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유진 교수
  •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한약학과, Korea
  • 202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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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사 졸업

2018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석사 졸업 (기초한의과학과 전공)

2021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박사 졸업 (경락의과학과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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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022.08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한약학과 학술연구교수

2022.09~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방제학교실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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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간단한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16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수여하여 현재 경희대학교 약학대학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허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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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어린 시절 어떤 직업이나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으셨는지, 학창 시절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학창 시절을 생각해 보면 조용히 공부하는 학생(?) 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정말 단조로울 정도로 살았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학생의 본분이 공부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그저 성실하게 공부만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큰 목표를 갖고 살던 학생은 아니어서 제가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함이라기보다, 수학을 좋아해서 관련 분야의 연구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막연하게 수학적 예측 모델을 수립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는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 더 컸습니다.


그리고 간간이 사회에 공헌하는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저도 열심히 살다 보면 그들과 같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어릴 적 생각했던 연구자와는 조금 다른 전공의 연구자가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 만족하고 앞으로 사회에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는 삶을 살고자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Q3.

임상의가 아닌 기초연구자의 길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연구에 관심이 있었고, 또 고등학교 때 좋은 기회로 한의과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입학할 당시부터 임상보다는 한의학에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처음 대학 진학 후 한의학 원론을 배우면서 한의학의 언어로 설명이 되는 것들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한약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이 부분은 제가 착각한 것이기도 한데, 다수의 환자를 대하는 임상의보다 정적인 연구자가 저의 성향과 잘 맞을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연구해보면 그 과정은 스스로 학습과 고찰 과정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연구자들과 활발한 소통이 필요하고, 특히 저의 경우 세포, 동물 실험을 수행하는 wet lab에서 생활하다 보니 정적인 과정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생각한 것보다 저와 연구가 잘 맞았고, 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연구를 수행한 선생님들이 좋은 사람들이어서 즐겁게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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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교수님께서는 한의대에서 한의학을 전공하셨는데 어떤 경로로 현재 약학대학 교수님이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한의과대학 학부 과정 때 좋은 기회로 학부생 연구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한약 소재의 인지 기능 개선 효능을 평가하는 연구에 참여하였고 이를 재미있게 수행하였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을 수행하면서 알게 된 약학대학 한약학과 오명숙 교수님과 함께 한의과대학 김호철 교수님, 박히준 교수님의 배려를 통해 석박사 학위 과정 동안 공동 지도를 받으며 연구를 수행하였고, 박사 학위 수여 후 한약 제제 개발 등의 연구와 관련하여 약학 등의 다양한 전공 분야와 융합 연구를 위해 현재 약학대학 한약학과 학술연구교수로 재직하며 관련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Q5.

교수님의 하루/일주일 일정을 알려주세요.


연구실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보통 일주일-한 달간 프로젝트 진행 계획을 크게 잡고 이를 위해 하루의 일정을 계획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시기마다 저의 일정이 달라져 대략적인 루틴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의 루틴은 아침에 오늘 해야 할 일을 머릿속에서 정리하는 것입니다. 정리하더라도 중간에 일들이 생겨 전부 수행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오늘 어떤 일정이 있는지, 어떤 실험을 계획했는지, 오전-오후-저녁에 어떻게 배분할지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대학원 들어오면서 제가 갖게 된 가장 큰 습관입니다. 이후 시간은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연구, 행정 업무, 미팅 등 다양한 일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일과가 끝나고 집에 가면서 제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영상을 보거나 혼자만의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데 이 시간을 저는 제일 좋아하기도 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만의 온전한 시간을 갖는 것이 바쁜 일상을 살면서 저를 잃지 않기 위한 제어 장치라고 생각하거든요. 최근에는 주말에 시간이 되면 등산처럼 활동적인 취미도 가져보려고 시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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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현재 진행 중이신 연구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저는 퇴행성 뇌 질환에서 한약의 효능 및 작용 기전 규명 연구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미생물-장-뇌축 (Microbiota-Gut-Brain axis, MGB axis) 매개 퇴행성 뇌 질환 발병 기전 규명 연구는 경희대학교 약학대학에서 MRC 과제로 선정된 주제로 저는 그중에서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 규명 및 해당 기전을 제어하는 한약 소재 발굴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 주제의 연장선으로 파킨슨병의 서브 타입형 (Top-down, Bottom-up) 분류 가능성 확인 연구를 개인 박사 후 국내 연수 과제로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받고 있습니다.


