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한의약의 연구방향은?

코로나19 이후 한의약의 연구방향은?


코로나로 인해 다양한 정신과적 증상 발현 및 심혈관계질환 발병 우려 증가

전화상담센터 통해 이뤄진 한의정신과적 상담자료 활용해 유효성 검증 나서야

향후 완치자 대상 재활관리프로그램 및 연구 등에 한의 분야 적극 포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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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강환웅 기자]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센터장 이향숙)가 지난 23일 개최한 ‘코로나19 이후 한의약의 역할’을 주제로 한 온라인 패널토의에서는 현재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이하 전화상담센터)의 현황을 비롯 현재의 한의계의 역할을 되돌아보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전화상담센터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방향과 더불어 한의계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이날 정인철 교수(대전대 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는 “전화상담센터 개설시 초창기부터 한의정신과와 결합돼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운을 떼며, 코로나19의 한의정신과적 치료 분야 및 향후 연구방향을 제시했다.



다양한 원인으로 다양한 정신과적 증상 호소


우선 치료대상자는 확진자·자가격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이나 환자 주변인 등 모두가 될 수 있을 것이며, 발병원인은 코로나19라는 질병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 및 불완전한 정보, 검사결과 불신을 비롯 확진자 자체를 바이러스와 동일시 하는 것, 코로나19로 인한 생활패턴의 변화, 경제적인 불황 등도 정신과적 증상이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 환자들이 많이 호소하는 증상 및 질병으로는 공포, 두려움, 불안, 건강염려, 우울는 물론 과긴장, 불면, 통증 등과 같은 신체증상까지 다양하게 호소하고 있다”며 “한의학적 견해로는 경계정충·울분 등이, 또 KCD 진단명으로는 공포증, 적응장애, 범불안장애, 우울장애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른 진료는 우선 불안·우울·화병 등과 같은 경우에는 한의변증도구가 마련돼 있는 만큼 적극 활용하고, 치료 역시 한의진료지침에 기반해 치료 및 처방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에도 심리치료 및 대면진료가 가능한 경우에는 침·약침 치료도 적절히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교수는 현재 쌓여가고 있는 한의치료 데이터를 활용해 향후 다른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한의치료가 얼마나 유효하고, 안전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화상담센터 데이터 활용, 한의치료의 효능 평가 연구 가능


정 교수는 “우선 대상자 특성 평가 단면연구가 가능할 것 같은데, 예를 들어 환자들의 감정·증상 특성 및 정도 평가, 변증유형 분포, 환자-자가격리자-비격리자 등 대상유형별 차이점 평가, 한의사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진료의 개선 방안 등의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이와 함께 (질병의 특성상)잘 통제된 RCT 연구가 어려운 만큼 비록 근거수준이 다소 낮지만 관찰연구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신과적 증상에 대한 한약물 치료·감정자유기법·이정변기요법·자율훈련법의 효과 및 한의치료를 했던 그룹과 하지 않은 그룹간 차이를 볼 수 있는 연구도 가능할 것으로 같다”고 조언했다.   


한편 권승원 교수(경희대 한의대 심계내과)는 코로나19 치료 이후에도 심혈관계 이상이 당장 혹은 추후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예후관찰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국내 21세 여자 환자의 경우 기저질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코로나 확진 이후 심비대가 확인돼 심근염으로 진단됐으며, 코로나 완치 이후에도 여전히 심비대 소견이 유지되고 있고, 심장기능조차 회복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 또한 중국 우한 중난병원 연구팀의 보고에 따르면 코로나 입원환자 416명 중 19.7%가 심장이상 증세가 있었으며, 이들 환자 역시 기저질환이 없었지만 코로나 발병 후 심전도 이상과 관상동맥질환 급성기에 나타나는 Troponin-I 수치의 증가가 확인되는 한편 최근에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코로나가 혈관을 공격해 다발성 장기손상을 야기한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오령산, 심부전 증상 관리에 근거 축적


권 교수는 “코로나 완치자 가운데 감염기간 중 발생한 심장질환에 따른 심부전 관리는 물론 추후 생길 심장이상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심부전 환자의 증상 관리에 한의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한의치료에 대한 효과를 확인한 다양한 논문들을 소개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심부전 환자 중 이뇨제를 활용해도 숨참이나 부종 등이 해결되지 않은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한약처방으로 ‘오령산’을 제시했다.


‘오령산’은 많은 근거를 갖고 있는데, 실제 일본에서는 톨밥탄에 대한 비반응자와 반응자를 대상으로 오령산 투여효과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비반응자의 경우 소변량, BNP 수치, NYHA 분류의 변화, 신기능 측면 모두에서 유의한 개선을 보였으며, 오령산 장기 투여시 심부전에 의한 1년간 입원횟수도 병용 전 연간 평균 3회에서 복용 후에는 연간 평균 1회로 감소를 보였다. 또 반응자의 경우에도 오령산을 양약과 병용 투여시 재입원빈도 및 BNP 수치 감소효과가 있었다.


이와 함께 침 치료의 경우에도 대부분 서양치료와 함께 시행하면 유의미한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침 치료만으로 자율신경을 조절해 심부전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된 바 있다.



일본, 대증치료 효과 평가 중 ‘한약 치료’ 포함


권 교수는 “향후 코로나 완치자들을 대상으로 재활관리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한방내과나 한방신경정신과 등 한의 부분이 참여돼야 한다”며 “더불어 장기예후 관찰을 위한 레지스트리 연구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연구에서는 심혈관계 이상 여부 팔로우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역시 한의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검체 채취와 다름 없이 손쉬운 부분으로 일반 한의원에서도 이러한 연구에 동참할 수 있게끔 참여방안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권 교수는 이어 “일본에서도 코로나 대유행을 겪고 있는 만큼 현재 대증치료에 대한 효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한약 치료’가 포함돼 있다”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신종 감염병 유행시)항바이러스 요법이 성공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기 때문에 대증치료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가장 좋은 효과를 보이는 약재는 무엇인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만큼 우리도 이러한 내용으로 연구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한의신문 http://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39223http://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39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