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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산대학교한방병원에서 침구의학과 전공의 2년 차로 일하고 있는 최서영이라고 합니다. 현재 우리 과에서 퇴행성 요추 척추관 협착증 임상진료지침 (CPG) 개발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임상시험의 프로토콜에 대한 연구 (Acupuncture for patients with degenerative lumbar spinal stenosis: a parallel multicenter pragmatic randomised controlled trial–a study protocol)를 2019년 SAR의 포스터 세션에서 소개하게 되어 학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SAR (The Society for Acupuncture Research)은 침 치료 분야 연구자들 간에 연구 내용을 공유하고 소통할 뿐만 아니라 좋은 연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는 학회입니다. 연구 결과가 논문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환자, 의사, 보건의료 정책전문가 등 각 보건의료 주체에 보급되어 임상진료와 정책 개발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SAR은 1993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19번째를 맞이하였으며 올해는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미국 북동부 버몬트주 (Vermont)의 벌링턴 (Burlington)에 위치한 버몬트대학교 (University of Vermont)에서 진행되었고 19개국에서 300여 명이 참가하였습니다.


저는 작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2018 International Congress on Integrative Medicine & Health (ICIMH)에 참석한 이후 두 번째로 해외 학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ICIMH에서는 침 치료뿐만 아니라 추나, 카이로프랙틱, 마사지 등의 수기 치료와 요가, mindfulness 등 다양한 보완대체의학 분야를 다루었기 때문에 작년에 갓 연구와 임상에 입문한 저에게는 다양한 분야의 강의와 보건의료인들을 통해 연구와 임상 분야 모두에서 폭넓은 내용을 접하고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올해는 교수님께서 SAR 참가를 권유하셔서 부산대학교한방병원의 국제학회 참가 지원을 받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작년과는 다르게 침 치료 분야를 주제로 하는 학회이기 때문에 침구과 전공의로서 관심 있는 내용이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학회가 열리는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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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에 참석하면서 벌링턴이라는 도시를 처음 검색했을 때는 버몬트주의 최대 도시이며 공업중심지라고 나와 있었지만, 처음 벌링턴 공항에 도착해서 밖으로 나왔을 때의 첫 느낌은 ‘와 공기가 정말 맑다!’였습니다.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드넓은 초록빛이 펼쳐진 자연경관과 풀 내음이 나는 맑은 공기, 한적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소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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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회의 메인 테마는 ‘Acupuncture Research, Health Care Policy, Community Health... Closing the loop’였습니다. 침 치료 분야의 연구자, 임상진료의, 정책전문가, 보건의료 관계자 사이에 정보의 고리를 연결함으로써 빠짐없는 정보 전달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학회의 프로그램 구성을 보았을 때도 연구자들이 구체적인 연구 업적을 발표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그러한 연구 결과를 실제 진료와 보건의료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그리고 침 치료를 받은 환자와 acupuncturists, 통합의학 전문가들이 패널로 등장하여 미국 내에서의 침 치료에 대한 접근성, 보급 확대를 위한 제도적인 측면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 마련되어있었습니다. 또한 아침 식사 때 1시간, 오전과 오후 각 30분가량이 참석자들 간에 자유로운 networking을 위한 시간으로 주어진 점도 이번 테마에 적합한 프로그램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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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학회 일정이 시작되는 둘째 날에 앞서 학회 첫날에는 pre-conference가 마련되었습니다. 작년에 ICIMH에서 연사였던 하버드대의 Peter Wayne과 Helene Langevin을 비롯해 ICIMH에 봤었던 낯익은 인사들을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두 번째로 국제학회에 참석했을 뿐이지만 첫 번째와는 다르게 얼굴을 아는 연구자들이 생겼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번 학회를 통해서는 또 어떤 훌륭한 연구자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pre-conference에서 다루었던 주제는 침 치료 관련 연구 시의 어려운 점, 연구자 육성을 위한 방향,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환자 중심의 침 치료 연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작년에 CPG 연구 과제 중 하나로 경락경혈학회지에 게재했던 논문이 CPG 개발에 있어서 환자가 의미 있게 생각하는 핵심 질문이 무엇인지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고찰한 것이었는데, 환자 중심의 research outcome 설정에 대한 내용이 강의 중에 언급되어서 다시 한번 그 중요성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미국 내에서 침 치료 및 연구가 행해지고 있는 현황에 대한 보고와 함께 침 치료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제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발표가 있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경제적 지위가 낮은 계층에서는 대부분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아 침 치료를 받기가 어려운 실정인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인 individual therapy가 아닌 group therapy 형식의 새로운 진료 방식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ICIMH에서도 느꼈지만, 미국에서는 침 치료를 비롯한 보완대체의학에 대해 열린 태도를 가지고 통합의학 치료 체계를 추구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접근성은 좋은 편이지만 양의학과 한의학으로 의료체제의 이원화가 뚜렷하여 통합의학을 수용하는 데 있어서 인색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통합의학 치료가 의료의 질을 향상한다는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통합의학을 발전시키기 위한 정부 차원의 기획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첫날의 마지막 순서로는 포스터 발표가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준비한 포스터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acupuncturists 겸 연구자들과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선생님들 및 하버드대에서 research assistant로 일하고 있는 선생님으로부터 연구 설계와 사용한 혈위 등에 대해 질문을 받아서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작년에 ICIMH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미리 준비를 열심히 하였음에도 요추 척추관 협착증에 대한 침 치료 효과의 기전은 무엇인지, 본 연구에서 침 치료 혈위나 횟수 선정 기준, subgroup 분석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 약간 당황을 했습니다. 알고 있는 사실을 총동원하여 설명하긴 했지만 아직 공부와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여실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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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포스터로는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침 치료에 대한 인식조사 및 임상연구가 여러 편 눈에 띄었습니다. 이번 학회에 세계 3대 암센터 중 하나인 뉴욕의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MSKCC)에서 통합의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여러 명 참석하여 발표하였는데 그런 큰 규모의 암센터에서는 어떤 통합의학적 연구가 이루어지는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임상연구 이외에도 기초연구 분야의 포스터 가운데에는 한국의 연구자들이 발표한 포스터가 여러 편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침 치료 연구가 높은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외국의 참석자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면서 자랑스러웠습니다.