또, 한약 양약 병용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병용 연구의 경우 효능 증대 및 양약의 부작용 완화에 주안점을 두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기존 연구와의 차별성을 갖기 위한 새로운 전략 등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약학대학 오명숙 교수님 및 여러 기업과 함께 퇴행성 뇌 질환 (특히 파킨슨병) 조절 한약 제제 개발을 위한 소재 도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2.

교수님께서는 퇴행성 뇌 질환에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발표하신 파킨슨병에 대한 억간산 효과에 대한 연구 등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는 전혀 컨셉이라는 게 없이 단순하게 열정과 호기심만 갖고 있었던 상태였습니다.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지 고민하다가 신음허/신양허와 같은 노인성 질환에 적용하는 한약 중 특히 정신과 관련된 한약의 효능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신음허/신양허을 조절하는 한약을 과학적으로 어떻게 연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호기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시작해 보니 제가 얼마나 무모했는지 알게 되면서, 가설을 세우는 방법부터 연구 배경 조사, 질환의 한의학적 개념 범위 설정 등에 대해 새롭게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때 노인성 질환 중 퇴행성 뇌 질환이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고 양약 치료제의 부작용 등의 한계점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어떻게 하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 전략을 구상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약을 이용한 퇴행성 뇌 질환 치료 관련 연구를 하게 되었고, 임상에 적용하기 위한 양약과의 병용 전략에 대해 지도 교수님과 논의하면서 수립하는 과정으로 억간산을 활용한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Q3.

3대 노인성 질환인 치매, 중풍, 파킨슨병을 포함한 퇴행성 뇌 질환의 한의학 연구는 현재 어디까지 왔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우선 저는 퇴행성 뇌 질환 연구 중 한약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보니 정확한 답변을 드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현재 치매, 중풍, 파킨슨병에 한의학적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비임상/임상 연구를 통해 다수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 메타 분석 등을 통해 연구의 신뢰성도 높게 평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한약 제제 개발과 같은 분야에서도 퇴행성 뇌 질환 제어 후보 소재들이 도출되고 또 일부는 제품화 과정에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연구 과제 중 파킨슨병 제어 소재로 억간산을 제외한 3가지 한약을 배합한 신규 복합물  (DA-9805)의 경우,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아 파킨슨병 임상 2상까지 수행하였습니다. 또한 MGB axis 기반 퇴행성 뇌 질환 제어 기술의 경우 또한, 한의학에서 장부상통 등의 개념으로 적용해 보면 한의학 연구에 확장성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한의학을 기반으로 퇴행성 뇌 질환 연구는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고, 향후에는 임상-비임상 간의 중개연구 등을 통한 치료의 효능 규명 연구가 이루어져 임상적으로도 기전 규명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한의학과 기타 분야 (의학, 공학 등)와의 융합 연구를 통해서 새로운 치료 방법론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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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연구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신가요?


연구하면서 힘든 일들은 주로 연구 과정이 잘 안 풀릴 때, 또는 사람 간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인 것 같습니다. 전자는 연구에 좀 더 집중하고자 노력합니다. 어떻게든 해당 과정의 결론이 나야 해결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이때 힘들다는 사실에 집중하며 불안해하기보다는 스스로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어떻게든 놓지 않는다면 결과는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후자의 경우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상대방을 바라보고자 하는데요, 연구실에 있으면서 생각보다 저의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에 의해 다양한 일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럴 때 왜 이런 일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지를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그 상황을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상황이 달라지는 건 없지만 제가 오해하는 등 감정적으로 힘들어지는 일은 줄게 되었습니다.


