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교수
  •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포항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Korea
  • 2021-08-05
  • 682회 열람
  • 프린트
  • URL복사

R-KSH 0055-main.jpg



R-KSH 0055-title-01.jpg


2003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학사 졸업

2005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석사 졸업

2015 대구한의대학교 한의과대학 박사 졸업

 


R-KSH 0055-title-02.jpg


2021~현재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포항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부교수

2015~2020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포항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조교수

2012~2014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포항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전임의

2010~2011 동수원한방병원 진료과장

2007~2010 공중보건의

2003~2007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일반수련의/전문수련의



R-KSH 0055-title-03.jpg



R-KSH 0055-title-05.jpg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포항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부교수로 근무 중인 김상호 교수입니다. 경희대 한의학과를 2003년 졸업(97학번)했고,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에서 일반-전문수련의 과정을 마쳤습니다. 공중보건의 복무 후 동수원한방병원에서 근무하며 상지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상지대 강의와 지도 교수님의 추천을 계기로 2012년 이곳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포항한방병원에 내려오게 되었고, 2015년에 임용되어 현재까지 근무 중입니다.


Q2.

교수님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 3가지를 고르신다면?


R-KSH 0055-img-01.jpg


#Photo: 사진은 제 꾸준한 취미활동입니다. 사진을 통해 일상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쁨과 기록을 쌓아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동해를 주제로 장노출 사진 작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Musical: 3년간 시민연극단 활동을 통해 연기, 춤, 노래 등 다양한 예술을 경험하고 있으며 꾸준히 지속할 계획입니다.


#Running: 스트레스가 많고 몸이 지칠 때는 숲이나 바닷가에서 장거리 달리기를 하며 몸과 마음을 리셋합니다.


Q3.

모교와 가족이 있는 서울을 떠나 포항까지 내려오시는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상지대에서 2년간 강의하는 동안 진료 틈틈이 강의를 준비하고 학교에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고 좋았습니다. 그래서 매주 원주에 가는 시간이 기다려졌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학교에 뜻을 가지게 되었고, 운 좋게 은사님이신 김종우 교수님의 추천으로 용기를 내어 서울을 떠나 포항까지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서울을 떠난다는 게 두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포항에서의 새로운 생활이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임용 전에는 사회적 위치나 경제적으로나 불안정한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고맙게도 아내가 저를 많이 지지해주었고,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기에 실패한다 해도 후회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감한 선택이 재난트라우마 연구로 이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포항에 살지 않았더라면 생각할 수 없었던 주제입니다. 진료하면서 학위를 병행해야 했기에 포항과 인접한 대구에서 박사과정을 진행하였습니다.



R-KSH 0055-title-06.jpg


Q1.

한의 치료와 재난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 생소한 조합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교수님께서 재난트라우마에 관심을 두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지진 발생 초기에는 병원에서 단체로 대피소에 의료지원도 나갔습니다. 부끄럽지만 시간이 지나자 저 역시 지진을 잊고 지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잊고 싶어 한다는 게 트라우마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후 연구재단의 연구과제 (교수가 되어 제가 이끄는 생애 첫 연구였습니다.^^) 지원서를 준비하다가 비로소 재난트라우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신문 기사를 통해 지진이 발생한 지 1년이 훨씬 넘었는데도 아직도 많은 이재민이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저는 임상 연구와 더불어 재난 생존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었고, 이것이 재난트라우마 연구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연구계획서 준비에서부터 함께 연구를 진행한 동의대학교 권찬영 교수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당시 권찬영 교수님이 관심을 두고 있던 비약물 중재 중 이침(耳鍼, Ear Acupuncture)을 적용하여 연구를 계획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침 치료를 재난 현장에서 활용한 사례와 근거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포항지진 의료지원에도 이침 치료 적용이 가능하리라 믿었습니다. 결국 포항지진 이재민분들께도 이침을 활용해서 치료를 해드렸고 관련 내용을 논문으로 발표하였습니다.


Q2.

재난트라우마 한의 의료지원 매뉴얼 개발사업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먼저, 연구 계기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재난 심리지원에는 주로 심리적 중재가 활용됩니다. 하지만 재난 생존자 (재난의학에서는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합니다.)는 심리적 증상뿐만 아니라, 불면, 통증, 피로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을 호소합니다.


