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시대, 한의 일차의료 시스템 및 기능 강화해야

돌봄의 시대, 한의 일차의료 시스템 및 기능 강화해야


돌봄 및 일차의료로의 재편 불가피…다직종 협력 모델에서의 역할 찾아야

김동수 동신한의대 교수,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온라인 세미나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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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강환웅 기자]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센터장 이향숙)는 지난 12일 ‘돌봄의 시대, 한의약의 역할’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 새로운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돌봄과 일차의료에서의 한의약 역할 및 향후 대응 전략을 모색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김동수 동신대 한의과대학 교수는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유례가 없는 고령화 속도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대상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가장 커다란 문제”라며 “건강보험재정 역시 이미 지난해 전체 경상 의료비 규모가 10%에 달하는 것으로 제시되는 등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재정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이제는 시스템의 변화를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운을 뗐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기되는 새로운 시스템이 바로 ‘지역사회 돌봄 시스템’으로의 전환이며, 이를 통해 늘어나는 보건의료 수요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대상자들의 삶의 질 개선까지도 가능토록 정책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돌봄 대상자 급증


이에 정부에서는 오는 2026년 본사업에 진입한다는 계획 아래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에서 나타난 한계를 보완, 윤석열 정부에서는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을 오는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12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김 교수는 “돌봄 시스템 하에서의 의료는 다양하게 제공되는 돌봄 서비스 중 일부일 뿐이며, 돌봄 시스템에서는 의료가 중심이 아니라 사회복지를 중심으로 한 정책에 의료가 들어가는 것이 적합한 형태”라며 “이러한 돌봄 시스템에서 필요한 의료는 일반적인 의료가 아닌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일차의료의 형태가 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일차의료의 개념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것은 1996년 미국 의학학술원이 제시한 ‘개인의 보건의료 필요 대부분을 해결하고, 환자와 지속적인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며, 가족과 지역사회의 맥락에서 활동하는 책임을 지는 임상의사가 통합적이고 접근성 높은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개념이다.


김 교수는 “돌봄은 대상자에 대한 사람 중심 접근, 포괄적인 의료 서비스, 전인적인 대응의 서비스가 높은 접근성과 낮은 비용으로 제공될 수 있는 일차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며, 일차의료는 기관적인 개념이 아닌 기능적인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라며 “주치의를 상징적인 정책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 주치의 제도 이외에는 개념이 없는 실정에서 일차의료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지불 제도를 포함한 의료 시스템의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한 만큼 결코 쉽지 않은 길”이라고 말했다.


돌봄사업에서의 한의약 참여 현황은?


이러한 정책적인 흐름에 한의계 역시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 첫 번째 추진 목표로 ‘한의약 건강돌봄 활성화’를 포함, 이를 통해 향후 기존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에 대한 지원체계를 구축해 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표준화 및 제도적 기반 마련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지역사회 통합돌봄 (보건복지부 통합돌봄 선도사업+지자체형 통합돌봄사업·행안부 노인돌봄체계 개편사업)에서 한의계는 16개 지자체에 128명의 한의사가 참여, 4,160명의 대상자를 돌봤다. 또한 올해에도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에 9개 지자체 (여수시는 논의 중)와 재택의료 시범사업에 3개 지자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일차의료의 속성을 감안할 때 한의학은 전인적인 특징, 로컬 한의사 대부분이 일반의, 정성적인 진찰 및 환자와의 교감 중시, 지역사회와의 연계·조정에 대한 적극성, 낮은 비용으로 시술·투약 가능 등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라며 “반면 및 근골격계 질환으로의 집중, 필수의료 진단 취약, 진단의 한계 및 양방과의 갈등으로 인한 의뢰 어려움, 한약제제의 좁은 범위 및 낮은 이용률 등은 단점인 부분이며, 특히 의과와의 관계 속에서 한의학의 역할에 대한 정립도 어려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교수는 일차의료 시대에 한의약이 보다 역할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일차의료의 기본 속성을 장착해 나가는 한편 한의사의 역할 설정, 의과와의 관계 모형 설정 등을 통해 다직종 협력 모델에서의 한의약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이러한 실제 협력 모델로 통합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한 통증 관리 및 통합의학에서의 한의학의 역할 모색, 일본 침구사의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에서의 활동 및 캄포제제 (한약제제)를 활용한 노인 대상 서비스 제공 등을 설명했다.


쏟아지고 있는 일차의료 관련 정책 및 연구


특히 김 교수는 현재 정부에서는 △방문 진료 수가 시범사업 △장애인 주치의 시범사업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 △일차의료 수가 개선 노력 △의료전달체계 확립 노력 등 다양한 일차의료 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며, 관련 연구 역시 쏟아지고 있는 등 향후 일차의료 관련 정책 및 연구는 더욱 본격화될 것이 확실시되며, 이제 한의계도 늦은 감은 있지만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일차의료에서 한의약 역할 설정 △타 직종, 환자 등과 일차의료 연대 강화 △일차의료학회 개설 및 운영 △일차의료 교육체계 개발 △일차의료 정책에 적극 포함 △일차의료 거버넌스 구축 △일차의료 기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일차의료 현장 애로사항 점검 및 해결 △일차의료 현장 경험 성과 집대성 및 홍보 등의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돌봄 체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참여 필요


김 교수는 “정부에는 오는 2016년 모든 시범사업을 마치고 본사업에 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본사업으로 진행되면 전국에 있는 모든 대상자에게는 방문 진료가 일상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급격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써는 건강보험재정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한다면 일차의료 중심의 의료체계 재편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이러한 사회적인 흐름에서 한의약이 일차의료 시스템에서의 역할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한의약은 사회화된 의료의 지위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남은 기간 모든 한의계 구성원들이 돌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탕으로 돌봄 및 일차의료 시대에서 한의약의 정체성 및 위치를 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출처: 한의신문 https://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53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