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호 교수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심계내과학교실, Korea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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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1986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부속한방병원 전문수련의 과정 (내과) 수료

1986 경희대학교대학원 한의학과 석사 졸업 (내과학 전공)

1990 경희대학교대학원 한의학과 박사 졸업 (내과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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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현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심계내과학교실 (한방신경·순환기내과학) 교수

2008~2015 동서의학연구소 소장

2003~2006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연구부장 

1996~1997 일본 도야마의과약과대학 화한진료부 객원연구원

前 대한한의학회지 편집위원장

前 대한한의학회 국제교류이사

前 대한한의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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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심계내과학교실 교수 조기호입니다. 임상가이자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의학적 지식을 정리하여 실제 한의사의 임상 현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본 의학서적 중 동양의학에 관련된 책을 24권 이상 번역 작업했고, 파킨슨 병에 관련해서도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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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번역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그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의료이원화 체계에 대해 한번 생각해봅시다.


우리나라처럼 엄격하게 양방, 한방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유니크한 상황은 전 세계에서 전무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방은 전통을 고수한다고 하며 동아시아 전통의학을 이야기할 때 중국, 일본, 한국 등 국가 이름이 들어가는 문제에 굉장히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하지만 양방의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미국의학이다, 영국의학이다, 일본의학이다 이런 얘기는 하지 않지요. ‘Medicine’이라는 하나의 범주에 속해 미국, 영국, 일본, 한국의 양방 모두 그냥 Medicine인 것이죠. 전통의학도 ‘Korean’, ‘Traditional’ 등의 접두사가 하나 붙던지 궁극적인 것은 일단 Medicine이라는 것을 알고, 그 범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Korean Medicine을 별도로 분류한다면, 과연 그 정의는 무엇입니까? 어디서부터 시작되어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 것입니까? 우리가 Korean Medical Doctor라고 했을 때 Korean에 방점을 둘 것입니까, 아니면 Medical Doctor에 방점을 둘 것입니까? 오늘날 우리나라의 의료 형편을 보면, Medical보다는 Korean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배가 산으로 가는 행태가 된 것은 아닌지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제가 비록 교수지만, 저는 이 문제에 일차적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은 대학의 교육 현장에 있는 사람이라고 굉장히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Korean을 쭉 강조해서 이야기하다 다행히 2011년에 대한한의사협회에서 KCD (Korean Standard Classification of Diseases, 한국 질병코드)에 맞춘 진료를 하자고 방향을 잡았죠. 그게 불과 8년 전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전에는 한의학이 Medicine으로서 가져야 할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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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1996년부터 1997년까지 1년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교수해외파견 프로그램으로 일본에 다녀오셨는데, 지원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왜 중국이 아닌 일본이었나요?


저는 한의학이 Medicine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학창 시절부터 고민을 계속했습니다. 지원할 당시 한약 분쟁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도 있었던 만큼, 동아시아 3국의 전통의학의 흐름과 각국의 장단점을 Review하고, 과연 어떻게 통합해야 할지가 저만의 가장 큰 주제였어요.


먼저 한중 수교가 이루어지기 이전 관심을 가지고 1989년도 즈음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각 나라의 경제 수준과 의료는 비례한다는 것을 바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중국의 의료 수준은 60년대 한국의 의료 수준과 비슷했기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그다음은 일본이었죠. 일본에는 국립이면서 유일하게 한방과가 개설된 도야마의학약학대학이 있었습니다. 의사들은 오로지 서양과학 및 의학만 배우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한방을 가르친다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제 고민을 풀 단서가 될 것 같았고, 젊었고,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결혼한 후라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을 방법을 찾아보니, 한국학술진흥재단이라는 곳에서 교수해외파견으로 100% 전액 지원을 해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위해 그때 처음으로 일본어를 공부했어요. 사실 인문계 쪽 교수만 지원이 가능했는데 정말 우여곡절 끝에 운 좋게 통과하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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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아먀의과약과대학 의과대학 학생들의 동양의학 교육 과정


Q2.

