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치료 안전성 입증 위한 데이터 축적 필요”

“침 치료 안전성 입증 위한 데이터 축적 필요”


이향숙 경희한의대 교수, 한의학연 개원기념 심포지엄서 발표


‘한의약의 현대과학적 접근과 임상’ 주제의 한의학연구원 개원 23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달 27일 대전 유성구 한의학연에서 열리고 있다.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한의원에서 이뤄지는 침 치료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에서 진행 중인 연구가 지난 달 29일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 개원 23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서 소개됐다.


이향숙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첫 번째 세션의 ‘한의진료에서 침구 치료의 안전성’ 발표에서 자신의 논문인 ‘임신 기간 동안 침 치료의 안전성에 대한 체계적 고찰’을 인용, “침 치료 관련 이상 반응은 대게 침 맞은 자리가 살짝 피나거나 멍드는 등 가벼운 증상이 많고, 발생빈도도 낮아 상당히 안전한 의학치료로 평가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런 자료가 없어 국가와 국민을 상대로 침 치료의 안전성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의학연과 경희대학교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는 국내 침 치료의 안전성 자료를 모으는 연구를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침구 치료 안전성 확립 연구’가 주제인 이 작업은 지난해 7월부터 이번 달까지의 기간 중 일주일 동안 자발적인 한의사의 참여로 기본 시술자, 환자 정보, 침 치료 정보와 이상 반응 관련 정보, 수집 항목 설명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참여한 한의사는 연구 기간 동안에도 자신의 진료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며 수집된 자료는 식별코드로 기록, 보관된다. 연구결과가 출판돼도 한의사 개인의 신원은 보장된다. 3만 건의 데이터 수집이 목표인 이 연구는 11일 현재도 참여 한의사를 모집 중이다.


이 교수는 “아직 연구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침 치료 10회 당 이상 반응 발생 빈도는 1회 정도로 흔한 편”이라면서도 “유형은 침 맞은 자리에 피나거나 아프거나 멍들거나 하는 등 모두 경미하고 일시적인 증상들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인과 관계가 확립된 심각한 이상 반응은 봉와직염과 봉독 약침 시술 후 아나필락시스 쇼크 2건 정도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의 의미에 대해 “국내 침 치료의 안전성 근거를 확립함으로써 침 치료 이상 발생의 예방 및 대처 등 한의사를 비롯한 관련 의료인, 학생들의 안전 교육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의약의 현대과학적 접근과 임상’을 주제로 대전 유성구 한의학연 한의기술표준센터 제마홀에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 중국, 호주에서 추진 중인 한의학보완대체의학 분야의 진료기반 연구와 전통약물의 현대 과학적 효능 관련 최신 연구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개최됐다.


이 교수의 강연 외에도 ‘한의학 및 보완대체의학 분야의 진료기반연구’를 주제로 아미 스틸 시드니 공대 보완통합연구소 연구원이 ‘임상중심의 연구네트워크(PBRNs)를 활용한 임상연구 선진화 방안’을, 빈센트 청 홍콩 중문대 의대 교수가 ‘실용적 임상 연구에서 통합의학치료의 평가’를, 이준환 한의학연 임상연구부장이 ‘한국의 한의약 임상연구 사례’를 발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전통약물의 현대 과학적 효능’을 주제로 박석천 호주 찰스 스터트대 의생명과학대 교수가 ‘봉침 치료 사례’를, 류 셴첸 중국 후난중의약대 약대 교수가 ‘오갈피나무의 성분과 활성 연구’를, 김영호 충남대 약대 김영호 교수가 ‘승마(升麻)의 현대과학적 효능 연구’를, 채성욱 한의학연 책임연구원이 ‘피부건강을 위한 천연물 개발 현황’을 발표했다.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발제 후 한의약 진료기반 연구와 전통약물의 연구현황 성과, 문제점 및 개선방안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구체적인 전통진료와 전통약물의 미래 연구개발(R&D)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이혜정 한의학연 원장은 기념사에서 “앞으로 미래선진의학 기수로 한의학이 우뚝 설 수 있도록 한의학연은 국내 한의계는 물론 세계 의학계와 함께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의신문 민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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