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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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사 졸업

2015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석사 졸업

2019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박사 졸업 (방제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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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현재 한의정보협동조합 이사장

2019~현재 부산시한의사회 정책기획이사

2017~현재 한의임상피부과학회 부회장

2016~현재 아는마음한의원 원장

2016~현재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방제학)

2011~2012 창원시립요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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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제 10년 차 된 한의사 윤호영입니다. 부산에서 8체질로 제반 내과 질환과 암 환자들을 치료하는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고, 한의정보협동조합을 포함하여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는, 일하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Q2.

지금 원장님이 계시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오셨는지 알려주세요.


저는 한의대에 04학번으로 입학할 때까지 수능을 여러 번 쳤어요. 대학도 여러 군데 다니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첫 수능을 치고서는 건축 계통으로 전공을 하고 싶어서 2002년에 홍대를 자율전공으로 들어갔었는데, 그냥 열심히 놀기만 했네요. 이러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다음 해에 수능을 한 번 더 쳤어요. 그때는 다행히 점수가 잘 나와서 한의대, 의대, 약대 다 선택이 가능했어요.


한의학은 경험이 중요한데, 저도 한약의 좋은 효과를 경험한 사람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무협지를 많이 봐서 그랬는지 동양적인 것들을 더 좋아했어요. (웃음) 어쨌든 고민하다가 한의학을 전공하기로 마음먹고 살펴보니, 한의사는 뭔가 학과의 진로나 앞으로 뭘 해야 한다는 게 정리가 안 된 느낌이었어요. 그때 들었던 생각이, ‘아, 내가 여기 가면 자유롭게 길을 설정할 수 있겠다. 다양한 걸 할 수 있겠다.’였어요. 평범한 임상의의 길 보다, ‘내가 한의대를 가면 이것저것 해볼 것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한의대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돌이켜보니 그대로 되어가는 것 같기는 한데, 스스로 잘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한의사가 된 이후에도 한의계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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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원장님의 일주일, 하루 일정이 궁금합니다.


음, 뭐라고 표현할 게 없네요. 그냥 온종일 일합니다. 실제 퇴근 시간은 밤 11~12시에요. 한의원을 나가도 집에 일찍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한의원 출근하면서부터 계속 뭐든 하고 있어요.


제가 좀 강박증이 있어서 6시에 일어나 한의원에 7시에 도착해요. 하루를 준비하고, 하나하나 살펴봐야 마음이 편해서 9시 반 진료 시작 전까지 예약된 환자를 쭉 보고 그날 한의원에서 할 일을 정리하고, 외부 일들, 비전, 목표에 대한 생각을 매일 아침 했어요. 한의원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1년 반 정도 매일같이 밤에 작업하고 앞으로 10년간 어떤 식으로 발전을 해 나갈지 구체화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이런 생활을 하다 보니, 새벽 1~2시에 취침하게 되고, 성과도 있었지만 그만큼 몸도 아주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일하는 시간을 좀 줄였어요. 일단 살아야 하니까. (웃음) 원래는 일을 좀 줄이자는 마음으로 그렇게 조정을 했는데, 그때부터 외부 업무가 많아졌어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고요. 


요즘엔 부산시한의사회 이사로 일도 했고, 한의정보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사무 업무와 회의를 주로 하고 있어요. 이런 일들은 진료를 마치고, 야간에 진행하고 있어요. 일을 끝내면, 거의 밤늦은 시간이 되죠. 말하다 보니 개인 일정이라고 할 만한 것은 거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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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이번에 한의정보협동조합 (이하 한정협) 이사장으로 부임하게 되셨는데, 어떤 계기로 협동조합과 연을 맺게 되셨나요?


제가 일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웃음), 일을 줄이려고 할 때마다 일이 생기더라고요. 원래 2016년 조합 초창기에 같이 할 기회가 있기는 했는데 그때는 같이 못 했고, 지금은 한의원 운영에 여유가 생겨서 이사로 일을 시작했어요. 2018년 겨울부터 시작해서 2019년 상반기에 한정협 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홈페이지를 리뉴얼하고, 행정적 업무를 정리하고, 이렇게 일을 하고 있는 와중에 초대 이사장인 정다운 원장님이 미국으로 가게 되시면서 얼결에 떠맡았어요. (웃음)


