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교수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계내과학교실, Korea
  • 201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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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이병철 교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계내과학교실




PubMed 바로가기: Lee BC, Kim MS, Pae M, Yamamoto Y, Eberle D, Shimada T, Kamei N, Park HS, Sasorith S, Woo JR, You J, Mosher W, Brady HJ, Shoelson SE, Lee J. Adipose Natural Killer Cells Regulate Adipose Tissue Macrophages to Promote Insulin Resistance in Obesity. Cell Metab. 2016 Apr 12;23(4):68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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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최근 Cell Metabolism (IF=17.565)에 '지방조직의 자연살해세포가 대식세포를 조절하여 비만 쥐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셨는데 논문의 내용과 의의 및 시사점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제가 전공하는 분야가 신계내과고요, 신계내과 분야에는 여러 가지 질환이 있긴 하지만 그중에 당뇨병, 대사 질환과 관련된 질환을 진료하고 연구를 합니다. 제가 한의사이다 보니까 어떤 질병의 치료보다는 그 이전 단계, 미병 상태에서 미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쏟습니다. 당뇨나 대사증후군에 있어서 미병에 해당하는 부분이 당뇨병 전단계 (Pre-diabetes)이고, 그와 연결된 게 인슐린 저항성, 더 나아가서 비만에 연결된다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예전부터 임상 연구나 기초 연구를 진행을 해왔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제가 하고 있던 연구를 좀 더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욕심에 연구년 때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조슬린 당뇨병 센터 (Joslin Diabetes Center Harvard Medical School)에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과의 연결 고리를 최초로 규명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분야의 유명한 랩이 있어서 그 랩에 제가 연구를 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고 그쪽에서 억셉트해서 연구년으로 가 2년 정도 연구를 진행했었습니다.


거기서 주로 했던 연구를 소개하자면, 현재 비만이 사회적으로 상당히 문제 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단순히 외관적으로 살이 찌는 것도 문제지만, 당뇨라든지, 암이라든지, 관절 질환, 피부 질환으로 더 나아갈 수 있어요. 비만으로 인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질병이 발생하는데 이미 발생이 난 다음에야 발견을 할 수 있지만, 특이한 것은 비만 초기부터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인 인슐린 저항성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보통의 질병들은 비만이라는 상태가 오래 지나고 나서 심장마비, 당뇨병, 고혈압, 암 등이 발생을 하는데,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것은 비만 초기부터 발생하는 것이 특징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비만이 발생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왜 생기는가에 대한 연결고리를 찾게 된다면 비만 관련 모든 연결 질병들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다는 가설이 생기게 되죠. 그것에 주목해서 비만에서 인슐린 저항성으로 넘어가게 되는 중간 연결 고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주로 연구를 했어요.


제가 하버드에 가기 전 이미 연구가 돼서 밝혀진 사실은 우리 몸에 여러 가지 조직이 있지만, 그중에서 특히 내장 지방 조직에서의 염증이 인슐린 저항성을 매개하는 주된 인자라는 것이고요. 지방 세포에서 염증 반응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을 촉매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Natural Killer Cell, 자연 살해 세포, 흔히들 NK Cell이라고 얘기 많이 하는데, NK Cell 자체가 일반적으로 우리 몸의 면역 체계 중에서도 선천 면역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후천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T Cell이고, 선천 면역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NK 세포입니다. 이 NK 세포가 그동안은 항암 작용, 즉, tumor cell이 생기면 이 cell을 찾아내서 거기 구멍을 내고 녹여서 세포를 없애주는,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차단해서 없애주는 좋은 면역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죠.


