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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SAR Conference가 2021년 6월 14일부터 17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콘퍼런스는 ‘Pandemics, Pain, & Public Health: Roles and Relevance of Traditional East Asian Medicine’이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다양한 발표들과 함께 특히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COVID-19 팬데믹 상황과 관련된 침 치료 및 전통의학의 연구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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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경혈학교실의 Cognitive Medical Science Lab에서 석사과정을 하고 있으며 이번 학회에서 ‘침의 용량-반응 관계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을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국제 학회에서는 처음으로 포스터 발표를 해보는 것이라서 온라인 발표임에도 조금 긴장이 되었는데 포스터 게재 후 다른 연구자들에게 격려의 말과 함께 연구 내용과 관련한 코멘트를 받을 수 있어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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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는 모두 온라인으로 4일간 진행되었는데 처음 3일 동안은 매일 다른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고 심포지엄 이후에는 실시간으로 30분간 패널 토의가 있었습니다. 심포지엄 이외 세션으로는 특별 키노트 프레젠테이션과 작년 고인이 되신 Hugh Macpherson을 추모하는 세션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세션은 모두 실시간으로 송출된 반면 포스터 발표는 온라인상에서 항상 열람할 수 있게 되어있어서 시차 제약 없이 충분히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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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에는 MEET THE EXPERT라는 세션으로 선배 연구자, 임상의와 교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저는 사전에 신청하지 않아 이번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어 참여한다면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또 모든 실시간 세션에는 채팅창이 활성화되어 있어 온라인이지만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번 학회의 주제인 만큼 COVID-19와 관련된 다양한 발표를 들을 수 있었는데 첫째 날은 ‘COVID-19와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과 관련된 침과 동양 아시아 전통의학 (이하 TEAM)의 연구’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었으며, 이러한 질환에 TEAM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패널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두 개의 임상연구가 소개되었는데 모두 COVID-19 환자에게 한약을 처방하는 연구들로 그중 현재 진행 중이라고 했던 관찰 연구가 기억에 남습니다.


미국에서 증상이 있는 환자들에게 한약을 처방하고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을 살피고자 한 연구로 이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처방을 주고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적으로 진단 과정을 거치고 개개인에 맞춘 한약을 처방하였습니다. 또한 “Complexity Medicine”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TEAM 진단을 하기 위해 몸 전체를 아울러서 정보를 수집하는 관점에 대하 설명하였는데, 이는 한의학에서 인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인식하고 진단하는 과정을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이처럼 한의학적 사고에 기반한 진단 및 변증 과정과 그에 따른 처방을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가 코로나 상황을 반영하여 수행되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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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구 외에 동물 모델을 이용한 기초연구로는 바이러스 감염에 흔히 나타나는 염증 반응에 전침 치료 기전을 밝힌 연구가 소개되었습니다. 전침의 전기적 세기를 0mA에서 3mA로 다르게 하면서 자극의 세기가 약한지 강한지에 따라 염증 반응과 관련된 다른 자율신경 경로가 작동한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는데 이 부분은 특히 제가 현재 연구하고 있는 분야인 침의 용량-반응 관계와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어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둘째 날에도 COVID-19과 관련된 주제로 심포지엄이 이어졌습니다. 이날의 주제는 ‘침과 TEAM을 활용하여 COVID-19 팬데믹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세계의 관점으로 여러 국가의 침 연구’가 소개되었습니다. 특수한 전염병 상황에 노르웨이, 루마니아, 벨기에, 프랑스, 브라질 등 동양권이 아닌 많은 다양한 국가에서 침 치료가 수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는데 이어지는 패널 토론에서 연구자들이 그동안의 지식이나 생각을 공유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습니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에 한의학과 침 치료가 이바지할 수 있는 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첫째 날 특히 흥미로웠던 발표로는 침과 전 인간적 건강에 대한 키노트 프레젠테이션이 있었습니다. 연자는 Helene Langevin이라는 연구자였는데 침과 관련된 영향력 있는 여러 논문의 저자로 항상 논문으로만 읽다가 실시간으로 하는 발표를 볼 수 있어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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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과 전 인간적 건강 (Acupuncture and Whole Person Health)’에 관한 것으로 지금까지 많은 수의 침 연구들이 통증 조절에 집중해왔었는데 침이 통증 외에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설명하였습니다. 지금까지 통증이 아닌 일반적인 건강과 관련하여 수행된 침 연구는 비교적 많지 않았는데 Whole Person Health, 전 인간적 건강의 개념에 초점을 두고 있는 NIH 보완통합의학센터 (NCCIH)의 새로운 전략을 소개하며 여기에서 침으로 대변되는 TEAM 연구가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건강에 대한 개념을 설명할 때 물리적인 몸 (body)와 정신적인 마음 (mind)로 구분하고 두 종류의 건강에 모두 작용할 수 있는 교집합 부분에 침을 포함시켰는데 침 자극으로 인한 신체적 효과 외에 침 치료를 통해 마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연구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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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SAR 학회 참가는 석사과정을 시작한 후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결과를 처음으로 포스터로 발표하는 자리라서 더욱더 뜻깊었습니다. COVID-19 팬데믹이라는 매우 특별한 상황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어 이 질병과 관련된 증상에 대해 침 치료 혹은 동양의학 치료가 세계적으로는 어떻게 사용되거나 연구되고 있는지, 각 나라에서는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연자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침 연구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회의 모든 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어서 채팅이나 댓글로 오히려 보다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었던 부분도 있었지만, 시차로 아쉽게 놓쳤던 발표도 있었고 대면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의 부족함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다음 학회는 오프라인으로 대면하여 소통하고 훌륭한 연구자들의 발표를 직접 들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 KMCRIC 학회 참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