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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0일 한의학정신건강센터에서 한의대 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KMMH 한의대생 캠프’에 참가하였다.


공지 받기로는 ‘한방신경정신과에서 진행하고 있는 정신 장애에 대한 한의학에서의 연구’와 ‘임상 경험을 기반으로 한 한의학을 통한 정신건강’에 대하여 학습한다고 하였다. 진행되는 연구들보다는 기존에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정신건강에 대해서 궁금하기도 했고 한의학 이론이 임상 경험과 어떻게 접목되어 활용되는지 더 알고 싶었기에 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다. 또 Zoom을 통한 온라인 강의였기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적어 (언택트 만세!) 캠프 참여에 부담도 없었기 때문에 바로 신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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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KMMH 한의대생 캠프 일정. 4가지 주제에 대하여 25분 강의와 15분 토론으로 구성.

의외로 토론 시간이 길게 잡혀있었다.


첫 강의는 김종우 교수님의 강의로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정신건강>이었다. 이 강의에서는 순수하게 한의학에서 정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지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


한의학에서 정신에 관여하는 기관은 뇌(腦), 심(心), 장(腸)이며 이들 중에서는 특히 심(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다. 이는 스트레스가 취약성의 표상인데 이 세 기관이 스트레스에 대해 증상이 쉽게 발현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 이런 스트레스 질환은 병기(病期)의 관점으로 보자면 상한론(傷寒論), 기질(器質)의 관점에서 보자면 사상의학(四象醫學)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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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교수님께서는 한의학을 스펙트럼적 접근을 통해서 볼 수 있다고 하셨는데 이에 대해서 좀 더 부연 설명을 하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본과3학년 수업 때 교수님께서 스트레스의 상황부터 몸의 반응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는데 이번에는 딱히 이에 대한 설명이 없으셔서 아쉬웠다. 꼬꼬마 예과생들은 어려웠을 수도. (ㅎㅎ)


다만 현재 한국사회의 분노 문제 해결에 대해서 약간 궁금한 점이 생겼다. 교수님은 이 부분에서 ‘화병’을 같이 이야기하셨는데 충동 조절 장애에서 간헐적 폭발성 장애도 화병과 같이 정서적 영역의 결로 보는지 궁금해졌다. 하나는 분노를 표출하지 못하고 다른 하나는 분노 표출을 절제하지 못하는 것으로 둘 다 표출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한의학에서는 이 둘을 어찌 바라보는지 궁금해졌다. 한의학에서 보면 하나는 화를 내야하고 다른 하나는 화를 참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크게 보면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것이기에 어떻게 보고 판단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또 화병은 삭히는 이미지인데 지나치게 억압받다가 갑자기 폭력적으로 돌변 (극단적인 예를 들어서 지속적인 학교폭력을 당하다 총기 난사)한 경우에는 화병에 속하는지 아니면 다른 유형이 병인지 궁금해졌다. 또한, 화병은 예전부터 참고 살라고 했던 문화적 특성도 있는 것 같은데 한의학정신건강센터는 치료에만 중점을 두는지 아니면 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문화나 정책, 사회 분위기 자체를 바꾸는 데에도 목적을 두는지 센터의 역할이 궁금하다.


두 번째는 서효원 연구교수님의 <근거기반 한의학 연구>를 주제로 한 강의였다. 초반에 교수님의 개인 이력을 설명을 해주셨는데 학생 때부터 자신의 꿈을 갖고, 그것을 향해 계속해서 한 발자국씩 나아가시는 것을 들었는데 멋있다고 느꼈다. 새내기 입학식 때 연설하시거나 지도교수님 되시면 많은 새내기의 롤 모델이 되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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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M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뭔가 알쏭달쏭하다.