최근에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서 NK Cell도 다양한 형태의 유형이 존재하고 과거하고 다르게 선천 면역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후천 면역의 일부도 초창기에 담당하는 것이 밝혀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방 세포에서 염증 반응 시 NK 세포가 어떠한 형태로 관여를 할 것인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가설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NK 세포는 우리 몸에 어떤 그 면역을, 우리 몸을 지켜주는 좋은 역할을 하는 포지티브 펑션을 가져오는 셀이기 때문에 얘는 비만인 상태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것은 안 좋은 것이기 때문에 네거티브 펑션을 나타내야 하는데 과연 그런 결과가 나올까 우려를 조금 했었거든요. 왜냐하면 기존의 NK 세포가 가지고 있는 성격과는 전혀 반대의 가설을 세우고 시작을 했기 때문에 연구를 시작하면서도 두려운 면이라든지 아니면 결과에 대한 미지수가 있었는데 다행스럽게 여러 연구나 사전 연구에서 그런 공통된 연구 결과가 나왔고, 제가 가서 연구한 것들도 공통된 연구 결과가 나와서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연구를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1차적으로 비만 상태에서 NK 세포가 과연 어디에서 증가하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 몸에 인슐린과 연결된, 흔히 얘기하는 인슐린 티슈라고 알려진 근육, 간, 췌장, 지방 조직 등등에 대해서 조사를 해봤습니다. 특이하게 내장 세포에 있는 내장 지방에서만 NK 세포가 활성화되고 양도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고요. 2차적으로 NK 세포를 약물 쪽이나 혹은 유전적으로 차단했을 때 유전자 제거 생쥐 (knockout mouse)라든지 항Gm 항체 (anti Gm antibody) 같은 방법을 통해 NK 세포를 감소 (depletion)시키는 그런 항체 (antibody)를 줬을 때 비만 상태에서도 인슐린 저항성이 억제되고 개선이 되는 결과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것이 NK 세포의 고유한 작용에 의해 인슐린 저항성과 비만 상태를 연결해 준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러한 일련의 연구 시리즈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첫 번째 단계에서는 일반적인 비만 상태에서 NK 세포가 증가하느냐 안 하느냐, 두 번째는 약물로써 NK 세포를 찾아냈을 때 어떤 현상이 나타나느냐, 세 번째는 유전적으로 NK 세포 knockout mouse를 만들어서 이 knockout mouse에서 어떤 현상이 나타나느냐, 그리고 네 번째로는 NK 세포의 숫자를 증가시켰을 때 인슐린 저항성이 더 악화되느냐입니다. 즉 인터루킨-15 (intereukin-15) 주사를 줘서 NK 세포를 2배 내지 3배 정도 더 늘린 다음에 어떠한 현상이 나타나는지 관찰을 했고요, 실제로 인슐린 저항성이 악화되었고 각종 염증과 관련된 마커들도 더 악화되는 것을 발견했고, 제일 마지막으로 gain of NK 세포 function이라고 해서 실질적으로 NK knockout mouse는 NK 세포가 없는데 이 knockout mouse에다가 비만 상태 정상적인 쥐 (wild type mouse)의 비장에서 NK 세포를 뽑아서 knockout mouse한테 트랜스퍼를 했거든요. 그러면 NK 세포가 다시 얻어졌을 때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는가 그런 연구를 했습니다.


knockout mouse의 인슐린 저항성이 억제됐는데 이 NK 세포를 트랜스퍼했더니 인슐린 저항성이 더 악화가 되는 상태가 된 거죠. 그래서 최종적으로 NK 세포가 지방 세포, 지방 조직, 특히 내장에 있는 지방 조직에서 염증을 유발하고 여기서 NK 세포가 매개가 되고 내장 지방 세포에 있는 대식 세포 (macrophage cell)가 촉매가 돼서 이 두 가지가 어떤 상호작용에 의해서 염증이 활성화되고 그 지방 세포에서 만들어진 염증 물질들이 혈액을 타고 전신을 순환하면서 간이라든지 근육이라든지, 우리 몸의 각종 조직의 인슐린 저항성을 매개한다는 것을 알아냈고요.


따라서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NK 세포를 지방 세포에서만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된다면, 단순히 당뇨병이나 인슐린 저항성뿐만 아니라 비만과 관련된 모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방 세포에서의 염증 반응의 인슐린 저항성을 매개하는 주요한 인자, 특히 NK 세포가 염증을 매개하는 주요 인자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과거하고 다르게 현재는 임상적으로도 이러한 연구들이 이미 다양한 형태로 응용이 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과거 질병 발생의 원인이 사람 몸 밖 예를 들어, 바이러스, 박테리아, 영양결핍과 같은 외부환경에 의해서 병이 생겼다면 지금은 반대로 내부의 어떤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더 많이 발생하게 되죠.