온보드 (ON BOARD)의 경우, 3개월마다 이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책자가 나온다는 게 대단한 겁니다. 지금도 본업이 있는 한의사로서 여러 이사님들, 편집 위원분들이 정말 온보드 발간을 위해 늘 고생을 많이 하시고 있어요. 저는 편집일을 하기는 뭔가 애매해서, 원래 잘하는 정리나 기획을 해야겠다 싶었어요. 이사장으로서도 ‘주변 환경이라도 신경을 덜 쓰게 도와주자’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고요. 능력 좋은 분들 옆에서 보는 재미도 있고, 서포터로서의 본분을 되새기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정협에 뛰어난 분들이 많거든요. 실무 보는 분들을 도와주자는 마음으로 일하다가 결국 이사장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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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현재까지 한의정보협동조합에서 일을 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한의정보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내는 월 만 원의 회비를 받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실무를 보는 전원이 재능기부에 가깝습니다. 운영비라고 해봤자 말 그대로의 실비 보상 정도예요. 심지어 사비를 더 많이 쓰죠. 반은 자기가 좋아서, 반은 서로 협동하고 결과물을 내서 공유하는 기부적 즐거움으로 일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질적인 보상을 바라거나, 누군가가 크게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지금처럼 무상으로 일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런데 한 번씩 조합의 실무진들을 그냥 직원처럼 대하는 분들이 간혹 있어요. 책 파는 업체처럼 대할 때도 그렇고, 우리가 영리단체도 아니고 개인의 실질적인 이득을 원해서 일하고 있는 게 아닌데 말이죠.


우리가 원하는 협동조합은 한의사들이 자기 손으로 직접 참여하고, 새로운 결과와 문화를 만들고, 서로 같은 의무와 권리를 가진 조합원으로서 행복하게 상생하자는 건데, 간혹 소비자와 생산자의 입장으로 바라보실 때는 섭섭하긴 해요. 이게 제대로 조합원들과 생각을 공유하지 못해서 생긴 부분이라고 판단해서 천천히 바꿔보려고 하고 있어요.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합원들이 스스로 조합을 홍보하고 참여하고 결과를 내고 사회적 공유까지 이어지는 문화를 만들어가기를 원합니다. 지금의 실무진들은 그냥 먼저 뛰고 있는 사람이고, 조합원들 모두가 나중에 같이 뛰어주셔야 하는 동료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어요. 전체 조합원들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 힘든 부분 같아요.


Q3.

앞으로 한의정보협동조합을 어떻게 이끌어가고 싶으신가요?


처음 이사장이 되었을 때는, 매체를 다변화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서 협동조합 업무를 더욱 더 다채롭게 하고 싶었어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시스템도 다듬고요. 막상 이사장직을 받아서 일해보니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한의정보협동조합이 수년간 달려오면서 정리하지 못한 부분들과 미진했던 부분들부터 좀 다듬어야 할 것 같아요. 최대한 빨리했으면 좋겠지만, 일단 하나의 기관으로서 제대로 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싶어요. 여기에는 앞서 말한 조합원들과의 공유, 협동조합으로서 정체성을 제대로 가지고 유지할 수 있는 것들이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 조합이 지금까지 커오는 과정에서 도움받은 분들을 잘 챙기고 싶어요. 협동조합은 결국 봉사한 사람들이 만들어 온 조직이기 때문에, 임원진, 편집 위원회분들, 필자들, 각 행사와 모임에 자원해 주시고 관심을 주시는 조합원분들 모두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익한 조합이 되면 좋겠어요.


‘협동조합’의 형태이다 보니, 일할 때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하고 추진하는 것이 어려워요. 공평하게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는 조합원들의 의견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수렴하는 과정도 어렵고요. 이런 부분도 좀 더 개선해서 대응도 빠르게 할 수 있어야겠어요. 보완된 시스템들이 잘 갖춰진다면, 학생 사업, 영상 콘텐츠 제작과 같은 신규 사업들도 원활하게 진행해 볼 수 있을 테고, 좀 더 많은 한의사와 일반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Q4.

개인적으로 온보드를 굉장히 즐겨보는 독자 중 한 명인데, 더 다양한 독자층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온보드와 한의정보협동조합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알릴 수 있을까요?


