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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국제 임상술기 심포지엄 (Internationales SkillsLab Symposium)이 2016년 3월 18일-19일 양일간 독일 뒤스부르크-에센 대학 (University of Duisburg-Essen, UDE) 의과대학 캠퍼스에서 진행되었다. 독일 에센 의과대학은 3월1일부터 1년간 연구년으로 오게 된 곳이라 이 대학에서 유명한 것이 무엇이 있나 살펴보던 중에 이번 학회를 우연히 알게 되어 작년 말 한국에서 초록 접수 및 등록을 미리 하고 왔다.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열린 제4회 Mind Brain Body 심포지엄 (3월 16일-17일)에서 발표를 마치고, 바로 이어서 참가하는 학회라서 독일에서 개최하는 로컬 학회의 분위기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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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학회 홈페이지 (https://www.uni-due.de/~ht0209/isls2016)를 통해 대략의 감을 잡고 참가 신청을 한 것이지만, 내용적인 면이나 어떤 성격의 모임일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심포지엄은 이곳 에센 의과대학 Lehr und Lehr Zentrum (교육 및 학습 센터)에서 진행되었는데, 처음에는 그냥 강의동인 줄 알았는데 여러 의학 임상술기를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든 전용 공간처럼 보였다. 최신 설비나 엄청난 규모 면에서 너무나 부러웠다.


학회의 주요 내용은 의학 교육에서 필요한 다양한 진단 및 치료 술기 등을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2개의 KeyNote 강연, 28개의 구연 발표, 11개에 이르는 다양한 워크숍, 26개의 포스터 발표로 구성되었다. 워크숍 중에서 “Sim Arena”라는 270도 곡면의 벽에 카메라 5대와 음향이 결합된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응급상황에서 환자 대처 방법을 하는 교육 모듈이 인상적이었다. 그 밖에, 청진기 모형, 정맥 채혈 모형, 초음파 진단 모형 등 다양한 인체 모형을 통한 의학 술기 관련 전시 및 체험이 있었고, 시각 및 촉각 피드백을 활용한 Simulation 복강경을 활용한 모의 수술 등을 체험해 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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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회에 한국에서 지난 몇 년간 진행해 온 “침자수기법 교육을 위한 팬텀 제작 및 시각 피드백을 이용한 침자 수기법 교육 시스템 개발”에 대한 초록을 신청했었는데, 첫날 오후 구연 발표 세션에 배정되어 발표했다. 독일 의과대학에서도 침구 교육이 일부 있어서, 여러 사람들이 나의 발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라이프찌히 대학에서 온 Dr. Daisy Rotzoll은 질문을 던지며 앞으로 침자 술기 표준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다. 그리고, 에센 의과대학 임상술기 센터장 Hanjo Groetschel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기회가 되면 침술 수기법 교육을 이곳에서 일부 교육 모듈에 포함하여 진행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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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역의 의과대학 술기 센터의 튜터 및 학생들이 대략 200여 명 참여한 심포지엄으로, 일부 강연은 영어로 진행하고 나머지는 독일어로 진행되었다. 각 대학을 상징하는 티셔츠를 단체로 입고 하나의 팀을 강조하는 분위기였고, 첫날 만찬에는 그룹사운드의 노래와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무대에 나와 춤을 추며 어울리는 친목의 자리도 있었다. 학회장에서의 진지하고 토론하는 모습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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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심포지엄은 질적인 측면에서 수준 높은 연구 내용을 발표한다기보다는 의학 교육 현장에서 경험한 것들을 공유하고, 새로운 기술을 결합을 통해 의학 술기의 학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을 공동으로 도모하는 자리였다. 무엇보다도 의학 교육에 있어 단순히 학습 능력을 배양하는 것 외에도 전문가로서 필요한 리더쉽 함양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지난 7년여 동안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나로서는 대학에서 강의를 위해 부족하지만 나름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해 보려고 했었다. 자신이 아는 것을 잘 전달하는 것은 또 다른 기술이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교육 관련 워크숍에서 강조하듯이, 학습자로 하여금 스스로 잘 배워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일방향 강의가 아닌 학습자가 잘 학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하다.


한의학 교육에서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학습자의 참된 배움을 위해, 어떤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가 되돌아보게 된다. 이번 학회를 통해 경험한 것은 매우 작은 부분일 것으로 생각된다. 다행히 이곳 에센 의과대학 내에 가까이 있어, 앞으로 더욱 교류할 수 있는 작은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지 기대된다.



© KMCRIC 학회 참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