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출연연에 여풍…투명한 리더십이 강점

과학기술계 출연연에 여풍…투명한 리더십이 강점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과학기술계 정부출연 연구기관(이하 출연연)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9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4회 이사회'에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신

임 원장으로 신용현(53·여) 표준연 책임연구원을 선임했다. 


신 신임 원장은 연세대 물리학과와 충남대 물리학 박사를 거쳐 1984년 표준연에 입사한 뒤 물리표준본부장, 전략기술연구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표준연에서 여성이 기관장으로 선임된 것은 2005년 12월 정광화 전 원장에 이어 두 번째이다. 당시에도 출연연 최초로 여성이 기관장에 당선돼 주목을 받았다.


앞서 지난달에는 한국한의학연구원 신임 원장으로 이혜정(60·여) 경희대 교수가 선임됐다.


이 원장은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기초한의과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미래창조과학부 지정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소장, 우주연구센터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 소장직 등을 맡고 있다.


또 지난 9월에는 신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에 한선화(55·여) KISTI 첨단정보연구소장이 선임돼 임기를 수행중이다. 


한 원장 역시 표준연 원장과 같은 내부 연구자로, 1997년 KISTI에 입사해 지식정보센터장, 정보기술개발단장, 선임연구본부장 등을 지냈다. 


표준연 전 원장을 지낸 정광화(66·여) 박사는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기초연) 원장직을 맡고 있다.


한의학연을 비롯해 KISTI와 기초연 모두 수장에 여성이 선임된 것은 기관 설립 이래 처음이다. 


이처럼 여성이 리더로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올라가면서 보직자 여성 인재풀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경우 여성 연구원의 비율이 47%로 전체 출연연 가운데 가장 높다.


원장 바로 아래 직급인 선임연구본부장도 여성이 맡고 있고, 연구본부장 3명 중 2명이 여성으로 주요 보직자의 여성 비율도 높은 편이다. 


구남평 한의학연 기획부장은 "바이오 관련된 의약 개발이나 한의신약, 한약 연구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세심하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여성 연구자들의 능력이 돋보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홍석환 표준연 홍보실장도 "2005년 12월 처음으로 여성 기관장이 임명됐을 때만 해도 여성에 대한 인재풀이 적었지만, 점점 여성 보직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여성 특유의 투명하고 부드러운 리더십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전임 원장이 인센티브로 비자금을 조성해 골프장과 술집 등에서 사용한 사실이 적발돼 해임된 기초연의 경우, 후임 원장으로 여성이 선임됐다.


이에 대해 출연연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연구원 비리나 부패 등의 문제에서 여성 연구자들이 더 자유로울 수 있고 청렴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12/09/0200000000AKR20141209058300063.HTML?input=119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