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이훈의 엄마와 아이 건강 이야기

여성과 소아와 관련된 다양한 증상과 질병을 치료하고 있는 한의사입니다. 한방병원과 한의과대학에서 한방소아과를 전공하고 의과대학에서 임신 중 증상과 질병이 출산 후에도 여성 자신에게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경험으로, 한/양방의 균형 잡힌 시각을 통해 건강과 관련된 궁금한 점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학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 한방소아과 전문의 취득 (경희대학교 한방소아과 전문의과정)
- 경희대학교 한의학 석/박사학위 취득 (한방소아과)
- 아주대학교 의학박사학위 취득 (예방의학)
- 미국 시카고 Northwestern University 박사후과정

[경력]
- 현 솔담한방병원 원장
- 전 오성당한의원 대표원장
- 전 아미율한의원 대표원장
- 전 강남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 전 구리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 전 강남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
-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학술이사
- 대한한방미용성형학회 부회장
- 한국한의학연구원 신동의보감 편찬위원
- 대한한방소아과학회 정회원
- 대한한방알레르기학회 정회원
- 대한면역약침학회 정회원

이훈
이훈

여성과 소아와 관련된 다양한 증상과 질병을 치료하고 있는 한의사입니다. 한방병원과 한의과대학에서 한방소아과를 전공하고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 취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양방의 균형 잡힌 시각을 통해 건강과 관련된 궁금한 점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프로필 바로가기

갱년기증후군에 호르몬 치료는 위험

 

LH14-01.jpg


한의대를 졸업하고 의학연구를 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의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통계를 다시 배우게 되고, 논문에서 나오는 통계 결과를 해석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어떤 약을 복용했을 때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위험이 22% 감소되었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대부분이 ‘그 약을 복용한 사람 100명 중 22명이 심장마비가 걸리지 않았으니 좋은 약이니까 나도 증상이 있으면 복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런데 만약 그 약을 5년 동안 복용한 사람 1,000명 중 32명이 죽었고, 복용하지 않은 사람 1,000명 중 41명이 죽었다고 한다면 어떠세요? 약 22%가 감소한 것은 맞지만((41-32)/41 = 약 22%) 약을 복용해도 사망률이 32/1,000 = 0.32%이고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41/1,000 = 0.42%이므로 꼭 약을 먹어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드실 겁니다. 이것이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절대 위험도와 상대 위험도를 이용한 꼼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물투여로 사망자의 수를 1,000명당 41명에서 32명으로 줄였다면,
LH 14-02.jpg  절대 위험도(Absolute Risk, AR) : 절대 위험도는 (41-32)/1,000 = 0.9% 감소
LH 14-02.jpg  비교 위험도(Relative Risk, RR) : 비교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41-32)/41 = 약 22% 감소

따라서 약물투여로 사망의 위험을 22% 감소시켰다는 결론


문제는 절대 위험도와 상대 위험도의 표기가 저자의 의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제약회사에서 이를 활용하면 약물의 효과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비교 위험도를 표시하고, 약물의 부작용이나 안 좋은 결과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절대 위험도를 표시합니다. 통계에 약한 분들은 논문에 나와 있는 숫자와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말하는 대로 (결국 제약회사 의도대로) 처방하게 되는 잘못을 범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폐경 후 호르몬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를 발표한 연구는 많습니다. 이 연구들을 모아 2012년에 발표된 23개 연구에서 약 43,000명의 여성(평균 60세)을 포함시켜 메타분석 [1]을 하였는데 결과가 충격적이었습니다. 1년간 복용으로 관상동맥질환의 절대 위험도를 1,000명당 4명, 정맥 혈전색전증 1,000명당 7명, 3년 복용 후 뇌졸중 1,000명당 18명, 5.6년 복용 후 유방암 1,000명당 23명, 5.6년 복용 후 담낭질환 1,000명당 27명,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1,000명당 7명 증가시킨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적은 비율이기 때문에 진료실에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않거나 오히려 위험도가 크지 않다고 설명하는 경우도 자주 들었습니다.


2015년 저명한 란셋 학술지에 호르몬요법의 난소암 발생 위험성을 연구한 52개 역학조사를 모아 메타분석한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2]. 5년 이내 복용하고 있는 분들은 43%, 현재 복용하고 있는 분들과 이전에 복용했던 분들을 합쳤을 때도 37%, 호르몬요법을 중단할수록 위험성이 감소하기는 하지만, 중단한지 10년이 넘은 분들도 25%의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경고하였습니다. 절대 위험도를 적용했을 때 1,000명당 1명이 증가하지만 상대 위험도로 표시하여 난소암의 발생을 경고한 용기가 대단해 보입니다. 심지어 이전까지는 영국을 제외한 WHO, 미국, 유럽 기준에서 난소암 발생 위험성을 경고한 것은 없었다고 합니다.



LH14-02 (2).jpg



호르몬 치료 후 난소암의 발생이 1,000명당 1명이 늘어난 정도라고 하면 호르몬제제를 복용해서 불편한 증상을 없애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43%가 증가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복용을 꺼리시는 분들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제약회사의 논리라면 호르몬요법은 난소암이나 다른 질환을 위험성이 아주 큰 요법이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경고를 해야 합니다. 증상의 완화와 자연스러운 건강 회복을 위한다면 적절한 운동과 식이조절, 스스로의 회복력을 도와 증상을 완화시키는 한의학적인 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참고문헌

[1] Marjoribanks J, Farquhar C, Roberts H, Lethaby A. Long term hormone therapy for perimenopausal and postmenopausal women.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2 Jul 11;7.
doi: 10.1002/14651858.CD004143.pub4.


[2] Collaborative Group On Epidemiological Studies Of Ovarian Cancer, Beral V, Gaitskell K, Hermon C, Moser K, Reeves G, Peto R. Menopausal hormone use and ovarian cancer risk: individual participant meta-analysis of 52 epidemiological studies. Lancet. 2015 May 9;385(9980):1835-42. doi: 10.1016/S0140-6736(14)61687-1. Epub 2015 Feb 13



© 닥터 이훈의 엄마와 아이 건강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