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briel Fuen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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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Masters of Oriental Medicine, Dallas College of Oriental Medicine, USA

· 2005 Moved to Taiwan (formal) lecturer at China Medical University for over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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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development of Chinese medicine and Chinese medical education in Taiwan

· The folk and nonacademic systems of medical healing in Tai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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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Gabriel Fuentes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동양의학을 접하게 되었나요?


A1.

동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의 시작은 태권도였어요. 뉴욕에서 Richard Chun이라는 사범님께 처음으로 태권도를 배웠어요. 나중에는 88올림픽 코치인 최준표 사범님께도 훈련을 받았어요. 정식으로 침을 배운 것은 아니었지만 사범님들에게 RA나 다른 병이 있는 어르신들이 곧잘 찾아오셔서 침구 치료를 받았어요. 주로 제자들이 치료를 받고 좋아져서 데려온 환자들이었어요. 태권도장에 올 때는 많이 아팠던 환자도 치료를 받고 좋아지는 것을 봤죠. 이런 경험이 제게 강한 인상을 남겼어요. 물론 80년대였기 때문에 침 치료가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불법이었고 비밀리에 이루어졌지만요.


17살에 군대에 가서 긴급의료원(paramedic)으로 일했어요. 그 후에 간호학과에 진학하려고 공부를 시작하면서 병원에서 일했는데 미국의 의료 환경과 약을 사용하는 의학적 시스템을 보니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공부를 그만두고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DCOM(Dallas College of Oriental Medicine, 댈러스동양의학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제가 처음 동양의학을 배웠던 대학은 댈러스 한인타운에 있는 파커카이로프랙틱대학(Parker College of Chiropractic) 안에 있었어요. 당시 동양의학이 정식으로 법적 규제나 인증을 받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이에요. 제가 졸업한 DCOM은 나중에 인증을 받아서 졸업생들이 NCCAOM 증명을 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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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동아시아 전통의학을 배우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A2.

있었죠! 아주 많이요. 동아시아 전통의학(Traditional East Asian Medicine, TEAM)을 배우는 것이 처음엔 아주 생소했어요. 굉장히 많은 의학적 개념이 언어적, 문화적, 역사적으로 얽혀있었거든요. 많은 선생님들이 의학의 문화적, 역사적 맥락을 잘 모르기도 했고, TEAM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동아시아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도 잘 몰랐어요. 영어 번역 텍스트에 결함도 있었어요. 대부분 텍스트가 역사적인 맥락과는 동떨어지게 번역되어 있어서 학생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웠어요. 중국에서 오신 선생님도 계셨지만, 고유의 사고방식을 잘 전달하기엔 언어 실력이 부족했어요.



Q3.

그러면 기(氣)와 같은 개념을 이해하시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A3.

그 당시에는 중의학에 대한 표준용어가 아직 없어서 그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어떤 용어가 정말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학생들과 선생님들 사이에도 혼란이 있었죠. 중의학 용어를 서양 질병명으로 번역해서 원래의 의미를 잃은 용어도 있었어요. 예를 들어 통풍(痛風)은 gout, 소갈(消渴)은 diabetes로 번역하는 식으로요. 통풍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gout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온전하지 않잖아요.


Nigel Wiseman과 Feng Ye 교수님이 〈Practical Dictionary of Chinese Medicine〉을 출판하면서 중의학의 기술(記述)용어가 광범위하다는 것을 몇몇 분들이 알게 되었어요. 사전이 출판되기 전에는 기술용어의 다양성과 정확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거든요. 예를 들어서 보(補), 양(養), 자(滋)처럼 비슷해 보이는 개념이 교과서에 ‘Tonify’라는 한 단어로 번역되어 있었어요. 텍스트만 읽어서는 추상적인 느낌뿐이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떠올릴 수 없었죠.


중국어 원문에 딱 맞는 용어가 없어서 치료 계획을 세울 때 생각의 흐름을 분명하게 파악하기 어려웠어요. 알다시피 임상에서 어떤 치료법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약을 선택하는 데에 영향을 미쳐요. 예를 들면 거습(祛濕)이 조습(燥濕; drying dampness), 화습(化濕; ransforming dampness), 리습(利濕; disinhibiting dampenss) 대신에 쓰였어요. 거습만 배운다면 조습, 화습, 리습 약재는 언제 써야 할지 알 수가 없죠. 이렇게 용어를 단순화하다 보니 서양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과정이 모호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은 용어를 분명하게 정리해주신 Nigel Wiseman 교수님, Unschuld 교수님, 그리고 WHO에서 세계 표준 용어를 만들겠다는 문제 인식을 실천한 최승훈 전 한의학연구원장님께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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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미국에서 동양의학을 가르칠 때의 문제점을 좀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


A4.