하지만 대규모의 재난 생존자와 이재민이 발생하면 제한된 인적·물적 의료자원으로는 즉각적인 재난 심리지원을 제공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인 심리지원은 심리지원 제공자의 번아웃 증후군 (Burnout Syndrome)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급박한 재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효과적이며 안전하고 경제적인 비약물·비심리적 중재법이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국내 재난 현장에서 한의 치료는 개별적인 의료봉사 형태로만 제공되고 있을 뿐 국가 지원체계 내에서 공식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재난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는 한의 치료의 근거에 대한 정리 및 체계화가 미흡하며, 한의사가 재난 현장에서 어떻게 의료지원을 시행할지에 대한 표준화된 매뉴얼도 없습니다.


이에 본 연구팀은 재난트라우마 한의 의료지원 매뉴얼을 개발하였습니다. 저와 동의대 권찬영 교수님, 국립의료원 서주희 과장님 등이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연구는 총 3년간, 매년 약 3천만 원 정도의 예산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연구 성과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먼저, 연구 1년 차에 1)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해 재난트라우마에 대한 이침 치료 프로토콜을 개발하여 2) 실제 포항지진 장기 이재민 대상의 의료지원 활동에 적용하는 한편 그 치료 효과를 후향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이후 3) 침 치료의 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메커니즘 리뷰 및 매뉴얼 개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연구 3년 차에 4) 트라우마 전문가 및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침구의학과 전문의 자문을 통해 진료 매뉴얼 초안이 완성되었고, 현재 학회 검토를 준비 중입니다.


무엇보다 국내 최초로 재난 현장에서의 이침 치료 적용 연구를 IMR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발표하였고 [1,2], 이외에도 문헌고찰을 통해 3편의 SCI 논문을 게재하였습니다 [3-5]. 또한 국내에 미국국립침치료해독협회 (NADA, National Acupuncture Detoxification Association) 이침 치료 프로토콜을 소개하였습니다 [6].


Q3.

말씀을 들으니 재난 생존자 그리고 한의계에도 의미 있는 연구라고 생각됩니다. 혹시 후속 연구를 계획하고 있으신가요?


운 좋게도 얼마 전 본 과제의 후속 연구가 한국연구재단 기본연구에 선정되어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후속 과제에서는 한의사가 아닌 재난 생존자 즉, 사용자 입장의 매뉴얼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재난 생존자를 위한 자가관리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연구를 계획했습니다. 운동, 지압, 명상 등 재난트라우마 및 PTSD에 활용 가능한 비약물 자가관리법을 개발하고 정리하여 재난을 겪으신 분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적극적인 재난트라우마 심리지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가 자가관리 모바일 앱을 통해 스스로 트라우마 증상을 관리한다면, 효율적인 재난심리·의료지원에 기여하고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R-KSH 0055-title-07.jpg


Q1.

포항지진 이재민 의료지원을 하시게 된 배경과 의료지원 중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누군가는 여전히 기억하고 계실 테고 또 누군가는 잊으셨겠지만, 2017년 11월 15일 14시 29분에 포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약 1년 5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이재민들이 보금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여전히 대피소에 거주하고 계셨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분들은 여전히 지진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장기간의 대피소 생활로 인한 불면, 우울, 통증 등을 겪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의료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진료팀은 흥해 보건지소 재난심리지원센터의 협조하에 포항지진 이재민 대피소에서 1년 5개월째 거주하고 있는 지진이재민 30여 명을 대상으로 2019년 4월 12일부터 6월 7일까지 이침 치료 의료지원 활동을 펼쳤습니다 [7-9].


R-KSH 0055-img-02.jpg


이침 치료는 부작용이 적고 시술이 간편한 비약물 치료법입니다. 이번 의료지원에서는 NADA 프로토콜 (Protocol)에 따라 이침 혈위 중 신문 (Shenmen), 교감 (Sympathetic), 간 (Liver), 신 (Kidney), 폐 (Lung) 등 표준화된 혈위를 사용하였습니다. NADA 프로토콜 (Protocol)은 미국이나 전 세계 재난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이침 치료법입니다. 2001년 뉴욕 9.11 사건으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경험한 이들에게 NADA 프로토콜을 적용한 결과 치료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NADA 프로토콜은 케냐 내전 난민, 아이티 지진 이재민에게도 활용된 치료법입니다.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표준화된 이침 치료 프로토콜을 포항지진 이재민 의료지원 시 만성기 지진이재민의 트라우마 치료에도 적용하였습니다.


의료지원 기간 중 기억에 남는 사건에 대해서도 물으셨지요? 제 블로그에 기록한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합니다 [10].


