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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8일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경락융합연구센터 (AMSRC)에서 Virtual 1-day 연구체험 workshop이 열렸습니다. 실제 연구되었던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자의 관점으로서 데이터를 정제해 보고 이를 시각화하는 과정까지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망설임 없이 프로그램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실시간 줌 (Zoom)으로 워크숍이진행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Zoom 소회의실 기능을 이용하여 조별로 학생들끼리 충분히 토의할 수 있었기에, 비교적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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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프로그램은 조별로 진행되기에 캠프를 시작하기 전에 조를 배정받았습니다. 조별로 담당 교수님들께서 활동에 필요한 논문을 강의 전에 읽어오거나 프로그램을 미리 설치해 올 수 있도록 공지해주셨습니다. 저는 3조에 배정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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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당일, 설레는 마음으로 줌에 입장하였습니다. AMSRC 소장이신 박히준 교수님께서 환영사를 해주셨습니다. 이번 캠프를 주관하는 AMSRC는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이셨던 이혜정 교수님께서 만드신 연구소이며, AMSRC처럼 20년 이상 같은 연구 주제를 가지고 노력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재 침의 효과와 기전에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들이 활동 중이시고, 또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KMCRIC)와도 협력 중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이번 캠프에 많은 교수님과 박사님들의 노력이 들어갔음에 더더욱 감사하였고, 교수님께서 “배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자.”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 재미있게 배워서 타인에게도 전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C-LJI 0063-title-05.jpg 박히준 교수님 강의 ‘기초-임상 융합을 통한 아토피 피부염 연구’


첫 순서로 박히준 교수님께서 ‘아토피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침 치료’를 주제로 강의해주셨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적인 것이 특징인데, 아토피로 인해 건조해지는 피부는 가려움증을 유발하며 긁게 되어 피부장벽이 손상되며 염증이 생성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침 치료가 가려움증에 대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라는 전제로 연구가설 설정을 하셨습니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을 전신적인 관점 (피부-장-뇌)으로 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Part 1은 [경중등도 아토피 환자에서의 침 치료 임상 증상 개선 효과: 임상연구], Part 2에서는 [침 치료의 가려움증 조절 기전: 건강인 및 환자 대상 연구], Part 3에서는 [침 치료의 아토피 피부염 염증 완화와 동반 증상 제어 기전: 전임상연구]에 대해 강의하셨습니다. Part 1에서 Part 2를 거쳐 Part 3이 될 때 다음 연구의 방향성이 이전에 내린 결론을 토대로 좀 더 구체화됨을 알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토피 환자 중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았던 군에서 침 치료의 효과가 더 좋았다.”라는 연구를 토대로 이후 연구 설계를 할 때는 리도맥스 등의 구제약을 쓸 수 없도록 디자인하신 것처럼 말이죠. 연구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임을 체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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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의 끝자락에 연구의 시작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고 당장 수업 시간에 궁금했던 하나의 포인트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교수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또 연구란 임상 현장으로도 이어져 보다 나은 의술을 행할 수 있게 하고 효과를 환자에게 자신감 있게 설명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에 가슴 떨리는 일이라는 말씀이 인상 깊었고 유익했습니다.



b2b1ad512251dfb_16474958355383286637.jpg 임정태 교수님 강의 ‘연구를 위한 통계와 친구되기: 실례를 중심으로’


다음은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임정태 교수님께서 연구를 위한 통계에 대해 강의해주셨습니다. 100분 동안 연구 입문자들인 저희를 위해서 코드와 데이터들을 예시로 들어주시며 여러 통계에 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t 값, f 값, 카이제곱 검정 등 학교 의학통계학 수업에서 배운 뒤 기억에서 가물가물하던 통계에 필요한 기본적인 개념들을 다시 환기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전에 통계를 배우다 문득 다음 궁금증이 생기곤 했습니다. 왜 통계에서는 A와 B의 효과 차이가 있다고 그냥 이야기하면 되지, 왜 이렇게 복잡하게 효과가 없다고 설정했다가 기각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 교수님께서도 같은 고민을 과거에 하셨고, 과학에서는 반증이 가능한 진술을 ‘과학적이다.’라고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여러 연구를 통해서 반증이 되지 않는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서 진실이라고 믿게 되는 것이라고요. 마음 한편에 있던 궁금증을 풀 수 있어서 기억에 특히 남습니다. 이후에 단순 회귀 분석, 다중 회귀 분석, 로지스틱 회귀 분석, 푸아송 회귀 분석 등의 다양한 분석 방법 또한 배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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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이후에는 조별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총 세 개 조에서 제가 속한 3조를 제외한 다른 조에서는 어떠한 활동을 했는지 각 조 참가자에게 후기를 부탁하였습니다. 다음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조예진 학생의 1조 후기, 한재진 학생의 2조 후기입니다.



