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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ancing Integrative Medicine and Health towards Evidence-Based and Patient-Centered Comprehensive Care”를 주제로 보완통합의학 분야의 저명한 2nd World Congress of Integrative Medicine and Health (WCIMH), 18th International Congress on Traditional,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 (ICCMR), 15th European Congress for Integrative Medicine (ECIM) 및 11th Associazone Ricerca Terapie Oncologiche Integrate (ARTOI) international conference의 4개 학술대회가 2023년 9월 20일부터 9월 23일까지 이탈리아 로마 Angelicum Congress Center에서 4일간 개최되었다.


COVID-19 팬데믹 이후, 그간 virtual로만 진행되었거나 취소되었던 국제 학술대회가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는데, 특히 보완통합의학 분야에서는 오랜만에 다수의 학술대회가 공동으로 개최됨에 따라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에서 다수의 연구자가 참석하여 학회장은 상시 열띤 분위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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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일은 여러 개의 pre-congress workshop이 동시에 열렸으며, 이탈리아 AMI Integrated Medical Acupuncture의 대표인 Cecilia Lucenti의 “New Frontiers: Neuro-Acupuncture. History, research and clinical applications of an effective system combining traditional Acupuncture and Neurosciences”를 주제로 한 워크숍에 참석하였다.


Neuro-Acupuncture는 전통적인 중국의 침 치료와 scalp acupuncture를 신경학, 신경과학 및 신경 재활에 대한 서양 의학 지식과 통합한 현대의 침 치료 기술이다. 중풍 후 후유증 환자에게 Neuro-Acupuncture 16회 수행 후 기타를 칠 수 있게 된 사례를 포함하여 신경계 질환 환자 대상 각종 Neuro-Acupuncture 증례를 동영상으로 소개하였으며, 임상 경험상 대부분 2주 안에 효과를 보이며 소아에서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증례가 영상 자료로 소개되어 흥미로웠으며, 이들이 국제 유수의 저널에 출판되어 독자들에게 침 치료의 효과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자료로 소개되기를 희망한다.


9월 21일부터 23일까지는 학술대회가 본격적으로 개최되었으며, 약 13개의 룸에서 여러 학술 세션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본인은 이번 학술대회의 Integrative Medicine with acupuncture 세션에서 “The effect of sham acupuncture can be different according to the needling point on knee osteoarthritis: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를 주제로 구두 발표를 하였다.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10편의 거짓침 혹은 대기군 대조 침 치료 임상시험을 거짓침군에서 사용된 자극점에 따라 ① 진짜침군과 동일한 경혈 혹은 ② 비경혈 혹은 무릎 골관절염과 관련 없는 경혈점을 사용한 그룹으로 분류하여서 그 효과 크기를 비교하였다. 두 그룹을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이 없기 때문에, 간접 비교가 가능한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활용하였다.


연구에서 진짜침군과 동일한 경혈을 사용한 거짓침군과 진짜침군 간의 효과 차이는 없었으나, 진짜침군은 비경혈 혹은 무릎 골관절염과 관련 없는 경혈점을 사용한 거짓침군에 비해 통증 및 신체기능을 유의하게 개선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최근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만성 비특이적 요통 환자 대상 거짓침 대조 침 치료 임상시험의 결과를 동일한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와 유사하였다.


만성 비특이적 요통 연구에서는 진짜침군과 동일한 경혈에 자침한 거짓침군이 비경혈에 자침한 거짓침군에 비하여 통증 및 기능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던 반면, 무릎 골관절염에서는 두 가지 형태의 거짓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네트워크 메타분석 상 신뢰구간이 진짜침군과 동일한 경혈에 자침한 거짓침 쪽으로 치우쳐 있어, 두 질환 분석에 포함된 환자 수의 상당한 차이가 결과의 정밀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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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CCMR 2023 국제 학회 구두 발표


특히 학술발표 전후 British Medical Acupuncture Society (BMAS)의 Medical Director 및 Acupuncture in Medicine 저널의 부편집장인 Mike Cummings와의 만남은 아마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JAMA Network Open에 논문이 출간된 직후 Mike Cummings로부터 연구 결과 관련하여 메일로 여러 의견을 나누었으며, 이후 BMAS 블로그를 통해 여러 가지 소중한 코멘트를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침 치료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영광이었는데, 이번 학술대회 발표도 들으러 와주셔서 감사했다.