홍보 문제는 제 오랜 고민이에요. 한정협과 온보드가 한의사 커뮤니티에서 성장을 해서 고마운 점이지만, 수년간 한의사 커뮤니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봐요. 사회와의 접점을 만들어 좋은 영향을 주어야 하니 더 많은 한의사들을 만나 발전적인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힘들더라도 천천히 단단하게 성장하는 방법을 선호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최대한 접촉을 늘려서 직접적인 대면 소개를 하고, 조합의 취지를 이해한 조합원들이 한두 명이라도 더 가입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 재정적인 여유도 없고, 일이 많아 버거운 부분도 있지만, 그렇다고 조합의 정체성을 무시하고 책만 팔거나 당장 증가 속도에만 의미를 두고 편한 방법을 찾고 싶지는 않습니다. 월 만 원의 회비, 작은 협동을 통해 조합원으로서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조합원들의 참여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고, 그리고 이를 잘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가급적 직접 소개를 통해 홍보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조합원이 1,700명이 넘으니 조합원 한 명당 열 명씩만 소개해도 한의사들에게는 대략 다 소개가 되니까요. 계산상으로 보면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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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현재 8체질 중심의 암 치료를 하고 계시는데 어떤 치료 철학을 가지고 계시나요?


‘환자에 대해 먼저 잘 파악하고 치료하자’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기본이지만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실제로 제가 사용하는 약과 침도, 환자의 삶을 잘 이해하고 생활 자체를 바르게 하기 위한 도구니까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입원, 체질 식단, 한약처럼 강제적 개입을 통해 치료하더라도, 기존 생활 습관은 엉망인 상태라면 과연 이렇게 얻은 효과가 얼마나 유지되느냐는 거죠. 우리가 하는 모든 내과적인 치료들은 이 부분을 해결 못 하면 리바운드 (rebound)가 생기기 마련이라, 이를 줄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의사는 생활 자체를 바꾸기 위한 조력자로서 해야 할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한의대를 입학했을 때부터 생각했던 부분이기도 하고, ‘사람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는 전인적인 한의학만의 특장점을 이해하면서부터는 환자에 대한 파악에 더 중점을 뒀던 거 같아요. 체질의학은 그런 부분에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치료하는 역할과 동시에 환자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좋은 생활 습관을 실천할 수 있게 천천히 바꿔 가는 가이드 역할도 있다는 말이고, 이 원칙은 암뿐만 아니라 모든 질환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합니다.


그리고 가급적 환자의 오늘 상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후의 흐름을 길게 파악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저는 8체질로 환자들을 치료하지만, 체질만이 진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이런 말 하면 싫어할 분들도 있겠지만. (웃음) 예를 들어 ABO 혈액형 분류 성격, MBTI, 체질 성격도 어느정도 맞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 거잖아요. 어떤 방법을 택하던 치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체질의학은 한의사들이 좀 더 환자를 쉽게 파악하도록 잘 만들어진 체계이다’ 정도로 봅니다. 8체질로 환자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추가로 환자에 대한 정보를 세부적으로 취합·분류하면 환자를 잘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생활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거죠.


Q2.

암 환자들을 대할 때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꽤 있을 것 같아요, 환자를 대하실 때 어려운 점, 고민이 있으신가요?


매 순간 고민을 하고, 심리적 압박감을 느낍니다. 제가 5년간 아버지의 암 투병을 옆에서 지켜봤어요. 당시에 big 5 병원, 소위 비방이나 암 치료에 특효가 있다는 로컬 치료, 정규 치료는 아니지만 해외에서 소개된 좋은 치료를 찾아보고 할 수 있는 만큼 다 해봤어요. 가족 중에 의사, 약사, 그리고 한의사가 있으니 여러 방면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하면서 공부도 많이 했었죠. 이 과정에서 표준 치료인 양방 항암 치료의 장단점과 대체의학의 장단점을 체감했어요. 공격적인 항암 치료를 할수록 몸이 점점 약해지니까 반응은 점점 떨어지는데, 한의학으로 보호와 치료를 겸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고 효과도 있었어요.


우리나라 양방 의사들 대부분은 한의학 병행 치료를 반대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고 한의원을 내원하시는 암 환자들은 한의학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고 오세요. 일단 당장 몸이 살아날 방법이 없으니까요. 암 환자들에게 한의학 치료를 적절히 병행하면 좋은 체력으로 2차, 3차 항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부작용도 덜 하게끔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더 많은 암 환자들이 납득 할 수 있게 설득하고, 치료에 대해 폄훼하는 요소들과 부딪힐 때 지지해 줘야 하는데, 이게 참 힘듭니다. 아무래도 한의학 치료를 병행하면서 끝까지 끌고 나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물론 직접적인 치료 과정도 쉽지는 않지만, 좋은 효과를 보면 뿌듯해지고 치료 과정의 힘들었던 부분들은 많이 상쇄되는데, 일방적인 폄훼에 의한 부분들은 마음이 많이 상하죠.


요즘 암 치료에 대해서 암 환자를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암 단계의 환자들을 예방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1차적으로 암 치료를 마무리했더라도 재발을 줄이는 부분에 더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힘들었지만 제가 8체질로 진료를 해온 부분들도 이런 부분의 장점이 컸기 때문인데요, 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는 환자들을 한 명이라도 더 빨리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부분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Q3.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으신가요?


