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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원장과 떠나는 8체질 여행
‘과연 체질은 몇 가지인가’ 하는 문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사상의학과 8체질의학이 임상의 대처에 유용하다면, 다른 숫자를 표방하는 여타의 체질론 또한 나름대로 유용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굳이 체질의 가짓수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 체질론이 일관된 논리와 형식으로 체계화되어 있고 또 인체에 적용하여 재현성 있는 효과를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이런 의미에서 8체질론과 8체질의학은 현재, 사람의 몸을 바라보는 가장 탁월한 체질이론이며 치료체계이다.체질을 알아도 살고 체질을 몰라도 산다. 자기의 체질을 알고 나서 더 잘 사는 사람이 있고, 자기의 체질을 알고서도 여전히 잘 못 사는 사람도 있다. 자기의 체질을 몰라서 계속 잘 못 사는 사람도 있고, 자기의 체질을 모르면서도 잘 사는 사람이 있다.
체질론에 대해서 알아야만 한다면 제대로 정확한 개념을 갖는 게 중요하다. 이 칼럼이 그 길을 쉽고 자상하게 안내할 것이다. [학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력]
• 8체질 전문 커뮤니티 Onestep8.com 개설
• 세명대학교, 대원과학대학 강사
•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외래교수
• 임상8체질연구회 창립
[저서]
『학습 8체질의학 Ⅰ/Ⅱ』, 『임상 8체질의학 Ⅰ/Ⅱ/Ⅲ』, 『개념8체질』, 『체질맥진』, 『시대를 따라 떠나는 체질침 여행』, 『8체질론으로 읽은 동의수세보원』, 『수세보원 들춰보기』
- 이강재
1988년 한의사가 되어 1997년 봄 8체질론을 접한 후, 지난 24년간 체질의학 연구에 몰두해 왔다. 커뮤니티 운영, 대학 강의, 저술과 서적 발간, 체질학교 강의, 연구회 활동, 임상 진료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체계화시킨 정확하고 핵심적인 8체질 개념을 쉽게 전달하는 글을 쓰려고 한다.
#19. [특별편] 사상의학
행파 선생은 미키 사카에 선생이 책에 쓴 것처럼 사상의학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사상의학과 관련한 출판물을 생전에 많이 내놓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1960년대가 될 때까지 사상의학을 연구하거나 진료 현장에서 활용하는 임상의가 드물었기 때문일 것이다. 출판을 할 수 있는 기본 자료 자체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1950년 4월 29일 한성일보에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2가 22-29에서 행림서원이 다시 발족(發足)한다는 광고가 있다. 여기에 들어간 책 『동의사상진료의전』, 『소아의방』, 『침구경험방』 3종은 이 당시 행림서원의 주력 상품인 셈이다.
자료 출처: 국립중앙도서관의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
동의사상진료의전
행파 선생이 손수 편집하여 1941년에 발간한 『동의사상진료의전』은 원지상이 1929년에 출간한 『동의사상신편』을 바탕으로 행파 선생이 새로 발굴한 자료를 추가하여 재편집한 것이다.
『동의사상진료의전』 1941년, 표지와 간기면
상지대학교 사상의학교실의 유준상 교수는 2020년에 『사상체질의학회지』에 실은 「동의사상진료의전에 대한 서지학적 고찰」에서 『동의사상진료의전』에 서문을 쓴 천덕산인(天德山人)을 추적하여, 그가 1936년에 중앙인서관에서 발간한 『금궤비방 金匱秘方』을 지은 이민봉(李敏鳳)이라고 추정하였다. 왜냐하면 1940년에 행림서원에서 편저자를 천덕산인으로 하여 이 책을 다시 발행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민봉이 일본식 이름으로 바꾼 것이 덕산민봉(德山敏鳳)이라는 것이다. 덕산민봉의 주소는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이고 1941년 8월 7일부터 의생 면허 9485번으로 등록되어 있었던 것은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안상우 박사가 밝혔다.