※ BMAS blog: https://bmas.blog/2023/09/12/does-sham-point-location-ma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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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lfie with Mike Cummings


여러 학술 세션 중 흥미로웠던 연구 주제는 중국 광저우중의약대학 Darong Wu 교수의 “Historical development and application of traditional/complementary medicine in children’s health care: a prospective from China”였다. 특히 소아 추나 연구가 재밌었는데, 5세 이하 소아의 급성 설사에 대한 소아 추나의 효과 및 안전성 근거 집적 systematic review와 sham 추나와 비교한 무작위 배정 비교 임상시험 연구 및 재발성 급성 호흡기계 감염 대상 소아 추나 cohort study 등을 소개하였다.


소아 추나 방법에는 보비경(補脾經), 마복(摩腹) 및 날척(捏脊) 등이 있다. 무작위 배정 비교 임상시험에서는 연구 참여자 눈가림을 위해 추나 및 sham 추나 그룹의 소아에게 동일한 망토를 입히고, 모든 치료는 망토 안에서 수행하였다. 그동안 추나는 연구 참여자 맹검이 불가하다고 막연하게만 생각하였었는데 이러한 편견을 깨는 연구였으며, 추나가 만성 질환뿐 아니라 소아의 급성 설사에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여 한방소아과 전문의로서 관심이 가는 주제였다.


또한 한국한의학연구원 홍령 박사가 Co-chair로서 주재한 Complementary Integrative medicine in acute COVID-19 infection 세션도 흥미로웠다. “Use of traditional,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medicine during the COVID-19 pandemic: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한국한의학연구원 이명수 박사) 및 “A nationwide survey on the management of COVID-19 pandemic in South Korea using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approaches” (한국한의학연구원 홍령 박사) 등 COVID-19 관련 보완통합의학 연구 최신 동향을 확인하였다.


한편, COVID-19로 입원한 58명의 환자에게 routine care에 추가로 topical galbanum oil을 등 부위에 도포하고 척추에서 4cm 떨어진 부위에 dry cupping을 주관법 형태로 일 3회 최대 5일간 수행하였을 때, routine care에 비교하여 COVID-19 환자의 SpO2 level, 임상 증상인 기침, 열, 호흡곤란 및 식욕부진이 유의하게 개선된 이란 연구자 Maryam Iranzadasl의 연구 결과도 인상 깊었다.

 

학술대회 참석 및 발표 외에도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출간하는 국제 학술지인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 (IMR)의 편집위원으로서, 편집위원들 대상 국제 학술회의에 참석하여 향후 IMR의 방향성에 대한 토의를 진행하였다. 더불어 국제 공동연구에 관심이 있어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연구자 교류도 적극적으로 수행하였다. 같이 국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메릴랜드 대학교 L Susan Wieland 교수님도 거의 9개월 만에 만나서 너무 반가웠으며, Ottawa 대학교 소속 Jeremy Y. Ng, 베이징중의약대학의 Xinyan Jin 등 young researcher 들과의 교류도 즐거웠다.


또한 하버드대학교에 파견 근무 중인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준환 박사님도 월 2회씩 줌 미팅으로만 뵙다가 오랜만에 학술대회에서 만나 뵙게 되어 근황을 나누었다. 더불어 학술발표 및 국제 학술지 Perspectives on Integrative Medicine 홍보차 참가한 자생척추관절연구소 이예슬 박사님뿐만 아니라 경희대학교한방병원 김윤나 교수님, 한방소아과 의국 후배인 정윤경 선생님 등과도 학회장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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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참석한 보완통합의학 분야의 국제 학술대회는 세계 각국 연구자들의 연구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로 가득하였다. 서로 앞다투어 의견을 나누는 모습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ICCMR은 전공의 시절 베를린에서 개최되었던 2017년 참석 이후 6년 만이었는데, 연구에 막 입문하기 시작하여 모든 게 새롭고 어렵기만 했던 전공의 시절에 비해서, 이번에는 학술대회 프로그램과 학술 교류 활동 자체를 조금 더 즐겼던 시간이었다. 또한 국제 학술대회에서의 구두 발표는 처음이었는데 이 역시 새롭고 짜릿한 경험이었다. 이번에 받은 에너지와 영감을 기반으로 연구 활동에 정진하여 추후 학술대회에서도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 및 공유하며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 KMCRIC 학회 참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