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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독일 뮌헨에서 열린 ICMART-iSAMS 2018에 다녀온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 3학년 송현서입니다. 사실 학부생으로서 해외 학회 참가는 힘든 일이기 때문에 이번 학회에 다녀오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ICMART-iSAMS 2018(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International Scientific Acupuncture and Meridian Symposium)은 유럽을 중심으로 하여 침 관련 연구자, 임상의, 보건 전문가, 교육자 및 대학 관련자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연구와 관련 경험들을 공유하는 심포지엄입니다.


이 심포지엄은 4일에 걸쳐서 진행되었습니다. 오전 7시부터 시작하여 오후 6시에 끝났으며 그 후에는 ‘Get Together, Gala Dinner’와 같은 행사를 통해서 학회 도중에 질문하지 못했던 것과 연구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하고 대화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이곳에 포스터 발표를 위해 참여하였는데, 제 연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포스터 앞에서 발표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미 한 번 발표한 경험이 있었지만, 영어로 하는 것은 처음이기도 하고 세계 여러 교수님들과 임상의분들 앞에서 발표한다는 생각에 매우 떨렸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준비한 만큼 성공적으로 발표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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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발표한 내용은 침에 대한 기대감(정보)이 감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MPS(Myofascial Pain Syndrome) 질환의 진단 및 그 정확성, CRPS(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에 두피 전침의 효과, 신경병성 통증에서의 활용, 통합보건에서의 활용 방안 등 여러 분야의 침 치료에 관한 연구들을 포스터 발표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포스터 발표를 통해서도 많은 정보를 나눌 수 있었지만 구연 발표를 통해서는 더 좋은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구연 발표는 모두가 함께 들을 수 있는 것이 있는 반면, 같은 시간대에 세션별로 강의실이 나누어져 있어 개인이 선택하여 들을 수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SSH check.jpg  Vitaly Napadow - Rewiring the primary somatosensory cortex in carpal tunnel syndrome with acupuncture.


모두가 함께 들을 수 있었던 발표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하버드대에서 전통의학을 연구 중인 Vitaly Napadow 교수님의 발표였습니다. 내용은 손목 터널 증후군 환자에게서 침 치료의 효과가 나타나는 메커니즘을 fMRI를 통해서 알아본 것입니다. 손목 터널 증후군 환자의 경우, 두 번째 및 세 번째 손가락을 자극했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Primary somatosensory cortex 영역 구별이 어려웠는데, 침을 통해서 이 영역이 분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또한 white matter의 활성화 영역을 통해 원위 취혈의 기전을 알아보는 등 수준 높은 연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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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H check.jpg   Richard Harris - Self-Acupressure for Pain and Co-Occurring Symptoms in Cancer Survivors: Efficacy and Mechanisms.


Richard Harris 박사님은 암 생존자에게 나타난 지압의 효과에 대해 발표하셨습니다. 지압은 만성 통증, 피로, 불면, 기분 장애, 인지 장애 등에 효과를 나타냈는데, 흥미로운 점은 모든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한 환자에게 피로를 개선했다면 어떤 환자에게는 불면에 효과가 있었고 또 다른 환자에게는 기분 장애에 효과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기전을 설명하기 위해 Brain imaging을 하여 어떤 Brain factor가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한 내용을 소개하셨습니다.


SSH check.jpg   Nicola Robinson - Acupuncture, evidence and clinical practice guidelines-is there synergy?


영국 Nicola Robinson 교수님께서는 CPG에 침 치료가 포함되는 것에 대해 발표하셨습니다. 침 치료는 그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지난 20년간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 왔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저렴한데 현재 CPG상에는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Robinson 교수님께서는 그 원인으로 CPG 자체가 최신의 근거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며 CPG를 업데이트하는 주기가 느리다는 점을 지적하셨고, Clinical effectiveness(임상적 효용성)보다는 efficacy(실험상의 효험)를 강조하는 추세도 영향이 있다고 말씀하였습니다. 하지만 CPG에 침 치료를 포함하는 것에 대한 권고가 이전보다는 많이 있는 상태라고 하셨습니다.


SSH check.jpg   Michael Reith - Acupuncture after Traumatic Lesion of the Sciatic Nerve as Highly Important Part of Multimodal Pain Management.


제가 선택해서 들은 강의 중에서도 흥미로운 것이 많이 있었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은 마지막날 Breakfast 세션에서 들었던 Michael Reith의 발표였습니다. Procaine과 Ozone을 이용해 경혈점에 주사하여 항염증 효과와 혈관 확장의 효과를 보는 내용이었는데 아쉽게도 시간 제한 때문에 방법과 그 기전에 대한 내용만 발표하셨고, 결과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는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 Gala Dinner에서 결과에 대한 내용을 질문하여 그 효과가 유의미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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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를 들으면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점심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연구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치과의사이신 Kaiser 박사님은 치과 치료를 할 때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침을 사용하고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으며, Micro-system에 대해 발표하신 Jochen Gleditsch 박사님께는 세션 중 못 들었던 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님이신 이승훈 교수님께도 침 치료 연구에 대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으며, 앞서 발표하였던 Robinson 교수님께 CPG에 침 치료가 포함된다면 얼마만큼의 효용성을 가지고 올지에 대해서도 질문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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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눈을 뜬 순간부터 눈을 감을 때까지 침 치료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신 분들의 발표를 듣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ICMART 학회는 저에게 여러 가지로 큰 의미를 준 학회였습니다. 우선 동아시아 국가들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동양의학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논문이 많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관심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으나 브라질에서 발표하러 오신 분을 통해서 남미에서도 동양의학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서양의학을 공부한 의사가 침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의료이원화의 체계로 인해 한의사와 의사로 분류된 우리나라에서는 한의사만이 침을 사용할 수 있어 의사 입장에서 침 사용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불가능한데 이번 기회를 통해 서양에서는 의사들도 통증, 안면마비, 강직성 척추염 등의 질환에 침을 사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두 의학이 충분히 같이 공존할 수 있고, 교차점이 있을 수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종합하여 앞으로의 한의학 공부의 방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침을 연구하는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소통을 할 필요성을 느꼈던 의미 있는 학회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학부생이 참여하기 힘든 해외 학회에 참가하게 해주셨고, 이번 학회에서 ICMART-iSAMS 2018 Best Scientific Awards를 수상하신 채윤병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또한 발표를 도와주신 저희 연구실의 연구원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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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MCRIC 학회 참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