앞서 말했듯이 서양에서 동양의학을 배울 때 번역 문제가 큰 걸림돌이에요. 번역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어요. 병명을 단순 번역한 ‘Biomedical Translation’, 원래 언어의 의미를 살린 ‘Literal Translation’, 독자의 언어에 맞춰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Free Translation’ 방식이죠.


‘Free Translation’은 특히나 중국어 원문의 의미가 담겨 있지 않아 서양 학생들에게 많은 혼란을 주는 번역 방식이에요. ‘Nizel Wiseman’이라는 번역가는 'Literal Translation’ 방식을 강조했어요. 중국어 글자 하나하나의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에 원래 의미를 이해하기 좋고, 역사적인 측면도 이해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痛風(통풍)을 ‘joint running wind’로 번역하는 방식이죠.


다른 문제로 문화적 차이가 있어요. 동양 문화권의 사고방식을 전달하는 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에요. 동양 문화권의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을 서양 학생들에게는 사고방식부터 가르쳐야 하죠. 학교마다 교육의 질이 많이 차이 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에요. 상위 3% 정도의 학교에서만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에 더해 동양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도 문제가 있어요. 영어로 의사 전달이 거의 불가능한 중국 출신 선생님이나, 한문을 한 번도 읽어보지도 못한 미국인들이 많아요.


그리고 미국의 교육과정에는 역사적 맥락에 대한 고려가 없어요. 미국의 TEAM 교육과정은 현재의 중국의 표준 교육 방식을 따르고 있어요. 그래서 각 질병에 대해서 병인·병리를 적고 이법방약(理法方藥)의 원리에 따라 처방을 제시해 두었어요. 문제는 제시해둔 처방이에요. 하나의 질병에 금궤요략의 처방, 주단계의 처방, 화제국방의 처방 등을 자세한 설명 없이 제시되어 있어요.


특히 송나라 처방의 경우 경험적으로 만들어졌고 합리적으로 설명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반면에 금궤요략에 제시된 처방들은 상당한 논리 구조로 되어 있어요. 게다가 같은 질병이라도 제시한 책마다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요. 결국, 서양의 학생들은 중의학을 배워도 혼란스럽기만 하고 환자에게 명확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가 없게 돼요.


동양 문화권 사람들은 이런 측면에서 동양의학을 배우기 훨씬 수월해요. 잘 이해되지 않는 것이 생기면 텍스트를 찾아볼 수 있고, 한문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에도 문화적으로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서양 학생들의 경우 중국어 텍스트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요. 그래서 사실 어떤 개념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이해했다기보다는 익숙해진 것에 가까운 경우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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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동양의학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5.

먼저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역사 속에서 중의학에는 수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그 변화들이 현대의 중의학 임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그래서 역사 공부가 필요한 거예요. 각 의가의 패러다임이 기존 패러다임과 어떤 차이를 보였고, 그 패러다임이 전체 시스템과 어떻게 다시 어우러졌는지도 알아야 해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옛 의사가 질병을 이해했던 이론적인 구조를 파악하고 그들의 치료 논리를 알아내는 거예요. 각 패러다임만의 장점과 특이 사항, 한계점까지 알아야 해요. 이렇게 하려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노력은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을 거예요. 


역사 공부를 통해서 우리는 의가들의 진단과 치료 방법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해요. 당시에는 질병에 대한 정보가 명확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촉각, 시각 등 감각만으로 환자를 진단했어요. 파악한 환자의 상태를 바탕으로 침구와 약이라는 수단으로 환자를 치료했죠.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진단 도구와 치료 도구도 비슷해요. 진단에서 치료로 이어지는 논리 구조를 알아내려면 패러다임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또한, 역사 공부와 함께 언어에도 주목하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텍스트 뒤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 더 깊게 들여다보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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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중의대에서도 서양의학을 더 강조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것이 좋은 변화인지는 모르겠어요. 서양의학적 관점에서 동양의학을 바라보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이것이 임상에서 실제 행위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어요.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 많은 학문이니까요. 중의대에서 중의학 과목보다 서양의학 과목을 강조하고 문헌은 깊게 연구하지 않는 추세다 보니 더 많은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중의학 강의를 듣고 있어요. 서양의학적 관점의 연구가 어느 정도 효용은 있지만, 임상가에게 있어 의미는 적다고 생각해요. 



Q6.

다음 인터뷰할 만한 분을 추천해 주세요.


A6.

Volker Scheid 교수님을 추천하고 싶어요. 런던의 웨스트민스터대학에 계신 분이에요. 독일분이고, 의사학을 연구하고 계세요. 한국 연구자들과도 갱년기에 대해 공동연구를 하셨고요.


그 연구에 따르면 갱년기가 일본에서 온 용어이지만, 이전에 독일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거라고 해요. 사실 동양 여성들은 서양 여성과 다른 갱년기를 겪고 인생의 변화에서도 서로 다른 면이 나타났다고 해요. 서양의학이 중의학과 일본의 의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보여주는 연구라고 생각해요. 런던으로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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