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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7일에서 15일까지 한국약학대학생연합 (KNAPS)의 주최로 동국대학교 일산캠퍼스가 공동주관하는 '아시아-태평양 약학 심포지움 (Asia-Pacific Pharmaceutical Symposium)'이 열렸어요. 줄여서 APPS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약대생들의 행사로 매년 다른 나라에서 열리기에 한국 약대생들은 접하기 쉽지 않은 행사기도 합니다. 다행히 이번 15회차는 동국대학교 일산 캠퍼스에서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하게 되었어요. 저는 작년부터 KNAPS 소속 APPS 홍보팀 스태프로 행사를 준비하였는데 처음 해보는 행사이고 더군다나 국제적인 행사이기에 기대감에 들떠있었죠.
그 후 교외행사인 캠페인을 준비하기 위해 조별로 피켓을 만드는 행사를 했는데 저도 잠시 바쁜 진행스태프 대신 들어가 참여해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해보는 영어 대화가 기빨리는 것 같다는 동료의 말에 ‘여기 조는 내가 리드해보겠어!’ 라며 자신 있게 들어갔지만, 영어가 유창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외국인들 앞에서 저는 OK! Sounds great!만 남발하는 예스맨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쉬웠던 캠페인 준비를 뒤로하고 메인행사 중 하나인 Korean Night 시간이 되었어요. 외국인 참여자 두 명을 뽑아서 전통혼례식을 치르는데 한복이 예쁘다는 감탄사가 나올 때마다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한 제기차기 등 전통 게임과 많은 먹거리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고 아까 예스맨의 아쉬움 때문에 외국인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려고 노력해 태국 친구들 무리와 친해지게 되었어요. 이때 알게 된 태국 친구들과는 행사가 끝난 다음 따로 만나기도 하였고 지금도 계속 연락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밤에는 International Night을 했는데 각국의 전통 음식과 장기자랑을 보며 교류의 장을 열었습니다. 각국의 부스에 가서 모든 음식을 먹었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의 두리안 젤리가 제일 기억에 남았습니다. 인도네시아 참가자들은 다른 나라 참가자들 앞에서 정사면체 모양의 정체불명의 검은 젤리를 이름도 말해주지 않고 먹어보도록 유도하다가 풉! 하며 혼자 웃음을 참는 모습에 맛이 독특할 것이라는 직감이 왔습니다. 저는 안 먹었지만 제 친구가 먹어봤는데요. 그 친구가 젤리를 먹은 후 입을 벌리는 순간 친구의 입이 작은 재래식 화장실이 된 것 같은 향이 내뿜어져 나왔습니다. 아직 안 먹어 보신 분들이라면 그냥 먹지 않는 걸 추천해요.
이날 행사의 메인은 ‘복약지도 대회’인데요. 환자 역할을 맡은 사람의 증세를 파악하고 곧바로 진단을 내려 복약지도까지 대면형식으로 하는 대회입니다. 보면서 굉장하다 느낀 게 복약지도라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식후 30분 후 드세요’ 이런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증세를 보고 질병을 맞추고 그에 대한 작용 약물의 종류와 기전까지 명확하게 파악하여 필요한 부분만 집어내어 설명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전문가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 모든 과정이 불과 5분 남짓해서 이루어집니다. 환자의 증세를 직접 보고 약물을 추천하고 복약지도까지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꿈과 같은 일이라 약대생으로서 참 부러웠어요.
이번 행사는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권경희 교수님의 자문과 도움을 제외하고는 시작부터 끝까지 개최국인 우리나라 약대생들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의미가 더욱 크고 뿌듯함도 컸던 행사였어요. 또한 외국 학생들과 다양한 행사를 통해 교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근데 사실 APPS 행사의 메인은 심포지움과 워크숍입니다. 모든 날의 일정에 심포지움과 워크숍이 있고 외국인과 한국인 참가자 모두 수십 개의 강연을 골라 들으며 약학에 대한 견문을 넓히는 것이 이 행사의 첫 번째 목적이에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국내 제약시장은 대부분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상으로 복제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시밀러에 치중되어 있어요. 이것은 한미약품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신약이 필요했는데요. 이에 한미약품은 순서를 바꾸어 신약을 개발하기보다 바이오 약품의 공통적 문제점인 짧은 반감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신약 플랫폼 기술개발을 먼저 시작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심포지움과 워크샵도 유익했지만 제가 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복약지도 대회였습니다. 그 시스템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했기에 놀랐고요 또한 외국인들과 대화해보면 복약지도라는 과목이 있는 대학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없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선 환자들이 약을 빠르게 처방해 주는 것을 선호합니다. 약국 포화시대에 빠른 처방은 약국의 경쟁력 중 하나가 되기 때문이에요. 또한 환자가 느끼기에 약사가 약에 대한 전문가 느낌보다는 약만 꺼내와 편하게 돈을 버는 직업으로 여기기에 긴 복약지도는 오히려 환자의 불만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의 복약지도가 단순화된 것 같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약사가 쉽고 편하게 돈 버는 직업이란 인식을 깨부수고 전문적 지식인으로 대우 받으려면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외국 약사와 같이 복약지도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느꼈어요.
또한 대부분의 외국 약대생 참가자들은 학부생임에도 불구하고 약학 자체에 관심이 많고 실력도 일반 한국 약대생들보다 월등히 좋은 것을 보고 ‘한국 약대생들이 글로벌 제약사에서 일하게 될 경우 저 친구들보다 경쟁력이 있을까?’ 라는 위기감 또한 느꼈어요. 더욱 놀란 것은 행사 때마다 외국인 약대생들에게 나중에 무슨 직업을 가질 거냐고 물어보면 약국, 병원으로 가겠다는 답변은 한 명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열이면 열 모두 제약회사 연구소나 국가기관 연구소에 들어가겠다고 했어요. 우리나라의 경우엔 연구소를 꿈꾸는 약대생은 매우 적은데 말이에요. 아마도 이러한 가치관 차이가 APPS 행사 중 약학이란 학문에 대한 내외국인의 관심도 차이로 드러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국내 약대생들이 약국으로 몰리는 것은 약국에 비해 안 좋은 연구소 환경 때문입니다. 석사를 마치고 제약사 연구직으로 가도 학사 마치고 바로 갈 수 있는 약국보다 일반적으로 근무시간은 더 길고 봉급도 적은 구조는 문제가 있습니다. 손쉬운 길만을 추구하는 것 또한 문제가 있지만 단순히 열정 하나만으로 안전한 길을 포기하고 불안전할 수도 있는 다른 길로 도전하란 말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만일 이러한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면 수십 년이 흐른 후에 직면하게 될 국내외 신약개발의 차이는 APPS 행사에서 본 약학 자체에 대한 관심도 차이 정도로는 끝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특히 약학 전공자만이 할 수 있는 연구분야에서는 더더욱 말이죠. 외국 약대생들과의 교류라는 목적으로 참여했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던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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