이환된 환자에 대해 만성 코로나의 증상이 있는지를 확진 6주 차부터 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때 코로나19 감염 이외의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코로나의 증상이 확인되고, 중증도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 아닌 경우 해당 증상을 자가 관리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업무나 학업으로의 복귀를 지원하며, 육체적·정신적인 측면의 재활 치료를 제공하는 것 등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증상별 관리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의학 치료보다는 생활 중 악화시키는 인자를 스스로 조절하는 것을 위주로 권고하고 있다. 실제 ‘호흡곤란’이 있을 경우 흡연과 오염물질을 피하고, 너무 차거나 더운 환경, 과격한 운동을 회피하도록 교육하며, ‘인지 기능 저하’가 관찰되는 경우에는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스트레스의 완화 및 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환자 스스로 판단해 회피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또 ‘만성 피로’의 경우 과로를 피하면서, 인지 행동 치료 (CBT)나 단계적 운동 요법 (GET) 등 만성 피로 증후군의 치료에 적용하는 행동 요법들을 시행할 수 있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만일 폐섬유화나 신기능의 저하, 갑상선염 등 중증의 장기 손상에 의한 후유증이 있는 경우 적극적인 의학적 치료가 권장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물 및 비약물 치료, 건강보조식품 등이 만성 코로나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유효한지에 대한 근거가 아직까지는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만성 코로나 증상에 대해 대증 치료나 자가 관리가 주로 권고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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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임상연구 및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등 참고


의학적 치료의 근거가 부족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의 치료 중재들의 근거 또한 아직까지는 미비한 상태이다. 만성 코로나 환자들이 호소하는 후각 장애의 개선이나 피로, 인지 기능 향상을 위한 침 치료 혹은 한약 치료의 효과 평가 임상연구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근거 수립을 위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별 증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통해 치료법을 모색해볼 수 있다. 


먼저 호흡곤란 및 호흡기계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만성 폐쇄성 폐질환 (COPD)에 대한 한의 치료에서 치료의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최신 체계적 문헌고찰 (Xiao, 2020)에 의하면 침 치료는 대조군에 비해 삶의 질 개선 및 폐기능 검사 상의 호전을 보여주고 있으며, 정천·풍수·대추·족삼리 등의 경혈 등이 COPD에 대한 침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연구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청상보하환, 정천화담탕, 맥문동탕 등의 처방이 천식이나 COPD 등 만성 호흡기계 질환의 관리를 위해 임상에서 이미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임상 근거를 가진 처방들을 변증에 따라 우선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만성 피로 증후군에 대한 침구 치료의 유효성은 최신 체계적 문헌고찰에 의해 지지 받고 있으며 (Zhang 2019), 특히 뜸 치료의 경우 주요 피로 평가지표상 대조군에 비해 유의한 효과를 제시하는 근거가 있기 때문에, 임상에서 선택할 수 있다 (You 2021). 


특히 만성 코로나와 관련해서 많이 언급되며, 환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증상이 바로 건망 (brain fog)이다. 이 증상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치매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내용을 고려할 수 있다. 


인지 기능과 일상생활 능력, 행동심리 증상의 개선을 위해 변증 유형에 따라 팔미지황환이나 보양환오탕, 육미지황탕, 지황음자, 반하백출천마탕, 억간산, 황련해독탕, 통규활혈탕 등의 처방을 선택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백회, 단중, 중완, 기해, 혈해, 족삼리, 신정, 대추, 외관, 본신, 사신총, 신문, 태계, 풍지, 완골 등의 경혈을 선택해 침구 치료를 시행할 것이 권고되고 있기 때문에 참고한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한의 치료를 평가한 최신 체계적 문헌고찰에 의하면, 석창포나 천궁, 인삼 등이 포함된 처방이 인지 기능 평가척도에서 유의한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고 있으니 참고할 수 있다 (Lee 2022).



후각 저하, 당귀작약산 등 활용 가능


다음으로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한 후각 기능 저하의 경우 일본 비과학회에서 제시한 후각 기능 이상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당귀작약산, 인삼양영탕, 가미귀비탕 등의 처방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출간된 증례보고에 의하면 바이러스 감염 이후 발생한 후각 이상에 찬죽, 영향, 승장, 백회, 신회, 신정, 수구, 인당 등의 경혈을 선택해 6회 치료 후 평소의 95% 이상 회복한 사례가 있으므로, 침구 치료 또한 활용해 볼 수 있다 (Hunter 2021). 


다만 아직까지는 만성 코로나에 대한 한약·침구 치료의 근거가 확실하지 않으며, 한의계 내부에서도 치료 경험이 많이 축적되지 못한 상태인 만큼 한계점에 대해 인식하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출처: 한의신문 https://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48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