b2b1ad512251dfb_16474958355383286637.jpg 1팀: 임상연구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멘토: 이향숙 교수, 원지윤 박사) - 조예진 학생


첫 번째 시간에는 이향숙 교수님께서 연구 분류 방법과 비판적으로 RCT 논문을 읽는 방법에 대해 강의해주셨습니다. RCT는 연구자의 개입이 없고 무작위배정이 된 연구설계로 혼란변수가 비뚤림 없이 배분되며 눈가림이 용이하고 무작위화로 인해 통계분석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근거의 계층이 높은 체계적 문헌고찰과 같은 연구부터 낮은 동물실험 연구도 꼭 이뤄져야 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아토피성 피부염 침 연구 논문을 보며 비판적으로 논문을 읽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비뚤림은 중재 효과를 과소추정하거나 과대추정하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에 이를 평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또한 보통 논문의 초록에 나와 있는 Patients, Intervention, Comparison, Outcome(s)인 PICO를 확인하여, 많은 논문 중 필요한 논문을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 위 논문은 미리 읽어오도록 하셨는데, 혼자 읽을 때는 논문의 내용이 무엇이고, 무엇을 증명했는지에만 주목하여 읽었다면, 교수님과 읽을 때는 우선 논문이 제대로 쓰였고, 연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까지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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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간에는 원지윤 박사님으로부터 구글코랩에서 파이썬으로 데이터 분석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분석해야 하는 데이터의 예시로는 임상연구에서 참여자가 작성한 여러 설문지가 있었습니다. 설문지 각 항목에 대해 각 참여자가 응답한 대로 엑셀에 입력하여 raw data를 생성한 후, 필요한 변수 목록과 수치 등을 정리하여 codebook, csv 파일로 만들어 파이썬, R, SAS, SPSS 등으로 분석하면 됩니다.


파이썬을 처음 이용해서 코드나 수식을 만드는 것이 어려웠지만 박사님과 팀원들의 도움으로 엑셀에 있는 여러 데이터를 이용해서 그래프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앞선 아토피 논문에 있는 여러 figure 외에도 “진짜/가짜침군이 느낀 것에 차이가 있으며 이는 환자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BMI에 따라 그룹에 따른 SCORAD 점수의 변화가 다른지”, “SCORAD 점수와 vas_dy_1/시간에 따른 치료 효과 분석” 등의 질문을 만들어 직접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았습니다. 어떤 팔레트의 색을 이용할지, 어떤 모양의 그래프를 이용할지 직접 바꿔보며 적용해 보니, 데이터마다 적합한 시각화 방식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b2b1ad512251dfb_16474958355383286637.jpg 2팀: 전임상연구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멘토: 염미정 교수, 이봄비 교수) - 한재진 학생


조별 활동 첫 번째 시간에는 염미정 교수님께서 논문의 구조와 설계에 대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논문을 구성하는 논리적인 흐름부터 서론, 본론, 결과, 결론을 구성하는 알맞은 내용 등에 대해 배웠고 직접 논문 한 편을 예시로 각각의 단계를 세부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간 논문을 읽을 때는 직접 논문의 흐름을 구성해 보려 하거나 디테일을 따지면서 보려 하지 않았었는데 각각의 과정에 맞는 정보와 내용을 직접 배치하고 어떤 내용이 필요할까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읽기만 할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어렵고 논리적인 생각에 오류가 없게 구성한다는 것이 까다롭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간중간 염미정 교수님께서 figure에 x, y 축이나 group 명 등을 빈칸으로 두어 어떤 실험, 대조군이 필요하며, 원하는 결과를 위해 무엇을 보려 해야 하며, 실험의 결괏값을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 등의 질문들을 주셨는데 막상 다 읽어본 논문임에도 스스로 질문에 답을 하기에 어려움을 느꼈고 논문 한 편에 고려해야 할 점들이 아주 많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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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간에는 이봄비 교수님께서 ‘프리즘’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실험 데이터를 활용하여 figure를 만드는 방법에 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프리즘 프로그램은 그간 논문에서 많이 보던 막대, 꺾은 선 그래프 등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으며 사후검정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어 figure를 만들기 정말 좋은 프로그램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과 때 의학통계학 수업 이후로 오랜만에 접하는 용어들 때문에 사후검정에서 각각의 항목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까지는 어려웠지만 스스로도 연구 데이터만 있으면 figure를 쉽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유익했습니다.



