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JY 0080-main.jpg



2023년 9월 4일부터 6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코크란 콜로키움에 참여하였습니다. 올해 주제는 ‘Forward together for trusted evidence’였습니다. 학회가 개최된 Queen Elizabeth II Centre는 공간을 201호, 202호로 명명하지 않고 유명한 인물들의 이름을 붙였다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예를 들어 Research integrity, transparency and fraud 세션은 Churchill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코크란 연합은 1993년 설립되었으므로 올해로 30주년이 되었습니다.

※ Celebrating 30 years of Cochrane: https://www.cochrane.org/news/celebrating-30-years-cochrane



C-WJY 0080-title-01.jpg


학회는 4일부터 시작이었지만 3일에 개최된 방법론 심포지엄부터 들었습니다. 방법론 심포지엄에서는 코크란 연합에서 건전한 근거 환경 구축을 목표로 7월 31일에 론칭한 SRDR ( https://srdrplus.ahrq.gov/ )이 소개되었습니다. 이 사이트는 체계적 문헌고찰을 하는 연구자들이 체계적 문헌고찰을 할 때 수집 및 정리한 데이터를 등록하여 다른 연구자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발표 후 연구자들의 질의응답이 한참 동안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방청석의 연구자들은 체계적 문헌고찰 자체로도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데이터 입력을 추가로 해야 하므로 일이 더 많아졌다는 요지로 질문을 하였습니다. 코크란 연합 측에서는 이 사이트는 근거 환경을 구축하는 데 필요하며 체계적 문헌고찰을 하면서 데이터를 이 사이트에 입력하는 것은 일이 많아지겠지만 그렇게 구축된 환경을 사용자로서 누릴 때는 이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요지로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링크에 들어가 보시면 발표 자료가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직접 보시고 판단해 보실 수 있습니다.

※ 2023 Cochrane Methods Symposium: https://events.cochrane.org/colloquium-2023/satellite-events



C-WJY 0080-title-02.jpg


플래너리 세션은 Global health, equity and trust, Ensuring integrity in biomedical research, Building trust through co-creation: re-imagining evidence 등이 있었습니다. 코크란 연합이 의료계의 근거 합성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보니 근거를 합성하는 데 있어서 인종, 전 세계적인 불평등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고려된다는 점이 와닿았습니다. 여기에 코로나를 겪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의료계의 위기 대응력에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와 같은 대규모의 감염병이 언젠가 또 닥쳐올 것입니다. 그때 의료인, 연구자, 정책 입안자 등 여러 관계자가 이번 경험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꼭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 Plenary Session: https://events.cochrane.org/colloquium-2023/recordings


C-WJY 0080-img-01.jpg

▲ 코로나에서 경험한 것들을 앞으로 닥쳐올 팬데믹에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슬라이드


개인적으로 메타분석이나 근거를 양적으로 합성하는 방법론에 관심이 많다 보니 메타분석, 네트워크 메타분석 방법론 강의를 많이 들었습니다. 메타분석 방법론을 듣다가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습니다. 메타분석을 포함한 양적 연구는 모두 현실 그대로를 다루지 못합니다. 연구를 위해 정보를 가공하여 합성하거나 다른 연구자가 조작적 정의로 가공하여 수집한 데이터를 합성한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다루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근거가 과연 현실의 의료를 얼마나 담고 있으며, 담을 수 있는지, 이 근거로 임상가를 비롯한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는, 연구자로서 늘 고민하게 되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C-WJY 0080-img-02.jpg

▲ 메타분석과 그 결과를 ‘플라톤의 동굴’ 비유를 들어 설명한 슬라이드



C-WJY 0080-title-03.jpg


포스터는 날마다 바뀌며 하루 종일 게시되지만, 발표자와 이야기를 나누려면 점심시간을 이용해야 합니다. 학회장에서 준 음식을 들고 재미있어 보이는 포스터 앞에서 발표자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학회 초록집은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지만 포스터로 발표된 데이터는 지금이 아니면 영영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약탈적 학술지가 코크란 연합의 근거 합성에 줄 수 있는 영향에 대한 포스터 발표도 흥미로웠습니다.


C-WJY 0080-img-03.jpg

▲ 학회장 음식


C-WJY 0080-img-04.jpg

▲ 포스터 발표: 약탈적 학술지가 근거 합성에 미치는 영향



C-WJY 0080-title-04.jpg


5일 저녁 Social event는 자연사박물관 전체를 대관하여 진행되었습니다. 폐관 시간 이후의 박물관이 코크란 연합 색깔 조명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다양한 음료와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고 밴드가 연주를 하고 공연팀에서 안무를 선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파티 문화가 있는 해외에서 진행되는 학회의 Social event는 참여할 때마다 놀랍습니다.


C-WJY 0080-img-05.jpg

▲ 자연사박물관에서 KIOM 이명수 박사님, 동의대 한의대 부인과학교실 최수지 교수님과 함께


C-WJY 0080-img-06.jpg

▲ Social event 메뉴



C-WJY 0080-title-05.jpg


일정 중 하루 런던 시내 관광을 하였습니다. 영화 노팅힐로 유명한 포토벨로 마켓에서 휴 그랜트의 서점에 들르고 우연히 찾은 맛집 Fabrique에서 시나본롤 (Cinnabon bun)과 커피로 에너지를 충전하였습니다. 소호 Poppies에서 먹은 fish and chips도 기억에 남습니다.


C-WJY 0080-img-07.jpg

▲ Fabrique의 친절한 직원분 (구글 후기에도 나옵니다^^)


C-WJY 0080-img-08.jpg

▲ Fabrique의 시나본롤과 커피 (https://fabrique.co.uk/)


C-WJY 0080-img-09.jpg

▲ Poppies의 fish and chips (https://poppiesfishandchips.co.uk/locations/soho/)



C-WJY 0080-title-06.jpg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회의와 학회에 익숙해지면서 오프라인 학회에 참여할지 말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단지 최신 지견을 따라잡고 싶은 것이라면 굳이 학회에 참석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다양한 연령과 경력의 연구자들이 발표하고 질의응답 하는 과정에서 오가는 대화, 포스터 발표를 하는 연구자에게 실제 연구를 수행하면서 느꼈던 점 듣기, 다른 연구자들과 networking 하기는 학회에 참여하여 그 현장에 있을 때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학회에 참여한 덕분에 연구 주제와 방법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학회에 참석한 지 시간이 좀 지나서 그때 느꼈던 에너지와 새로운 연구주제 아이디어가 휘발되었는데 참관기를 작성하면서 재충전되고 다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기분이 듭니다. 참관기를 읽으시는 분들에게도 에너지가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 KMCRIC 학회 참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