R-KSH 0055-title-10.jpg

진료를 마치고 돌아가는데 아쉬움에 체육관 구석구석을 바라보며 걷다가 이층 한편에 초록빛이 눈에 띈다. 초록빛을 따라 이층에 올랐더니 젊은 주민분이 있으시고 초록빛 화분이 가득하다. 마치 식물원 같다. 우리가 오자 반가워하시면서 초록 식구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해주신다.


난부터 아주 다양한 식물들을 제각각 모양도 다른 화분에 돌보고 계셨다. 대피소 생활도 일 년 반이 되어가는데 집은 금이 가고 불안해서 생활할 수 없으니 대피소에서 주로 지내는데 집에 있는 화분을 많이 가져오셨다. 마침 이쪽 구석 코너 쪽에 창이 있어 햇빛이 적긴 하지만 들어온다. 그래서 이렇게 화초를 키울 수 있다. 식물 하나하나의 이름과 특징, 그리고 어떻게 가져왔는지 등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중앙일보 기자도 다녀가셨다고....


대피소가 추워서 4개의 온풍기가 돌아가는데 이 때문에 너무 건조하다고 한다. 오전에 빨래를 널면 몇 시간만 지나면 바싹 말라버린다고.... 매우 건조한 이곳에서 식물들이 있어 공기도 정화해주고 습도도 조절해줘서 좋다고 하신다.


삭막한 대피소 생활에 이렇게 새 생명이 따뜻한 돌봄 속에 자라고 있다. 결코 집이 될 수 없는 대피소라는 불편한 공간을 화분들을 돌보며 새로운 보금자리요, 집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손길과 밝은 마음을 만날 수 있었다. 초록 생명을 돌보며 지진의 굳은 상처도 부드럽게 치유되리라 믿는다.

R-KSH 0055-title-11.jpg


반면 연구자로서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재난 현장의 특성상 후향적 연구로 진행되어 교란 요인을 통제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IMR 투고 시 레터 (Letter) 형식이었기 때문에 논문의 많은 부분이 축약되어 상세한 내용을 공유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R-KSH 0055-img-03.jpg


Q2.

포항한방병원에서 실제 포항지진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치료받는 환자분이 계신가요?


재난 현장에서 만난 인연으로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료받으러 오시는 혼자 사시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지진 나는 꿈, 벽이 갈라지는 꿈 등 악몽을 꾸신다고 합니다. 또 지진 당시 생긴 어지럼증도 호소하시고요. 지진으로 파손된 집에서 보상이나 소송 문제 때문에 떠나지도 못하고 계속 살아오셨고요.


그런데 할머니에게 제가 오히려 많은 선물을 받습니다. 지진이 난 집을 돌보고 삶을 꾸려오시는 강인함이나 할머니가 주변에서 받는 도움들, 그리고 종종 저희 아이들 주라며 간식도 사 오십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지속해서 침 치료나 한약 엑스제 (Extracts), 그리고 상담을 통해 건강을 관리해드리는 방향으로 치료하고 있습니다.


Q3.

재난 현장 혹은 재난트라우마 치료에서 한의학의 역할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한의의료지원은 모든 재난 현장에 활용 가능합니다. 감염 우려 때문에 침 치료가 불가하다면 엑기스제 한약을 활용할 수 있고, 명상이나 EFT (경혈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 지압 등 다양한 자가관리 기법들을 한의사들이 적용하고 교육할 수 있습니다.

* EFT (Emotional Freedom Techniques): 경혈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 한의학 경락이론 기반으로 개발된 심신 치료법. 2019년 10월 신의료기술등재. 경혈자리를 일정한 순서로 두드리는 침법과 동시에 본인의 문제가 되는 부분을 마음 깊이 받아들여 치유하는 심리 치료기법인 수용전념 치료의 기법을 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의 부정적 감정 해소 등의 증상 개선 등에 활용 [11].


또한 재난 현장 특성상 심리 치료나 상담이 즉각적으로 제공되지 못할 때 한의 의료지원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누차 강조하지만, 재난 생존자들은 심리적 고통뿐 아니라 무기력, 통증, 식욕 저하, 소화 불량, 불면, 두통, 어지럼증 등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일상적인 진료상황에서도 한의 치료가 강점을 가지는 분야입니다. 따라서 만약 재난 현장에서 재난 생존자들이 이런 고통을 겪고 있다면 한의 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12].


보통 재난 급성기에 생존자들에게 많은 지원과 치료가 제공됩니다. 하지만 재난트라우마는 보통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만성기 생존자들의 의료지원에 한의계가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한의 치료가 실제 이 분야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진찰과 맥진, 복진 등 신체적 접촉이 많은 부분도 한의 진료의 강점입니다. 또한 한의사는 자가관리기법을 활용해 재난 생존자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의료인입니다.