6년 동안 진료한 유방암 환자가 있어요. 처음 재발했을 때, 항암 치료를 못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으셨는데, 제 치료를 통해서 항암 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경과도 잘 나와서 좋은 결과가 있었어요. 하지만, 유방암의 특성상 이후에 재발을 거듭하셨던 분이에요. 개인적으로도 가깝게 지내면서 오랜 기간 치료를 했었는데, 안타깝게 대학병원에서 새로운 치료를 시도하시던 과정에서 생긴 합병증으로 결과가 좋지 않게 되었어요.


그때 제가 심리적으로 아주 힘들었던 거 같아요. 6년간 진료하면서 어떤 의사들의 말보다 제 말을 신뢰하는 환자였고, 실제 치료 경과가 일반적인 양방 치료 케이스에서는 말이 안 되는 경과였거든요. 마지막에, 환자와 보호자가 새로운 치료를 한번 해보고 싶다고 문의를 했을 때, 좀 더 적극적으로 말렸어야 했나 하는 후회도 하고요. 그 결과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감을 느끼게 되니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제 치료 철학이라고 말했던, 환자를 잘 알고, 친해지고, 분석하는 과정이, 이 환자를 보내면서는 굉장히 힘들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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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원장님의 인생에서 up & down이 있었나요? 


대학에서 학생회장을 할 때는 정말 up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정말 생명을 갉아먹으면서 열심히 일했었고, 전체 학생들과 대화를 매일 하려고 노력을 했었어요. 함께 일했던 친구들이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말도 했었지만, 당시에도 재밌었고 지금 돌이켜봐도 뿌듯합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그간 쌓인 모든 경험과 열정을 다 쏟아붓고 결과를 냈던 시기였어요. 그 과정에서 저 자신도 많이 성장했던 것 같아요.


지금이 두 번째 up의 단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때처럼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고민을 하면서 보내고 있는데, 그때랑 다른 건 몸이 좀 무겁다는 정도겠네요. 가정도 지켜야 하고, 한의원도 지켜야 하고, 할 일의 가짓수도 늘었고 시야도 더 넓어져야 하니까요. 대신 그때보다 가진 게 더 많고 더 성숙해졌으니까, 좀 더 낫지 않을까요? (웃음)


힘들었던 순간은 두 번 있었는데,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학생회장 후 몸과 마음이 버닝 됐을 때예요. 학생회장을 하고 본 3 때는 거의 대인기피증이 있는 사람처럼 조용히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정도로 자신을 몰아붙인 적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은 돈 줄 테니 하라고 해도 못 할 것 같네요.


Q2.

한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자신을 너무 대단하다고 착각하지 말자.”
어릴 때는 내가 한 판단과 분석이 깊은 사고를 통해 내린 유의미한 결론이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그보다 못하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한의학을 비판하고 다른 한의사들을 비판하는 바탕에 그런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학생 수준에서 해야 하는, 그리고 할 수 있는 고민부터 차근차근 해결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운기, 오행 같은 한의학적인 개념들도 그냥 편하게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만큼 이해하고 넘어가도 됩니다. 이런 부분들과 시스템적인 불합리함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인 자세만을 가지다 보면 정작 알아야 할 것들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앞으로 한의사로서 오랜 기간 치료 경험을 쌓아갈 텐데, 그 긴 기간에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지금 모른다고 해서 배타적으로 스탠스를 잡을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 누군들 한의학을 다 알 수는 없어요. 의학이라는 건 과학의 종합입니다. 그만큼 많은 양의 지식이 집대성되어 있는 것인데 성급하게 결론짓지 않기를 바랍니다. 도리어 한의학 공부를 많이 한 분들은 한의학을 비판하기보다, 한의학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발전하려고 애를 씁니다. 어떤 방법을 통해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가를 더 고민하죠. 학생 때는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그 궁금증을 하나라도 열린 마음으로 풀어나가려고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생은 한의학을 판단할 시기가 아니라, 한의학을 궁금해할 시기니까. 거기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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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암 치료를 전문으로 진료하시면서 한의정보협동조합도 이끌어가시는 윤호영 이사장님을 인터뷰했습니다. 한의정보협동조합의 근황에 대해서 알게 되고, 또한 치료 철학까지 배울 수 있어 너무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24시간이 부족한 워커홀릭 윤호영 이사장님께 다시 한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한의정보협동조합 홈페이지: https://www.komi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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