그래서 비만 같은 경우가 대표적으로 몸 안에서 발생하는 자체적 염증 반응, 보통 이것을 표현할 때 만성 저강도 전신성 염증 (Chronic Low-grade Systemic Inflammation)이라고 하는데 염증 반응이 계속 유지가 되면서 모든 염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번 연구를 통해서 첫 번째 인슐린 저항성을 매개하는 염증 지방 세포에서의 염증 반응을 차단했을 때 이러한 질병들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이 됐고요, 실제로 이미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예를 들어 아스피린을 복용했더니 암 예방이 됐다, 아스피린을 먹었더니 심장 질환 예방이 됐다, 아스피린 복용은 치매에 예방 효과가 있다,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최근 연구들 역시 당뇨나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아스피린과 유사한 형태인 살리실레이트 (Salicylate)라고 하는 일종의 아스피린 유사체인 항염증제를 복용하게 했더니 당뇨 환자에게서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었고 혈당이 떨어졌다는 임상연구도 있어요. 항염증 치료가 모든 당뇨뿐만 아니라 모든 질환의 어떤 치료의 한 가지 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을 예방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아스피린은 그동안 오래 써왔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은 너무 많은 부분에 작용을 하기 때문에 특정 부분만을 타겟팅을 하기가 좀 어렵다는 점이고요. 이번 연구를 통해서 다른 조직이 아니라 내장 지방에서의 염증 반응, 즉 NK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게 된다면 보다 더 효율적으로 비만, 그로 인한 합병증, 당뇨병을 포함한 대사 질환을 예방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NK 세포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항암, 항바이러스 효과 (왜냐하면 이는 우리 몸을 지켜주는 좋은 면역 기능이기 때문에) 같은 고유의 기능들은 보존하면서 동시에 안 좋은 작용을 하는 NK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찾아갈 수 있는 그런 연구가 향후 이루어질 것이고요. 염증을 매개하는 NK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지방 조직에서 차단할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되면 보다 효율적인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치료로써 임상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2.

병원 진료와 기초 연구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를 어떻게 해 나가고 계시나요?


저는 신계내과학을 전공하고 있고요, 신계내과학은 신장, 내분비, 비뇨기 질환으로 나누어지는데 비뇨기 질환 같은 경우는 치료의 효능을 판별할 때 환자의 증상에 의존해서 효능을 판정하지만 신장 질환과 내분비 질환은 환자의 증상도 물론 전적으로 중요하지만 거의 검사 결과에 의지해서 효능을 판정하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증치(證治)를 기본으로 하다 보니까 환자의 증상은 개선할 수 있지만, 검사 결과까지는 좋아지게 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더라고요.


요즘에는 단순히 증상만을 개선하는 것으로는 환자가 만족을 못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우리가 보는 질환 자체가 한의학적으로 좀 취약하다고 해야 하나요? 검사 결과까지 좋아지게 만들어야 하는 이중부담이 있는 분야이다 보니까 연구를 시작 안 할 수가 없었고요. 동물 실험을 통해 얻은 연구 결과들을 임상에 적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물론 다른 연구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임상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경험하게 되는 것이 환자가 정말 드라마틱하게 나아지는 케이스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본인이 실력이 좋건 나쁘건 떠나서. 그러한 경험을 사장시키지 말고 검증을 해서 나 혼자뿐 아니라 여러 사람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작업 중의 하나가 기초 연구이고요. 기초 연구도 마찬가지로 좋은 실험을 할 수 있는 테크닉이나 툴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임상적으로 접목하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이런 두 가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쩔 수 없이 증상뿐만 아니라 검사 결과까지 더 좋게 만들어야 한다는 환경 때문에 연구를 시작했고요, 연구를 진행하면서 느낀 장점은 임상을 해서 얻어진 좋은 연구 아이디어를 기초 연구를 통해 증명할 수가 있었고, 반대로 기초 연구를 통해서 확인된 좋은 결과들을 임상에 접목하는데 수월한 면이 있어서 두 가지가 연결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그런 면에서 지금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임상 한의사이기 때문에 주된 업무는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남는 시간에 병원 내에서 최대한 연구를 하고 있고요. 연구 과정에서 어렵기는 하지만 여러 사람이 도와주시고 있습니다.


Q3.

신계내과 (6내과)에 대한 전망이나 연구 방향을 제시하신다면?