강의는 좋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이 많았기 때문에 약간 아쉬웠다 (이건 내 잘못이다). 그러나 EBM (Evidence-based medicine)을 심각하게 짝사랑하는 한의대생이 많은 만큼 처음 듣는 다른 학생에게는 매우 유용했을 것 같다. 추후에 강의 목적에 따라서 연구자와 이용자의 관점으로 나누어, 연구자의 입장에서라면 실제 연구 수행 시 주제 설정부터 실험 설계, 실험 수행 등을 어떻게 하는지, 또한 이용자의 관점에서라면 좋은 논문은 어떠한 것인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주시면 더욱더 와닿을 것 같다. 또한 한의학정신건강센터에서 주최한 캠프인 만큼 좀 더 정신건강과 접목된 무언가가 있었다면 더욱더 좋았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내용은 한의학과 관련 RCT의 경우 전체적으로 연구 자체도 적고 표본수도 적은 것 같은데, 왜 많이 안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규모의 RCT를 수행하지 못하는 이유가 환자의 의지, 인력, 경제력, 정책, 한의학의 특성 등으로 인해 불가능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세 번째 강의는 정선용 교수님의 <한의학 임상에서 활용하는 정신치료 – 한의사의 명상>에 대한 강의였다. 이 강의를 들을 때 가장 아차(?)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일단 호흡 관찰에서 긴장 때에 숨죽이고 있다는 대목에서 평소에 긴장을 많이 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동화 사고에서 흑백논리, 독심술, 낙인찍기를 종종 해본 적이 있는데 나의 정신은 과연 건강한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추가로 평상시에는 그냥 호흡이 불규칙적이구나 혹은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갔는데 다음부터는 사람들의 호흡을 유심히 관찰해서 그들의 상태를 알아보고 싶다. 그러나 이러한 호흡을 관찰하는 것이 그들의 들숨 날숨에 직접 손가락을 가져다 대어서 아는 것인지 가슴, 배, 어깨 등의 기타 신체 부위를 통해서인지, 아니면 말할 때의 호흡을 통해서인지, 아니면 종합적으로 보는 것인지 약간 궁금하다.


특히, 긴장 시와 이완 시의 호흡은 외부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 같은데 표정 같은 다른 요소들의 도움이 필수적으로 필요한지 궁금하다. 정말 사소한 질문이지만 긴장이 되었기에 숨을 죽이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인지 숨을 죽이고 있는 모습 자체만을 보고 긴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인지 궁금하다. 현실에서는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겠지만 정말 사소한 궁금증으로 감정이 비교적 안정적일 때 호흡만으로 감정을 판단할 수 있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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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상을 위한 7가지 태도


또한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에서 올린 몇 가지 명상 영상을 봤을 때 날숨을 들숨의 2배로 하여 2초 정도 들이쉬고 4초 정도 내쉬는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해보니 들이쉬는 것은 되는데 내쉬는 것은 4초가 되지 못하고 중간에 숨이 부족해서 끊기게 되는데 이럴 때 남은 시간 동안은 숨을 참는 것인지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명상에 대해서 강의하셨는데 실제로 함께 명상하는 시간이 있었다면 명상을 체화하는 데에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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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운영은 중요하다. 내일부터 나도 유튜버~


마지막 강의의 주제는 <블로그에서 임상연구>까지였다. 권찬영 교수님은 블로그를 만들 때 목적을 명확히 설정하고 시작하라고 하셨고 본인의 경험을 통해서 운영의 어려움을 포함, 여러 가지 질문에 답해주셨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났지만 적응하지 못해 도태되고 있는 상태에서 매우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필요한 내용이었다.


이전에 전선제에서 과제로 블로그를 운영했었는데 정말 주제 의식 하나 없이 신변잡기식으로 글을 썼었다. 결과는 물론 매우 참담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음식점 리뷰를 쓸 때 맛이 없거나 위생이 안 좋다고 쓰면 그것은 음식점에 피해를 줄 수도 있는데 과연 써도 괜찮은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팁 등을 주셔서 이후에 SNS를 만들어 활동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교수님의 주 타깃층은 노인분들이었고 활동 시기로 인해 블로그를 하시지만, 개인의 주요한 타깃층과 활동 시기의 주요 매체를 고려해서 이후에 알맞은 SNS를 활용하면 될 것 같다. 특히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유튜브를 운영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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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Zoom으로 온라인 개최를 한다고 공지가 되어서 수업을 듣는 것처럼 딱딱하게 흘러가서 집중하지 못하고 몸을 비비 꼬면서 듣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강의를 들으니 카메라 처리도 자연스러웠고 질문받는 시간, 쉬는 시간이 적절하게 주어져서 괜한 걱정이었다.


Zoom이었기 때문에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적게 받아서 신청하는 것은 용이했지만 줌이었기 때문에 내용 전달 방식에 한계가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특히 명상은 직접 해보면 정말 좋았을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점은 뭔가 더 심화한 내용을 듣고 싶은데 수박 겉핥기의 느낌으로 끝난 것에 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어쩔 수 없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늘려서라도 좀 더 각각의 내용을 깊게 들어갔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제 개수를 줄이고 각각의 주제를 더 심도 있게 다루고 신경정신과 관련 내용이 좀 더 첨가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대체로 감상문의 내용이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은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에 더 가까운 것이지 불만이 많은 것이 아니다. 좋은 부분은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에 딱 집어서 좋았다고 말하기 힘들기 때문에 쓰지 못했을 뿐 만족도는 높았다. 바쁘실 텐데 주말에 이러한 캠프를 주최해 주셔서 감사하고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 KMCRIC 학회 참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