SAR에서는 올해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해 호주, 브라질, 홍콩, 이탈리아 등 9개 국가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ambassador를 위촉하여 국제적인 교류를 활성화하고자 하는데 그 일환으로 국가별로 침 치료와 관련된 보건의료 실태 및 연구 현황 등을 소개하는 Ambassador Poster가 위치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경희대학교 침구경락융합연구센터 (AMSRC)의 채윤병 교수님께서 ambassador로 2년간 활동하실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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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저는 우리 병원에서는 혼자 참석하게 되었지만, 학회장에서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이명수 박사님, 김형준 박사님, 권오민 부장님을 비롯하여 여러 연구원 선생님들을 뵙게 되어 첫날 저녁식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한국에서 온 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반갑고 안심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날 저녁은 정통 (?) 미국식으로 스테이크와 버거, 샐러드 등과 맥주 한 잔으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즐겁게 얘기를 나누다가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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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날은 본격적으로 학회의 일정이 시작되는 날이었습니다. 미국국립보건원 (NIH) 통합의학연구소 소장을 맡은 Helene Langevin의 개회사를 통해, SAR 학회가 올해 19회째를 맞이하기까지 학회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그러한 노력에 따른 연구자들의 발전이 있었음을 들으면서 그러한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후학들이 이러한 국제학회를 통해 연구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또다시 국제학회에 참석하면서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이 행운이라고 느껴졌고, 기회를 주신 교수님께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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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시간은 opening plenary로서 SAR의 board of directors 중 다섯 명이 만성 통증에 대한 침 치료를 주제로 본인의 연구 분야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였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침 치료의 통증 조절 기전에 대한 소개, 최근에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fMRI를 활용한 기초과학 연구에서부터 sham, usual care와 침 치료를 비교하는 임상연구, 경제성 평가, 진료 현장에서 EBM의 활용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망라하여 전개되었습니다. opening plenary에서 침 치료와 만성 통증이 주제로 다뤄진 것은, 현대 서양의학에서 opioid crisis와 NSAIDs의 부작용이 문제시되는 가운데, 침 치료가 안전하고 비용-효과적인 비약물 요법이라는 근거가 제시되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침 치료와 통증 조절이라는 주제는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연구가 이루어져 근거가 축적되고 있으며, 침 치료를 받기 위해 진료실을 찾는 환자의 상병 또한 통증 질환이 가장 많고, 그중에서도 급성기 통증보다는 그 이후의 만성 통증이라는 점에서 본 주제는 침 치료 분야에 있어서 핵심적인 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자 중 마지막으로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소속의 Jun Mao 박사가 모든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는 Evidence-informed Patient Care에 대해 발표한 후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에 청중 한 분으로부터 임상진료지침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나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미국의 acupuncturist나 통합의학 의사들 사이에서 침 치료에 대한 임상진료지침 개발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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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오후에는 Neural Substrates of Acupuncture Actions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의를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3개의 세부 강의로 구성되었는데 그중에는 경희대학교 채윤병 교수님의 강의도 있었습니다. 이 시간에는 발전된 fMRI 기술을 활용한 neuroimaging을 통해 침 치료의 기전과 효과를 확인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채윤병 교수님께서는 ‘침 치료의 작용에 있어서 인지적 요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실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해한 내용을 정리하자면, 침 자극으로 인해 유발되는 생리적 반응은 자침 후의 득기라고 하는 뇌로의 상향적 전도와 뇌에서부터 통증 부위까지 하향적 전도 사이의 전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생리적 반응은 침을 자입함으로써 가해지는 단순한 물리적 자극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촉각, 시각 등의 자극을 통해 환자가 형성하는 기대감, 환자의 신체자가인식 등의 인지적 요소가 침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침 자극에 의한 생리적 반응 전 과정을 기(氣)의 흐름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데, fMRI를 비롯한 첨단 생체신호 측정 기술을 도구로 삼아 한의학적 개념을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한의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 더 나아가 한의학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발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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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SAR 학회는 서울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 강의 시작 전에 한국한의학연구원 글로벌전략부의 권오민 부장님께서 서울에서 열릴 2020년 SAR 학회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셨습니다. 