물론 한·양방 협진이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고위험군, PTSD나 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분, 자살 우려가 있는 분께는 정신과 협진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한편 신체적 외상에 대한 침 치료를 통해 상처 회복을 돕는 한편 적극적으로 통증을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끝으로 지역별 한의재난 의료지원팀과 한의재난의료 전문가 양성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재난 발생 시 보통 외부전문가가 들어와 상담과 치료를 시행합니다. 하지만 재난트라우마를 겪는 분들은 타인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고 낯선 외부인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지역공동체 해당 지역에 거주하면서 지역 특성을 잘 알고 있는 한의사 혹은 공중보건의가 지역민들에게 의료지원을 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지역공동체 모델이기도 합니다.


앞서 설명한 재난트라우마 한의 의료지원 매뉴얼이 완성되면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한의재난의료 전문가를 양성해야 합니다. 특히 공중보건의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체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R-KSH 0055-title-08.jpg


Q1.

2021년 7월 1일부터 건강보험 행위로 인정받게 된 EFT를 재난의료현장 혹은 재난트라우마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실제 포항 이재민 대상의 이침 의료지원 시 이침과 EFT 교육 프로그램을 결합한 치료를 구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행정지원을 담당했던 보건소 측이나 이재민들이 단순 진료를 원하셨고 EFT에 대한 이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도 EFT를 시행할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재난의료현장 및 트라우마 치료에서 EFT의 활용 가능성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실제로 제가 개발 중인 재난트라우마 한의 진료 매뉴얼에도 주요 중재법으로 포함되어있습니다.


EFT의 치료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EFT는 트라우마 치료에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지적 노출과 함께 경혈을 물리적으로 자극하는 신체적 터치가 결합된 방법이기 때문인데요, Pierre Janet의 근거기반 트라우마 접근 모델 (1989)에서는 3단계로 트라우마 치료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13].


1단계: 증상 완화, 안정화 능력 키우는 작업 (자원 확대)

2단계: 방어 정향 등 반응 및 외상기억 작업 (리뷰 및 재평가)

3단계: 개인성 재통합, 관계와 친밀감, 공고화, 재활과 같은 단계로 구성


EFT는 이 중 안정화 1단계와 외상기억 작업 2단계 모두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EFT는 1)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2) 시술이 간단하며 배우기 쉽고 3) 그룹 치료로 활용 가능합니다. 또한 4) 온라인이나 전화 등 원격으로 적용할 수 있기에 이미 재난 현장에서 안정화 기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14]. 실제 2004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2008년 파키스탄 지진, 2004년 태국 쓰나미, 르완다 인종학살 생존자, 2010년 아이티 지진, 이라크 파병 참전용사의 트라우마, 멕시코 내전에서 활용되었습니다 [15].


향후 더 많은 한의사가 EFT에 대한 표준교육을 받아서 임상에서 활용하는 한편 한국 현실에 적합한 임상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EFT가 한의 진료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으면 합니다.



R-KSH 0055-title-09.jpg


Q1.

KMCRIC 회원들과 공유하시고 싶은 계획은?


연구 관련된 계획과 제 개인적인 계획, 이 두 가지로 양분해서 장·단기 계획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우울증 한의임상진료지침 업데이트 과제의 연구책임자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하반기에는 진료지침 개선 작업에 매진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난트라우마 한의 진료 매뉴얼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학회 검토와 출판 작업, 교육 및 홍보 등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하게 되겠네요.


마지막으로 얼마 전 시작한 재난연구 후속 과제를 통해 재난 생존자용 매뉴얼과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것이 2~3년 후의 목표입니다.


그리고 제 취미와 관련된 계획도 있습니다. 8월에 개인적으로 뮤지컬 공연이 있어 매우 바쁜 여름을 보내게 될 것 같고, 연말에 공연 하나가 더 있어 하반기에도 계속 공연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틈틈이 장거리 달리기도 할 계획입니다.


Q2.

재난 현장 혹은 재난트라우마 분야 한의 의료지원과 관련된 장기적 목표가 있으신가요?


개인적 목표보다 한의계가 이루었으면 하는 목표들이 있습니다. 첫째, 장기적으로 한의학이 국가재난심리지원 체계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협력 전문 학회에 한방신경정신과학회가 참여하고, 국가 트라우마 대응 프로그램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해 한의계가 자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국가트라우마센터 [16]의 회복 프로그램과 한국 재난정신건강지원 가이드라인에 한의 치료 프로그램이 포함되는 것이 두 번째 목표입니다.


