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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정신건강센터 (KMMH)에서 주최한 제4회 한의대생 캠프는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오프라인 캠프로서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강의실에서 진행되었다. 나의 경우 여름방학 6주 동안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본과4학년 특성화 실습 과정을 한의학정신건강센터에서 했었고, KMMH 구성원들과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여러 일정에 참여하였기 때문에 센터가 주관하는 한의대생 캠프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튀르키예 여행을 마치고 캠프 하루 전 입국하였기 때문에 시차 적응도 하지 못하고 피곤한 상태였지만 캠프에서 진행되는 이번 주제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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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스케줄은 2시부터 9시까지 Session 1. 분석심리학을 통한 유형 분석과 사상 심학을 통한 사상체질 심층 분석, Session 2. 기질과 성격, 체질에 대한 탐색 (TCI, SPQ를 통하여)이라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번에 참여하신 분들은 여러 한의과대학, 한의전 본과3학년, 4학년 학생이었고 분위기는 학구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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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부터 시작된 심리학적 유형론에 대한 강의는 윤석인 심리학 박사님께서 진행해 주셨다. 분석심리학은 융 (C. G. Jung)에 의해 창시된 것인데 제목부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의전에 들어오기 전 특수교육과를 전공하였기 때문에 각종 심리학에 관한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지만 한의학을 전공한 이후 오랜만에 심리학 강의를 들어서 일부 기억을 되살려야 했다.


윤 박사님은 먼저 분석심리학의 기초인 마음의 구조와 의식, 성격 등에 대해 설명해 주신 후 본격적으로 심리학적 유형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자신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생각하면서 강의를 들어보면 더 유익할 것이라고 하셨다. 관심사가 향하는 방향에 따라 내향형과 외향형, 판단 기능에 따라 사고형과 감정형, 인식 기능에 따라 감각형과 직관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하셨고 유형에 따른 유명인의 예시도 들어주셨다.


요즘 유행하는 MBTI도 분석심리학에서 파생되었기 때문에 MBTI 표에 나오는 다양한 유형과 주위 친구들의 결과를 매칭시키면서 강의를 들으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는 관심사가 주로 세계 또는 밖으로 향해있기 때문에 ‘외향형’, 실제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감각형’이고, 경험에 가치를 부여하는 ‘감정형’, 융통성 있고 자율적인 스타일인 ‘인식형’인데 강의에서 체크한 심리적 특성과 거의 일치하여서 흥미로웠고 나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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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부터는 ‘사상 심학으로 보는 사상체질’이라는 주제로 김종우 교수님께서 강의해 주셨다. 한의전 사상의학 수업 시간에 사상인의 분류와 특성을 배웠지만, 사상의학에서 나오는 용어들은 시험에 대비하여 암기식으로 외웠고 실생활에 적용할 기회는 잘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여름에 KMMH에서 인턴십 실습을 하는 동안 김종우 교수님께서 “너는 사상 심학에 대해서 아니? ‘한의학 상담’이라는 책을 한 번 읽어봐.”라고 종종 말씀하셨기 때문에 ‘사상 심학’이라는 단어는 비교적 익숙하게 다가왔다.


사상 심학의 여러 내용 중에서 체질에 따른 개인의 특성, 우월 기능, 2차 기능, 3차 기능, 열등 기능을 잘 파악하면 주변 사람들과 갈등이 생기는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갈등을 해결하고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은 실생활에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특히 교수님께서는 DSM-5와 사상 심학을 비교하여 말씀해 주셨는데 DSM-5는 범주적이고 병리와 정상에 대해서만 언급하는 반면, 사상 심학은 인간을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다양한 인간 유형의 패턴을 인정한다고 하셨다. 또한 사상인의 성(性), 정(精), 박통(博通), 독행(獨行)에 대한 다양한 예시뿐만 아니라 MBTI와 사상인의 특성을 매칭하면서 설명해 주셔서 어려운 사상 심학을 MZ 세대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 주셨다. 사상 심학을 추상적으로만 생각하고 내용 암기에만 몰두했던 점을 반성하면서 앞으로는 자신 및 타인의 이해, 대인관계, 환자 진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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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시간에는 경희대학교 캠퍼스 근처 맛집에서 주문한 일식 돈가스를 맛있게 먹으면서 편안하게 다음 강의를 들을 준비를 하였다. 센터 교수님들, 선생님들과 오랜만에 즐겁게 담소를 나누면서 즐거운 저녁 식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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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부터는 정선용 교수님의 ‘SPQ와 TCI 개발과정에 대한 이해, 검사와 평가’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었다. 이미 첫 강의 시작 전에 각자 SPQ와 TCI 검사를 하고 심리학 선생님의 도움으로 검사 결과지를 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기질과 성격 특성에 대해 파악하였고, 다른 학생들의 기질과 성격 특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알아가는 기회를 가졌다.


특히 SPQ (사상성격검사)는 음양(陰陽)에 따른 성격 특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검사 도구로서 부산대 한의전 채한 교수님께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하셨고, 교수님께서 이 검사에 대해 평소 수업 시간에도 강조하셨기 때문에 익숙한 내용이었다. 임상 실습 기간에 이 검사를 해 본 적이 있지만, 그때 측정한 결과와 이번에 측정한 결과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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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결과는 임상 실습 때 했던 것과 거의 같게 나왔고, 예상했던 대로 TCI에서 나의 성격은 H-H-H로 자율성, 연대감, 자기 초월이 높게 나왔다. SPQ 결과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SPQ-B가 보통, SPQ-C와 SPQ-E는 높게 나와서 ‘양인’으로 나왔다.


교수님께서는 TCI 프로파일의 세부 척도와 SPQ 유형별 심리적 특성 중 자기 검사 결과에 대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나 궁금한 부분에 대해 여러 학생의 질문을 받아주시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기 때문에 다양한 기질과 성격 케이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번에는 자신에 대해 알아보는 수단으로 이 검사를 했지만, SPQ를 한의 임상에서 객관적 심리검사 도구로서 잘 활용한다면 환자의 음양 기질에 따른 체질 맞춤 치료를 할 수 있고 과학적 근거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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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8시부터는 ‘기질과 성격, 그리고 체질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로 김종우 교수님께서 다시 마이크를 잡으셨고, TCI와 SPQ의 시사점과 활용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시며 9시에 정확히 강의를 마무리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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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4회 KMMH 한의대생 캠프는 한의학과 심리학의 collaboration으로서 다 학제적 접근으로 자신에 대해 알아보았던 유익한 캠프였다. 앞으로도 이런 캠프의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고, 다음 한의대생 캠프 때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한의학정신건강센터 (KMMH)의 유익한 정보를 더 많은 한의대생과 공유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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