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한의사·한의약의 역할 조명하다”

“코로나19 이후 한의사·한의약의 역할 조명하다”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한의계 첫 감염병 참여 ‘의의’…환자들 만족감 이끌어내

향후 공공의료에서의 한의사 참여 확대, 한·양방 협진시스템 구축 등 추진 필요

신경정신·심혈관 질환 등 향후 코로나 관리에서도 한의약의 역할 ‘충분’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코로나19 이후 한의약 역할’ 온라인 패널토의 개최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코로나19 이후 한의약·한의사의 역할을 조명하는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센터장 이향숙)는 지난 23일 ‘코로나19 이후 한의약의 역할’을 주제로 온라인 패널토의를 개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등 한의약의 역할을 조명하는 한편 코로나19 종식 후 한의약·한의사가 담당해야할 역할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이향숙 센터장은 인사말을 통해 “3달 이상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을 많이 바꿔놓고 있으며, 그러한 생활의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현재 의료인으로서 한의사, 의학으로서 한의약이 역할을 하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있고, 나름대로의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우리의 역할을 모색하고자 토의의 장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종 감염병 지속 출현 예견…향후 한의약의 역할은?


이 센터장은 이어 “전문가들은 코로나와 같은 신종 감염병의 출몰이 계속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상황을 조명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향후 한의약과 한의사가 신종 감염병 출현시 대응하는 방향점을 제시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이며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의는 정희범 메디스트림 대표의 사회로 △강영건 대한한의사협회 국제·기획이사 △장인수 우석대 한의대 심계내과 교수 △최준용 부산대 한의전 폐계내과 교수 △정인철 대전대 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박재우 경희대 한의대 비계내과 교수 △권승원 경희대 한의대 심계내과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해 진행됐다.


강영건 이사는 발표를 통해 지난 3월9일부터 운영하고 있는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의 진료 현황 등에 대한 보고와 더불어 향후 방향으로 공공의료에서의 한의사 참여 확대가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 이사는 “첫날 20명을 진료한 것으로 시작해 4월5일 기준으로 2132명의 초진환자를 진료한 것, 특히 정부의 지원 없이 한의계 자체에서 시행한 전화진료에 전체 확진자의 20%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연락한 것 자체가 놀라운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코로나 사태는 한의사가 급성 감염병에 처음으로 역할을 한 것인데, 환자들이 감염병에 대해 한의약적 치료효과를 직접 경험한 것과 더불어 한의사들도 한약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성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급성 감염병 재난상황서 원격진료 반드시 고려돼야


강 이사는 이어 “치료종결자 등을 대상으로 만족도 설문도 진행하고 있는데, 양방에서는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에게는)약조차 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얘기하는 한편 한의진료는 약 처방은 물론 전화로 매번 증상까지 돌봐주는데 감사드린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비록 이번에는 한의계가 자발적으로 시행했지만, 추후에 발생할지도 모를 급성 감염병 발병시에는 한의계가 공공의료의 일환으로, 즉 정부의 배제가 아닌 국가방역체계에 한의약이 포함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야 할 것이며, 공공의료에서의 한의사의 참여 확대 또한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장인수 교수는 WHO 세미나 발표 및 홍콩 ‘South China Morning Post’에 기고한 내용을 소개하며, 급성 감염병에서의 ‘원격진료’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장 교수는 “감염병 상황 발생시 현장에서 의료인이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방법은 방호복을 착용한 후 진료하는 것과 원격진료일 것”이라며 “원격진료의 장점으로는 환자와 의료인 모두가 안전하다는 것이며, 단점으로는 대면진료보다 진당상의 어려움이나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부분이 있는 등 현실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급성 재난상황에서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으려면 반드시 일차의료가 포함돼야 하며, 차선책이긴 하지만 급성 감염병 재난상황에서는 원격진료를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 감염병 반드시 포함돼야


이와 함께 최준용 교수는 중국의 진료지침과 한국의 진료지침이 갖고 있는 특성 소개와 함께 향후 감염병에서의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한의계의 공공의료 참여는 물론 한·양의간 협진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중국이 사스에서 중의약으로 큰 치료효과를 본 이후 급성 감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중의약이 포함되는 진료지침을 배포하고 있는 것은 분명 중의약의 효과가 인정됐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향후 감염병 발병시 한의약·한의사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체계에서의 한의사 참여 확대와 더불어 한·양의간 협진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최 교수수는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 감염병 부분 포함 △감염병에 대한 한·양방 협진연구 진행시 인센티브 제공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기관과 한의계 참여를 위한 지속적인 대화 촉구 등의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또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치료종결자 등 코로나19 종식 이후 한의약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제언도 있었다.


정인철 교수는 “이번 발표를 준비하면서 한방정신과적인 부분이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설립 초기부터 결합됐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정신과적인 문제는 비단 코로나19 확진자뿐만 아니라 자가격리자, 비격리자, 환자 주변인, 일반인 등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증상 또한 불안, 공포, 두려움, 건강염려, 우울, 과긴장, 불면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실제로도 환자들에게 이러한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한의약 치료에서는 이러한 증상들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변증도구들이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감정자유기법’ 등 다양한 치료수단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명상 등과 같은 환자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도 생활지도하는 등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화진료센터 데이터…한의치료 안전성, 유효성 근거자료 충분


또 박재우 교수는 감염병 참여에 어려움 속에서도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한편 향후 더 나은 전화진료시스템 구축을 위해 차트에서의 보완사항을 발표했다.


박 교수는 “한번도 시행되지 않았던 시스템을, 그것도 감염병의 급속 확산이라는 시급한 상황에서 마련된 만큼 다소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환자를 진료함에 있어서는 충분한 시스템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번 전화진료를 통해 모아진 데이터들은 향후 감염병에 대한 한의치료에 대한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의미있는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더욱이 비대면진료에서의 하나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권승원 교수는 코로나 치료 이후 심혈관계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례는 물론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만큼 코로나 치료 이후에도 완치자에 대한 장기적인 예후관찰이 필요할 것이며, 이에 한의약이 포함돼 제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권 교수는 “완치자 중 심장 이상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들에 대한 증상 관리에 한의치료를 병행하면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 오령산 등과 같은 한약치료나 침치료 효과는 다수의 연구결과를 통해 이미 그 치료효과가 입증된 만큼 충분히 역할을 수행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한의신문 http://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39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