또, 제 생각에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스트레스에 면역력이 높은 편인 것 같습니다. 순간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도 잘 잊는 편이기도 하고 주로 잠을 자면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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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교수님께서 약학대학으로 발령받으신 지 3년째이신데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을 것 같습니다. 대면 수업으로 전환된다면 가장 기대되는 점이 무엇인가요?


저는 학술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어 수업에 대한 부담은 전임 교수님에 비하여 크지 않습니다. 한약학과에서 실습 과목을 강의하였는데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도 비대면 자료를 만드는 것부터 새로웠지만,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아무래도 학교 내 학생이 없어 분위기가 달라진 부분이었습니다. 이제 서서히 대면 수업으로 정상화가 되면 다시 에너지가 넘치는 학교가 되지 않을까 기대 중입니다. ^^


Q2.

온라인 수업은 어떻게 진행하고 계시나요? 불편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비대면 수업과 함께 강의 특성상 실습이 있어 대면 수업이 불가피하여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저도 수업 준비 양이 많았지만, 이를 수행하는 학생들의 부담도 컸으리라 생각합니다.


비대면 수업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가 준비한 자료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이라든지, 설명이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개선되어야 하는데, 반응을 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힘든 점이었습니다. 앞으로 대면 수업으로 완전히 전환된다면 학생들과의 소통에서 오는 불편함은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Q3.

한의과대학과 약학대학의 가장 큰 차이는 어떤 점인가요? 학생들도 차이가 있나요?


아무래도 배우는 범위와 관점이 다릅니다. 한의과대학은 한약을 포함한 다양한 술기를 익히고, 인체 및 병리에 대한 한의학/의학적 지식을 학습하는 반면, 한약학과의 경우 한약에 대한 지식과 함께 약학 정보 위주로 습득하게 됩니다. 한의학적인 개념도 함께 배우지만, 주로 약리학적인 관점에서 한약을 익히게 되어 병리적인 개념보다는 약학과와 유사하다고 보일 때도 있습니다.


학생들은 제가 느끼기엔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다만 한약학과 남학생들은 군대 휴학이 있어 복학생이 좀 있다는 점이 저에겐 새로웠습니다.


Q4.

약학대학의 실습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본초학 실습처럼 생약학 실습도 약초원을 가나요?


한의과대학과는 달리 제제학 실습, 감별학 실습, 생약학 실습, 본초학 실습, 포제학 실습 등 약학 관련 실습 위주로 커리큘럼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약초원의 경우 본초학 실습, 생약학 실습 때 가는데 최근 코로나로 인해 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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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교수님의 NEXT STEP이 궁금합니다.


당장 정해둔 목표는 없지만, 앞으로도 한의학에 도움이 될만한 연구 주제가 있을지 고민하면서 연구하고 있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궁금하고, 또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할 수 있다면 어느 곳이든 열심히 살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제가 도출한 퇴행성 뇌 질환 효능을 지닌 한약이 임상에서 활용된다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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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현재 진로를 고민하는 한의대생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제가 한의과대학을 입학할 때 경희대학교에서 처음으로 문과 출신 학생을 대상으로 T/O가 생겼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의사 양성이 목적이었다고 들었는데, 이처럼 앞으로의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한의학 전공자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진로에 대해 한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 열린 자세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보시고 좋은 기회를 잡으시길 바랍니다!


제가 하고 있는 기초 연구는 새로운 분야는 아니지만, 학문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 한의학이라는 학문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연구에 적합한 성향은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은 누구나 다 연구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학문적인 호기심이 있고, 임상과는 달리 즉각적으로 환자에게 치료는 못 하지만, 연구 결과를 활용해 향후 보다 넓은 범주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면 연구를 해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특히 연구 과정을 배우는 것은 연구자뿐 아니라 살아가면서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Trial and error를 하는 과정에서 끈기가 생기거든요.) 기초 연구로 진로를 정하기가 고민이 된다면 주변에 연구를 수행하시는 분과 상담하거나, 실제 연구실에서 어떻게 연구하는지 경험해 보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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