일본 연수를 포함한 교수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2008년 <일본 한방의학을 말하다>을 집필하셨는데요. 집필 이유와 10년이 지난 지금 바꾸고 싶으신 책의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일본 연수 때 한국 정부의 돈을 가져갔기 때문에 '내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일본에서 보고 들은 것을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한의계가 변화하기 위해 공공에게 되돌려줘야 한다는 의무감, 압박감이 들더군요. 누군가 제 작업을 이어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일본을 이해하기 위한 제 노력을 모두 모아 책을 집필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았어요. 그 후로도 대한한의학회와 함께 국제교류 이사로서 일하고, 한일 MOU를 주선하는 등 일본과의 가교 역할을 하며 일본의 현실을 알리려 노력했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한국 한의사로서는 쓰기 어려우나, 꼭 봐야만 하는 당위성을 가진 책들을 번역하여 한의사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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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한방의학을 말하다>는 ‘Medicine 속에 Korean이든, Traditional이든 어떻게 그 안에서 자리를 확보할 것이냐?’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일본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래로 250년간 중국의학을 단지 일본화한 것에서 탈피하여 독자적인 일본한방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1613년, 허준 선생이 편집인으로서 중국의 의서를 <동의보감>으로 편찬한 성과가 있었죠.


그런데 ‘한의학’이라는 학문에서, 실제적인 ‘학문’의 발전이 있었을까요? 물론 의학이라는 것은 ‘編(엮을 편)’에 기반하기에, 저도 ‘동서의학’, 즉, ‘Medicine과 Korean Medicine의 결합’을 고민하며 제가 배운 것들을 의사들과 함께 체계화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한방과 양방을 계속 나누어 생각하며, ‘한의’라는 이데올로기에 배타적인 권위를 부여하며, 단지 이론을 ‘이해’하면 무엇에든지 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만연하지 않았나요? 저는 같은 의학의 범주 아래,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여주는 ‘증례’ 위주로 작업해오고 있습니다.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한의’를 고집하는 현재의 한의계에 하고 싶은 말은 10년 전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Medicine 속에서 어떻게 자리를 확보할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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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한방처방의 EBM>, <근거중심의 한방처방> 등으로 한국에 EBM을 도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교수님의 저서에서는 연구 디자인의 업그레이드 목적으로 이를 소개하나, 우리나라 의료계에 잘못 적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말씀도 있었습니다. EBM에 대한 교수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EBM (Evidence-Based Medicine)은 90년대 초반, 캐나다와 미국에서 보험회사가 재정적자를 보완하기 위해 시작되어, 의학계에서 자체적으로 진료의 질서를 잡고 치료 방법에 Grading을 한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러다 일본동양의학회 (JSOM)에서 2002년 1차 ‘한방치료 Evidence Report’가 간행되었고, 그 full paper를 CD에 담아 가져와 전부 완역했습니다. 우리의 한방 처방도 양약에 못지않은 상위 처방이 있다는 것을 알려 “스스로 기죽을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었고, 이를 기반으로 민족의학신문에 연재를 하기도 했죠. 그 이후 EBM 열풍이 불어 우리나라도 EBM의 연구방법론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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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람들은 줄곧 EBM에만 머물고 있더군요. 그래서 요즘의 저는 새롭게 환자 중심의 NBM (Narrative-Based Medicine)을 만들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소위 말해서 “환자에게 이런 처방이 잘 들어.”라고 설명하는 것으로, ‘증례’ 중심의 의학을 말합니다. 증례 그 자체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요. 저는 17세기의 의학에 안주하여 어려운 이론의 해석을 고집하기보다는, EBM에 이어 NBM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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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제 퇴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파킨슨 병 한의치료처럼 앞으로 알츠하이머 병에 관해 더 연구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뇌의 퇴행성 질환 연구를 마무리 지을 수 있거든요. 요즘 퇴행성 질환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인구 구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인구 분포가 비슷하여 작년부터 고령사회에 진입했지요. 고령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중 저는 ‘고령화에 의한 뇌의 노화’에 집중하여 파킨슨 병, 알츠하이머 병에 대해 NBM으로 정리를 해서 책으로 출판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양방의 정신과 병동에서 환자를 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전화도 왔더라고요. 이렇게 양한방을 떠나 Medicine으로 환자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Q2.

마지막으로 해 주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100%에서 2%가 부족하면 98%가 아닌, 제로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세요. 디테일이 부족하면 제로가 됩니다. 환자를 볼 때 러프해지면 안 된다는 말이에요. 이 생각을 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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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호 교수님을 뵙기 위해 경희대학교한방병원에 방문했습니다. 공부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 즈음은 들어보셨을 법한 분이시죠? 동서의학 이야기에서 나아가 현 한의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요. 한의대생으로서 궁극적으로 어떤 의사가 되어야 할지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신 조기호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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