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국내학술지가 SCI급 국제학술지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은?

한의계 국내학술지가 SCI급 국제학술지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은?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온라인 패널토의 개최

"국문지의 PMC 등재 필수…등재 후 IF 5~10배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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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윤영혜 기자]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가 20일 '한의계 국내학술지의 국제학술지로의 성장과 발전 방향 모색(1차)' 온라인 토의를 개최했다. 


이향숙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연구자들은 SCI급 국제 저널 게재 등 실적 요구를 받는데 이 과정에서 기준도 점차 높아지고 국제학술지의 IF가 일종의 권력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임상 학회지들은 전문의들이 의무 상황을 충족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지만, 기초 저널의 경우 국제 저널로 가기에는 부족할 때 활용하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전, 의사학 등 예외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 국내학술지의 질 저하가 예상되고 영세 학술지가 10년 후에도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학문적 피드백을 저널에 내고 선순환을 하기 위해서는 영문으로 된 국제학술지로 가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라 생각해 토의를 기획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SCI급 국제학술지로 발전하기 위한 한의약 분야 학술지들의 발전 방안' 발제를 맡은 허선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장 (한림대 의대)은 "어떤 분야는 아직도 약자일뿐더러 국제적 수준에 닿지 못하는 게 현실인데 이는 의학 학술지도, 미국 학술지도 잘 나가는 분야가 따로 있기는 마찬가지"라며 "편집인들은 늘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PubMed Central에 등재해야 전 세계에서 보고 우리 것을 인용하고 외부에서 투고도 할 수 있다"라며 "특히 디지털 아카이빙은 잡지가 폐간될 때도 볼 수 있는 것을 의미하므로 최근에는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OAJ 등록'과 관련해서는 "들어가 보면 17,000여 종의 저널이 등재돼 있는데 우리나라 편집인들은 SCI만 관심이 있어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안 되지만 여기에 등재가 안 되면 학술지로 인정이 안 되므로 반드시 등록하는 게 기본"이라며 "현재 143편이 들어가 있지만 500종은 들어가야 우리나라 수준에 맞으며 과학 분야는 다 넣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국문지의 PMC 등재'와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외국에 가장 많이 알리는 길이고 등재 2~3년 뒤에는 보통 IF가 5~10배 뛴다"라며 "등재하려면 한 호마다 최소 50%는 영문 논문을 발행해야 하고 영문 논문이 최소 25편은 확보돼야 하며 전문을 JATS XML로 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잡지 6종이 이미 PMC에 등재돼 있는데 보면 완전히 중국어인데도 미국에서 받아준다"라며 "중국 잡지에 대한 평가가 높은 걸 알 수 있는데 이유는 중국은 일단 데이터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천 명 데이터를 대상으로 하면 중국은 만 명 정도인 셈인데, 인구가 워낙 많아 실험에 필요한 모집단 자체가 크기 때문에 전 세계 차원에서 보면 중국은 인류에 대한 건강 정보를 높이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는 설명이다. 


디지털 아카이빙과 관련해선 국립중앙도서관 아카이브를 통해 신청할 것을 조언했다. 


학술지 누리집 정비와 관련해서는 독립 도메인, 보안 URL, 학술지로 밝혀야 할 업무지침 기술, Full text JATS XML 제작 등에 관해 설명했다. 예컨대 한방재활의학과학회 홈페이지에 가면 서브 디렉터리로 학회지를 열람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별도 도메인을 생성할 것을 조언했다. 


또 "보안 인증을 건 URL은 정보를 가로채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요즘 인터넷에서는 기본"이라며 "누리집 제작 회사를 통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ull text JATS XML 제작과 관련해서는 "요즘은 제작이 쉽고 호환이 잘 돼 학술지 편집인이라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호환이 쉽고 PDF로 바로 생성도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국문지 발전 전략과 관련해서는 △국문지는 Scopus, Web of Science에서 인용도가 낮아 국제화가 거의 불가능 △ESCI 등재는 인용도 무관하게 학술지로서 기본 갖춘 것을 받음 △논문은 국문이라도 누리집과 모든 서지 정보는 영문 제공 △누리집은 Journal of Acupuncture Research 수준으로 갖출 것을 권고했다. 


허선 교수는 발전방향 제안과 관련해 "누구를 위한 잡지인지 분석해서 정확한 목표와 장기적 생존 전략 방향을 정해야 한다"라며 "학회에 예산이 없고 논문 투고가 없다면 잡지를 없애고 통폐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냉정한 조언을 했다. 한 달에 최소 100만 원은 투자해야 하는데 이조차 어렵다면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준환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원은 "국내학술지 중에는 소규모로 운영되다 보니 기본적인 예산이 확보 안 된 상태에서 편집인이 거의 개인적 인맥으로 고생하며 운영하는 곳이 많다"라며 "통폐합에 대한 프로세스가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질의했다. 


허 교수는 "생리약학회의 통폐합이 의학계에서 유명하고 산부인과도 산하단체가 많아 학회 9개를 모아 통폐합했다"라며 "마취과의 경우 학회 8~9개를 모아 하나는 원래 전통 학회지, 나머지는 여러 합동 학회지 이런 식으로 정리했다"고 답했다. 


이어 "한의계의 경우 분과 학회끼리 협의해 하나로 내거나 아니면 한의학회 주도로 발행하고 어려운 곳끼리 뭉쳐 내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논문 수'인데 학회 스스로를 위한 차원에서 편집인들에 대한 학대를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향숙 교수는 "한의 쪽 연구자들도 상당히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전국에서 소규모로 할 게 아니라 큰 덩치끼리 합쳐서 하면 일하는 사람도 훨씬 좋고 퀄리티도 높아질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다만 학회들마다 사정과 여건이 달라서 누군가가 총대 메고 나서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리뷰어를 구하기 힘들고 제대로 훈련받을 기회가 없다는 질문에 대해 허 교수는 "학회마다 연구 결과뿐 아니라 리뷰어 프로그램을 포함한 워크숍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학회도 학회를 개최할 때마다 시간 내 논문 작성, 리포팅 가이드라인 등 리뷰어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한 게 도움이 됐다"라고 조언했다. 


출처: 한의신문 https://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46606&pag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