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N 활용, 개원의 대부분인 한의의료 환경에 적합

PBRN 활용, 개원의 대부분인 한의의료 환경에 적합


대규모 연구비·시설 없이도 가능…개원의 참여로 전체 한의계 연구역량 강화

PBRN 연구 필요성 공감 및 분위기 조성, 다양한 지원정책 뒷받침돼야

이향숙 경희한의대 교수, ‘한의정책’서 개원의중심연구망 활성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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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이향숙 교수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한의정책’에 ‘진료기반연구망과 한의약의 발전방향’이란 글을 통해 개원의중심연구망(이하 PBRN)에 대한 개념 설명과 함께 향후 한의계에서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제언을 했다.


PBRN이란 개원의들 중 주로 일차의료에 종사하면서 진료 중 맞닥뜨리는 지역사회의 임상 문제를 해결하고 일차의료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자 하는 개원의들의 집단으로, 여기에 참여하는 개원의들은 임상 및 보건의료서비스 연구경험이 많은 연구자들과 협업해 자신의 연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15년 기준 PBRN에 15만3000명 이상의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 인구의 약 27%에 해당하는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반면 일차의료 기반이 취약한 한국의 경우에는 한의과와 의과 모두 PBRN은 생소한 개념이다.


대규모 진료기반 데이터 수집 플랫폼의 필요성 대두…PBRN에 주목


이와 관련 이향숙 교수는 “한의과는 PBRN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고 관련 연구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개원의가 대부분인 한의의료 환경을 고려해 볼 때 개원 한의사들이 직접 연구 질문을 만들고 답할 수 있는 연구문화를 조성하고, 증거기반진료를 확립할 수 있는 PBRN의 구축과 활용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 교수는 지난 ‘16년부터 ‘17년까지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지원으로 UC Davis 의학통계학 방희정 교수와 함께 수행한 ‘한의학 진료에서 침구치료의 안전성 확립’을 주제로 한 한의학 기반 대규모 설문 연구를 사례로 들며, PBRN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했다.


실제 한의원을 기반으로 대규모 전향적 관찰연구를 수행한 이번 연구에서 참여 한의사들은 한의원에서 평소대로 진료하되 침구 치료와 관련된 이상반응만 연속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221명의 한의사들은 3만7500건 가량의 침 치료와 관련된 이상반응을 보고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수행된 관찰연구로서는 상당한 규모였고 임상진료현장 기반의 연구라는 장점도 있었지만, 응답률 측면에서는 1만8500명 중 221명의 한의사만 참여했고(1.2%), 전체 한의사 분포와 비교했을 때 자료의 지역 편중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대규모의 진료기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플랫폼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연구방법 중 하나로 PBRN에 주목하게 됐고, 현재 호주보완통합의학연구소와 함께 한의계에 PBRN의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교수는 PBRN을 활용한 연구의 장점과 더불어 향후 구축시 고려할 부분에 대한 제언도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하위연구모델 등 다양한 접근방식 고려돼야


우선 한의계의 연구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대규모의 연구비나 시설 없이도 PBRN을 활용한 연구가 보다 실용적이고 전략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네트워크를 통해 연구자와 개원의를 연결하고, 진료기반 연구들을 수행함으로써 한의계 전체의 연구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


이 교수는 “PBRN을 활용하면 대학병원·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배제돼 있던 개원의들이 연구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며 연구역량이 강화될 수 있고, 더불어 개원의들이 진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하고 다시 질문하는 선순환의 플랫폼을 마련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연구자를 위한 연구가 아닌 진료에 직접적으로 보탬이 되는 실용적인 연구 결과가 도출될 수 있고, PBRN을 통해 수행한 연구에서 도출된 아이디어나 주제를 보다 심화된 주제나 연구설계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PBRN 구축시에는 빅데이터나 레지스트리 모형 외에도 하위연구모델 등 다양한 접근방식을 고려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즉 하위연구모델은 개원의들의 요구 및 의료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특정 환자군을 등록시키는 레지스트리 모델에 비해 확장성과 유연성이 뛰어난 만큼 한의계에도 이러한 모델이 적절할 것이며, 한의계에 PBRN이 안정적으로 구축되기 전까지 기존 분과학회나 지부 또는 네트워크 한의원들을 대상으로 하위연구모델을 적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개원의들의 적극적 참여 이끌어낼 다양한 고민 필요


이와 함께 PBRN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연구들은 설문조사나 관찰연구, 질적연구 이외에도 기본적인 증례보고나 환자군 연구, n-of-1 trial,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 경제성 평가연구 등 다양한 연구설계에 대해 수행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개원의들의 요구에 부합되는 일차의료 데이터를 단기간에 대규모로 수집할 수 있다는 PBRN의 장점을 살려 넓은 범주에서 필요한 연구를 수행할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이밖에 PBRN이 안정적으로 구축된 이후에는 지역사회 기반 참여 연구(CBPR)의 구성원인 의료 관련 이해당사자(환자, 정책 담당자)들과 협업함으로써 지역사회에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PBRN을 확장시켜 나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교수는 향후 PBRN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진료에 쫓겨 시간이 부족하거나 연구에 무관심한 개원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우선 개원의들에게 어렵고 복잡한 연구에 처음부터 참여하기를 권하기보다는 간단한 연구 및 설문지 설계, 데이터 수집기간의 축소 등을 통해 연구 참여가 수월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며, 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 및 활발한 참여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노력도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개원의들을 PBRN 홍보대사로 지정해 지원하거나 보수교육평점 인정 등의 지워을 통해 참여를 유도하는 등의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PBRN 참여로 개인적인 보람 및 한의계 발전에 ‘동참’


이 교수는 이어 “PBRN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연구비의 안정적인 조달 역시 중요한 만큼 한의계에 PBRN이 필요하다는 당위성과 이를 통해 도출될 수 있는 연구성과 제시를 통해 연구재원을 마련하는 등의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며 “더불어 진료기반 연구의 취지와 필요성을 이해하고 PBRN 환경 내에서 개원의와 능숙하게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양질의 연구활동을 수행할 우수한 연구인력 양성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PBRN은 한의계 대표 연구플랫폼으로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확실한 방법이지만 진료 기반 연구와 한의계 현실을 반영한 연구결과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크고 탄탄한 지속가능한 지원시스템은 부재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한의계 상황을 반영하는 PBRN의 도입 및 활용을 통해 보다 많은 개원 한의사들이 스스로에게 필요한 증거를 만들고 그 결과를 곧바로 진료에 활용하면서 진료에서의 개인적인 보람은 물론 한의계의 발전을 모두 함께 이뤄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출처: https://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4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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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CRIC 특별강연] 한의계 개원의중심연구망 (PBRN)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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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CRIC 연구동향] What is PBRN (Practice Based Research 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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