내가 행림서원에서 첫 책 『학습 8체질의학』을 펴냈던 날은 2009년 11월 20일이다. 유준상 교수의 책 『사상체질과 건강』은 2009년 10월 30일에 나왔다. 내 책을 편집해 준 북디자이너 노승우 씨가 이 책도 함께 작업하느라 좀 바빴다.
유준상 교수는 근래에 『동의사상진료의전』을 편역하는 작업을 마쳤다고 한다. 지금 편집 작업이 진행 중이고 2022년 8월 말쯤 새 책이 나온다고 한다.
左: 유준상, 『사상체질과 건강』 / 右: 이강재, 『학습 8체질의학』
사상의학원론
홍순용 선생이 중심이 되어 1970년 5월 27에 출범한 대한사상의학회가 초기에 가장 역점을 두었던 사업은 『동의수세보원』의 번역이다. 1971년 8월에 열린 정기총회에서 번역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의하고 5인의 번역위원회를 꾸렸으나, 위원회의 활동은 순조롭지 않았고 결국은 이을호(李乙浩 1910~1998)·홍순용(洪淳用 1909~1992) 두 사람이 완성하게 된다. 그 결과물이 1973년 10월 15일에 수문사에서 초판이 나온 『사상의학원론』이다. 이 책은 1976년에 이갑섭 사장의 행림출판사가 판권을 이어받아 재판을 찍었고 이후에도 여러 번 중판되었다.
이을호·홍순용, 『사상의학원론』 행림출판
동무 공의 초상
이현재(李賢在 1903~1973) 선생은 포목상인 흥일사를 경영하여 재산을 많이 모았다. 오래 고생하던 질병을 사상 처방을 통해서 치료받은 후에 사상의약에 심취되어 직접 이 분야에 뛰어들어 한약종상 허가를 받았다. 그리고 1945년에 사상의약보급회를 창설한다. 그는 흥일사가 있는 건물에 사상회관이라는 간판을 건다. 선생은 한국전쟁 전에 함흥을 방문하여 동무 공의 초상을 가지고 온다.
나는 이 초상이 이현재 선생이 현지에서 화공(畵工)을 부르고 생전의 동무 공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을 수소문해서 급히 제작한 것이라고 추정한다. 왜? 자신의 사무실에 걸어두기 위해서다. 그를 찾아 사상회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밖에 없는 동무 공의 초상을 소장하고 있는 사상의약연구가’ 얼마나 그럴듯한 명분인가. 이현재 선생을 중심으로 1957년 4월 30일에 사상의학회가 창립된다. 이현재 선생은 매년 동무 공의 탄생일을 기념하여 신문에 기고할 때 이 초상을 사용했다.
〈수세보원〉 판본 중에서 동무 공의 초상이 처음 들어간 것은 사상의학회가 1959년 12월 16일에 행림서원을 통해 발간한 등사판 『동의수세보원』이다. 간기면에서 보면 당시 행림서원의 주소는 서울시 종로구 재동 112-1이다.
사상의학회 발행 『동의수세보원』 행림서원 1959년, 간기면과 속표지
윤완중 선생은 1910년 7월 12일 황해도 금천군 태생이다. 검정시험을 거쳐서 1959년 4월 15일에 시행된 제9회 한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한의사가 되었다. 그는 석판본으로 『동의수세보원』을 찍었다. 그가 1963년 7월에 완성한 판본이 있고, 발행권을 행림서원에 넘긴 후에 1963년 9월과 11월에 두 번 더 발행되었다. 이것은 한두정 선생이 1941년에 함흥에서 발행한 7판본인 『상교현토 동의수세보원』에 동무 공의 초상만 새로 넣고 그대로 찍은 것이다. 이때는 행림서원의 주소가 종로구 경운동 96-3이다.
『상교현토 동의수세보원』 행림서원 1963년 9월, 간기면과 이동무 선생 초상
© 이강재 원장과 떠나는 8체질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