과거와 현대 사회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는 영양이 과한 과영양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원시 시대 때는 먹을 것이 워낙 없다 보니까 한 번 먹는 음식을 몸에 최대한 저장하는 것이 큰 이슈가 됐는데, 지금은 오히려 반대로 과영양 상태이므로 이것이 적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은 과거의 원시 시대하고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환경은 너무나 많이 바뀌어서 이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우리 몸이 변화된 환경에 적응을 못 하고 있고요, 질병 측면에서 비만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닐 정도로 현재 큰 문제가 되고 있고 앞으로는 더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신계내과 전공의 내분비 질환들이 비만이 문제가 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요, 신계내과의 다른 분야인 신장병, 콩팥병 같은 경우에도 과거에는 콩팥병이 발생하는 이유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균이라던가 콩팥 자체 면역학적 불균형으로 생기는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면 지금은 가장 발병률이 높은 것이 당뇨병으로 인한 당뇨병성 신병증이 만성 신부전의 원인 질환 1위가 될 정도로, 인슐린 저항성, 당뇨, 콩팥병으로 가는 연결고리의 출발점이 결국 비만이 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신계내과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비만이라고 하는 부분에 더 포인트를 맞추고 한의학적 미병 상태에서 질병으로 넘어가지 않게끔 미연에 차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치료 방법들이나 연구를 진행을 하고 있고요. 연구 결과나 치료 성적을 바탕으로 비만과 소위 인슐린 저항성, 더 나아가서는 각종 질병과 연결되는 것을 미연에, 초기에 차단할 수 있는 한의학적인 치료법이 좀 더 대중화되고 정착화될 수 있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지금도 열심히 연구와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Q4.

젊은 임상가들을 비롯하여 연구자들이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저는 임상을 하는 입장에서 대학에서 학생들도 가르치고 기초 연구도 겸해서 하는데요. 여러 가지 좋은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긴 한데, 특히 제가 처음 대학에 들어왔을 때와 20년 이상이 지난 지금, 옛날 20~30년 전 한의학과 현대 양방의학 이 두 개를 임상적으로 비교 해봤을 때 상대적으로 한의학은 발전이 덜 된 것 같고 양방 쪽은 아주 급속도로 발전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20~30년 전에는 그 차이가 크지 않았는데, 지금은 조금 많이 벌어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그 이유가 한의학이라는 학문이 여러 접근 방식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임상 한의학은 과거의 <동의보감>이나 <황제내경>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틀을 계속 현대에 맞게끔 자꾸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거든요. 그런 과정들이 그동안에 부족하지 않았나 합니다.


그래서 임상을 하시는 한의사분 내지는 한의대 학생들도 졸업 후 단순히 진료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본인의 진료 스킬을 자꾸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고요. 그런 것들이 형식에 너무 구애받지 않더라도 단, 근거를 가지고 출발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연구자를 떠나서 임상 한의학, 한의사라고 하더라도 한 명 한 명이 모두 다 연구자의 마인드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과거의 한의서에 보면 의안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 요즘으로 보면 케이스 리포트에 해당이 되는 것이고 작지만 그것들이 다 모이면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나가서 진료만 하고 그럴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진료하면서 얻어지는 좋은 아이디어나 결과들을 자꾸 모으고 발표를 하는 연구자로서의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한의대 기초에서 연구를 진행하시는 아주 훌륭하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연구년을 가서 세계 최고 연구 기관이라고 하는 하버드 의대에서 연구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한국분들이 굉장히 똑똑하고요, 특히 한의대에서 연구하시거나 한의과대학 학생들은 그보다는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보다 꿈을 크게 가지고 시야를 넓혀서 조금 더 어렵고 힘들고 무모한 도전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학을 마치고 대학원 마치고 외국이나 좋은 연구 시설이나 기관에 가서 분야에 관계없이 나는 한의학을 하니까 한의학과 관련된 연구만 해야 한다고 하는 선입견을 버리고 (의학에서는 최소한 잡식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본인이 관심이 있는 분야라고 하면은 한의 양의 상관없이 그런 것을 뛰어넘어서, 세계 최고의 수준에 있는 연구 기관이라든지 연구자들을 만나서 연구를 하게 되면 본인도 자연스럽게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있게 될 것이고요.


이미 그런 자질들을 우리 한의대 학생들이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모든 사람이 다 연구할 필요는 없지만, 연구를 할 것이면 보다 꿈을 크게 가지고 분야에 관계없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환경을 접할 기회를 본인이 스스로 만드는 것이 한의학 발전에 많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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