셋째, 비정부 기구 (NGO, Non-Governmental Organization)가 설립되어 한의학을 기반으로 하는 재난대응 인력을 양성하고 실제로 재난 현장에서 한의사협회 등 유관기관과 함께 적극적인 의료지원을 제공하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 재난대응 인력은 의료인으로서 진료 및 상담 역량을 갖추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재난 현장 대응을 위한 맞춤화된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재난정신의학에 대한 역량도 필수역량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존의 한의 봉사단체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의료지원 활동을 펼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Q3.

연구자로서 KMCRIC에 바라는 점은?


저는 수련의 선생님이나 학생들에게 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DB를 자주 추천합니다. 물론 저도 연구를 기획하거나 더 손쉽게 관련 자료를 찾아볼 때 이 DB를 활용합니다.


특히 표준경혈 DB는 한의사와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매우 훌륭한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매뉴얼 개발 과정에서 재난생존자의 자가관리법으로 경혈지압을 제시하였는데요, 이때 표준경혈 DB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근거중심한의약 DB에 대해 계속 말씀을 드릴까요? KMCRIC의 다양한 정보 중 한의학 전공자와 일반 대중 모두에게 근거중심 한의약에 대해 관심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근거중심한의약 DB에는 연구들이 단순 나열되어 있어서 학생들이나 일반 대중의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좀 더 손쉽게 한의약 관련 근거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연구내용의 한글화와 전문가 비평을 늘리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즉, 근거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감과 격차를 줄이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주요 질환별 (진료지침개발 대상질환 및 한의학교육 임상표현선정 증상들)로 근거를 분류하는 등 기존의 DB를 매력적으로 엮어가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Q4.

선배 연구자, 선배 한의사, 그리고 재난 현장 의료지원 경험자로서 후배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특히 공중보건의 선생님들께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국가보건체계에서 활동하는 공중보건의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공중보건의는 재난 의료지원 현장에서 지속해서 활동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진행될 교육에 공중보건의 후배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또한 공동연구 참여도 언제나 환영합니다.



References


[1] 재난트라우마에 국내 첫 이침 치료 적용한 연구결과 SCI급 학술지 게재. 한의신문. 2020-11-26


[2] Kim SH, Kwon CY, Kim ST, Han SY. Ear acupuncture for posttraumatic symptoms among long-term evacuees following the 2017 Pohang earthquake: a retrospective case series study. Integr Med Res. 2020 Dec;9(4):100415.


[3] Kwon CY, Lee B, Kim SH. Efficacy and safety of ear acupuncture for trauma-related disorders after large-scale disasters: A protocol of systematic review. Medicine (Baltimore). 2019 Aug;98(31):e16631.


[4] Kwon CY, Lee B, Kim SH. Effectiveness and safety of ear acupuncture for trauma-related mental disorders after large-scale disasters: A PRISMA-compliant systematic review. Medicine (Baltimore). 2020 Feb;99(8):e19342.


[5] Kim SH, Jeong JH, Lim JH, Kim BK. Acupuncture using pattern-identification for the treatment of insomnia disorder: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Integr Med Res. 2019 Sep;8(3):216-226.


[6] 재난트라우마에 대한 이침의 활용-NADA 프로토콜의 소개.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2020;31(3):157-68.


[7] 포항 지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상). 한의신문. 2019-10-24


[8] 한의재난의료지원 매뉴얼 개발 필요하다(하). 한의신문. 2019-10-31


[9] 한의 감정자유기법을 활용한 트라우마 치료법은? 한의신문. 2019-11-26


[10] 흥해대피소 의료봉사. 네이버 블로그 은빛연어의 마음처방전. 2019-04-20


[11] 한의계 최초 신의료기술 감정자유기법, 건강보험행위 등재. 한의신문. 2021-06-15


[12] 지진 트라우마와 후유증을 한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요? KMCRIC 카더라 Q&A. 2018-06-21


[13] Van der Hart O, Brown P, Van der Kolk BA. Pierre Janet's treatment of post-traumatic stress. Journal of traumatic stress. 1989 Oct 1;2(4):379-95.


[14] Feinstein D. Energy psychology in disaster relief. Traumatology. 2008 Mar;14(1):127-39.


[15] 감정자유기법 제4판. 대규모 재난에 대처하기. 서울:대성의학사;2020. p345-67.


[16]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



R-KSH 0055-title-04.jpg



© KMCR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