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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회 소개


지난 10월 6~11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 (이하 IASP)이 주최하는 제15회 World Congress on Pain(이하 WCP)이 열렸다. 1973년에 설립된 IASP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회원국 수를 보유하며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학회이다. 현재 IASP 회원 수는 세계 133개 국가에서 7천 명을 넘어섰으며 90개의 national chapter와 20개의 Special Interest Groups (SIG)를 보유하고 있다. WCP는 2년마다 한 번 개최되며, 의사, 간호사, 약사, 기초연구자 등 다양한 분야의 통증 관련 연구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이 통증 연구와 진단, 치료에 대한 학습과 교류를 진행하는 장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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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회 일정


이번 2014년 제15회 WCP에는 박히준 교수, 이향숙 교수, 박지연 박사, 전소연 연구원 및 필자(이상 모두 경희대학교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 소속)가 참석하였으며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신지영 박사,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김주희 박사가 동행하였다.


학회는 Refresher Courses, Plenary Lectures, Topical Workshops, Symposia, 그리고 Poster Presentations로 구성되어 학회 첫날은 Refresher Courses가 진행되었고, 둘째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는 Plenary Lectures, Topical Workshops, Symposia, 그리고 Poster Presentations로 이어졌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통증 관련 질환이나 치료 및 기전 등의 내용에 대해 19개의 Plenary Lectures와 SIG의 저명한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총 85개의 Topical Workshop으로 구성되었다. Plenary Lectures와 Topical Workshop 사이에 Poster Presentations가 있었고, Symposia는 Lunch Break에 진행 되는 방식으로 각 Session들이 분리가 되어 있어 더 많은 연구정보를 수집하고, 더 많은 연구자와 정보를 교환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었다.


또한, IASP Mobile App도 제공하고 있어 서로 친구를 맺고 스케줄도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망이 있었다. 그 외에도 Trainee Networking Reception 등 관심을 끌 만한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어 세계 각국의 Trainee들을 만나고 전문가들과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면담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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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통증 연구


본인은 현재 침의 특이적 요소들이 효과를 주는 영향에 대해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는 박히준 교수, 이향숙 교수, 그리고 전소연 연구원과 함께 “EFFECT OF NEEDLE MANIPULATION ON PAIN RESPONSE AND RELATED PHYSIOLOGICAL CHANGES”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하였다. 발표하는 도중에 본 연구와 관련한 발표들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실험과정 중에서의 부족한 점을 깨닫고 앞으로의 연구진행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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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발표 관련한 내용 중 본인이 흥미롭게 들었던 몇 개만 간단한 소개를 올리고자 한다. 첫 번째로 소개하고자 하는 내용은 SIG Topical Workshop on Pain in Older Person에서 진행한 “Maximizing effectiveness of pain interventions in older adults”라는 주제이다. 만성 통증은 노인 질환 중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며 이 때문에 노인들은 신체적이나 정서적으로 사회적인 장애를 초래하게 되므로 삶의 질(Quality of life)도 낮아지게 된다. 노인들의 만성 통증 관리는 다각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없을 수 있으며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이들을 돌보는 가족과 의료인들까지 무력하게 만든다.


이에 따라 통증의 치료법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NSAIDs, Opioids와 같은 약물요법은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대체로 일시적이며, 여러 가지 부작용을 동반하므로 반복적인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에 비해 비약물치료(Non-pharmacologic interventions)는 위험성이 낮고 비용 또한 절감되므로 약물치료에 비해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운동(Exercise), 인지행동요법(Cognitive-behavioral therapy), 이완요법(Relaxation techniques) 등 비약물치료는 만성적인 통증에 대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특수한 효과성에 대한 확실한 근거는 아직 없다. 노인 통증에 대한 제일 안전하고 제일 효과가 있는 치료방법을 구안하여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임상의와 연구자들 앞에 놓여진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이 발표를 들으면서 노인 만성 통증 질환에 대한 침 치료와 같은 한의학적 치료가 바야흐로 주목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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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내용은 “Pain Hypersensitivity and Central Sensitization”이라는 주제이다. 중추감작(Central Sensitization)이론은 20세기 50년대에 처음으로 제기되었으며, 이는 통증 인지에 관하여 중추신경계에서 발생하는 신경가소성(Neural plasticity)을 의미한다. 현재 만성 및 급성 통증의 기전 연구에서는 중추감작이론이 많이 쓰이고 있다. 임상에서의 hyperalgesia, touch-evoked pain, spontaneous pain 등 통증 증상 중 중추감작이론으로 해석이 가능한 것은 현재 hyperalgesia(possibly)뿐이고, touch-evoked pain(unlikely), spontaneous pain(very unlikely)은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임상에서의 중추감작(Central Sensitization)이론에 의한 기전적 해석에 의하면, 일차구심신경(Primary afferent) 활성에 의한 중추감작(Central Sensitization)의 유발은 아마도 심리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내생적 통증 제어 시스템(endogenous pain controlling systems)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임상에서의 연구는 미흡한 상태이며, 앞으로 임상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내용은 Trainee들을 위한 workshop 중 “How to Get Published in PAIN”이라는 주제이다. 어떻게 하면 논문을 투고할 수 있는지와 Reviewers는 어떻게 논문을 심사하고 논문작성과정에서 어떤 점들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 등 연구자들의 논문 투고과정 중 힘든 점들을 해결해 주고자 마련된 장이다. 가능성이 있는 하나의 결과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춰 독자들한테 무언가 제시해줄 수 있는 논문을 써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으며, 질 높은 연구논문을 쓰는 것은 하나의 기술이며, 이런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에는 부단한 실천 또한 불가피하므로 자전거 타기를 하듯이 열심히 갈고 닦아야 한다는 발표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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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참가 소감


남미 속의 유럽이라고 불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맛있는 소고기와 정열의 탱고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도시라는 말이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었다. 날씨 또한 화창하여 학회 참석 동안 짬짬이 시간을 내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게끔 유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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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라는 긴 시간의 학회였지만 짧게 느껴질 정도로 이번 학회를 통하여 각종 통증 연구에서의 새로운 유용한 정보를 배울 수 있었고, 앞으로의 더 발전된 연구를 하기 위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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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MCRIC 학회 참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