b2b1ad512251dfb_16474958355383286637.jpg 3팀: 인지행동 반응 연구 설계 및 분석의 실제 (멘토: 채윤병 교수, 이인선 교수) - 이지인 학생


첫 번째 시간에는 채윤병 교수님께서 ‘Jamovi’ 프로그램에 대해 알려주셨습니다. 본격적인 프로그램 실습에 들어가기 전 experiment의 주요한 3가지 요소 (Controllability, Validity, Reproducibility)를 고려해서 실험 디자인을 해야 함을 배웠고, 여러 통계 그래프들을 해석하는 방법을 예시를 통해 설명해주셨습니다. 프로그램 실습에서는 [Neural oscillations characterizing contagious itch in patients with atopic dermatitis] 논문의 실제 데이터를 이용하였습니다.


평소 친구가 가려워서 긁는 것을 보면 왠지 모르게 나도 간지러워지는 느낌을 경험해 보았는데, 이런 현상에 착안하여 일반인과 아토피 환자의 반응 정도의 차이에 대한 논문이었습니다. Tapping과 Scratching으로 나뉘어 각각 일반인 아토피 환자의 반응에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는데 paired t-test, independent t-test, 2-way ANOVA로 파악하였습니다. 불과 한 시간 전에는 프로그램을 다루지 못했을 텐데, 제가 직접 데이터를 처리해 보고 앞서 배운 그래프 읽는 방법을 적용해 해석할 수 있어서 무척이나 기쁘고 뿌듯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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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간에는 이인선 교수님께서 머신러닝과 ‘Orange’ 프로그램에 대해 알려주셨습니다. 우선 regression과 classification에 대해 학습하였는데, 데이터의 특성에 따라 분류를 할지 회귀를 할지 선택하는데 이번 캠프에서는 아토피냐 아니냐를 나누어야 하므로 classification에 더 연관성이 있었습니다. 머신러닝이란 데이터를 기계에 학습시켜서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 모델 (classifier)을 만드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미래를 ‘잘’ 예측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러한 머신러닝의 알고리즘은 입력해 주는 데이터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데, supervised learning (지도 학습)과 unsupervised learning (비지도 학습)에 대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각각에 해당하는 다양한 머신러닝 기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지도 학습과 비지도 학습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학습할 수 있었고 멀게만 느껴졌던 머신러닝이 더욱 친밀하게 다가오는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Orange를 이용해 K-means clustering과 support vector machines, random forest를 만들고 결과를 비교하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클릭 한 번에 손쉽게 분석이 되고, 작업물에서 그 이후의 단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마치 나무 한 그루처럼 매핑이 되어 시각화의 편의성에 감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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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조별 활동을 끝마치고, ‘배워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누자.’라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게 각 조에서 배운 내용을 다른 조 친구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전부터 줄곧 함께 참여한 조원 친구들이었지만 아무래도 비대면으로 진행되다 보니 처음에는 다소 어색한 기운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발표 준비 시간이 짧음을 고려하여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다들 의견을 나누고 발표에서 어떤 포인트를 강조하면 좋을지 논의했습니다.


드디어 발표의 시간! 다른 조들의 발표를 들으며 ‘와! 저 내용도 나중에 심도 있게 한번 다시 배워보고 싶다.’ ‘나중에 figure 만들기 좋다는 프리즘도 궁금하다.’ 등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캠프 일정이 하루인 것이 아쉬울 정도로 다른 조도 유익하고 알찬 시간을 보낸 듯하였습니다.


캠프 종료 이후 침구경락융합연구센터에서 캠프 수료증을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하게도 3조가 우수상을 받게 되어서 더욱 뿌듯하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활동이었습니다. 저희 조는 비대면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캠프가 끝나고 함께 모였습니다! 평소 타 대학 한의대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캠프와 학교생활 이야기도 하며 정말 즐겁게 뒤풀이를 하였습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한의대생들끼리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캠프를 통해 얻을 수 있어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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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매년 학생들에게 1-day 워크숍 체험의 기회를 기획해 주시는 침구경락융합연구센터,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교수님들과 연구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KMCRIC 학회 참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