이때까지 SAR은 거의 미국에서 개최되었고, 아시아에서는 2014년 중국 베이징 외에는 개최된 적이 없었는데 두 번째로 SAR이 열리는 도시가 서울로 선정되었다는 것이 뿌듯하게 느껴졌습니다. 이것은, 이번 학회에서 여러 훌륭한 연구자들 가운데 채윤병 교수님, 김형준 박사님 두 분께서 발표를 맡으셨고 포스터 세션에도 한국 연구진이 많이 참여한 것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우수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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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한국한의학연구원 김형준 박사님께서 이전의 수근관 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이어 만성 요통 환자를 대상으로 fMRI를 통해 요통 부위 자극에 반응하는 체성감각 피질의 위치가 침 치료 과정에서 변하는 것을 측정하고 촉각 정밀도의 변화를 확인하고자 한 연구를 발표하셨습니다. 우리 과에서도 현재 김형준 박사님과 함께 하지 방산통이 있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과 요추 척추관 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짜침 혹은 가짜침 치료 후의 증상 변화 및 fMRI를 통해 일차 체성감각 피질 내 신호 변화를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속으로 두 연구를 비교하면서 관심 있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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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흥미로웠던 강의는 학회의 마지막 세션이었던 Acupuncture Beyond the Needle: Understanding Non-Needling Components of Acupuncture Care였습니다. 침 치료에 있어서 자침 행위 이외에 치료 시의 촉진, 증상에 대한 의사의 설명, 일상관리에 대한 티칭 등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이 정말로 환자에게서 생리적인 반응을 유발하고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증명하고자 하는 연구를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작년에 ICIMH에 갔을 때 흥미롭게 들었던 강의 중 하나가 플라세보 연구 분야의 석학 중 한 명인 Fabrizio Benedetti의 강의였습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환자의 뇌를 연구하였을 때 치료 과정에서 치료 행위 자체와 함께 의사와의 상호작용 (촉각 자극, 표정/제스처 등의 시각 자극, 언어를 통한 청각 자극 등)을 통해 신뢰와 희망에 관한 기제가 작동하며, 이어서 기대감과 placebe effect에 대한 기제가 촉진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료진과 환자와의 관계 설정이 향후 치료의 효과에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번 학회에서 Harvard Medical School (HMS), Martinos Center 소속의 Vitaly Napadow가 ‘Neural mechanisms supporting patient/clinician therapeutic alliance during acupuncture’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내용을 들으면서 작년에 들었던 Benedetti의 강의가 함께 떠올랐습니다.


Napadow 박사의 강의에서는 fMRI hyperscanning이라고 하는, 침 치료 과정에서 동기화된 두 대의 MRI를 통해 치료자와 환자 간 뇌 신경적 상호작용을 측정하고 임상효능과 연계되는 인자를 탐색하는 연구를 소개하였습니다. 이러한 실험 환경은 HMS Martinos Center에서 처음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치료자와 환자 간에 상호작용 (이 실험에서는 치료자와 환자 간에 MRI 내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얼굴 표정을 공유함으로써 facial mirroring 발생)에 의해서 therapeutic alliance가 증가하고 temporoparietal junction (TPJ)에서 치료자와 환자 간에 반응이 일치하는 정도 (concordance)가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TPJ의 concordance가 높아질수록 더 큰 진통 효과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실험 과정이 생소하고 어려웠지만 관련 논문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재밌는 실험이었고, 기초과학 연구이지만 임상진료에서 의사-환자 관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연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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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중간 쉬는 시간에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acupuncturist들과 얘기를 나누었을 때 대부분이 임상진료와 연구를 함께하고 있다고 하였고, 본인이 속한 클리닉이나 학교에서도 연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한의계에서는 연구자와 임상의가 거의 분리되어 있으며, 연구자 보다 임상의 비중이 훨씬 높아서 한의사 연구 인력이 부족한 실정인데 미국에서는 임상진료 뿐만 아니라 연구에도 동시에 관심이 많은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연구자와 임상진료의 모두 궁극적인 목표는 임상진료 현장에서 환자에게 근거를 기반으로 한 안전하고 비용-효과적인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임상의들은 연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연구자들은 임상의와의 상호 교류를 통해 연구에 반영할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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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를 가기 전에는 마음 한편에 미국까지 혼자 간다는 것에 대한 걱정과 망설임이 있었지만, 학회에 와 보니 역시 오길 잘했다고 느꼈습니다. 세상은 넓고 훌륭한 연구자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고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강의를 듣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수준이지만 앞으로 학회에 참석했을 때는 느끼고 얻어가는 것이 더 많아지도록 바탕이 되는 공부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는 미국에서 개최되어서 아무래도 아시아권 연구자 수가 적었지만 2020년 SAR은 서울에서 개최되는 만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권 연구자들도 많이 만나는 기회가 되고, 특히 수련의나 학생들과 같이 아직은 연구가 낯선 사람들도 많이 참석해서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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