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균 교수의 약초 이야기

국내에서 자생하는 약용자원을 종합하면 약 100여 종에 이른다. 이 중에서도 비교적 약효가 두드러지고 있으나 한의사나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약효들을 알려주고 또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금의 시대는 재래적인 방법으로 약물을 전탕하거나 단순한 환을 만들어서 복용하는 시절은 이미 지나가고 있다. 같은 약이라도 가공처리를 했을 때 몇 배에서 몇백 배의 약효를 내는 방법들을 찾고 이를 임상에 적용할 때 환경보호와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진다.
[학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및 동 대학원 석사, 박사학위 취득

[경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겸임교수
- 건국대학교 녹용연구센터 자문위원
- 보건복지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 한국생약협회 학술위원회 위원장
- 한국겨레문화연구원(재) 상무이사
- 세종대왕기념사업회(사) 상무이사
- 대한발효한약학회, 한방외치요법학회, 대한항노화학회, 한방피부미용학회 고문
- 뉴트렉스한의원 대표원장
- 중앙공무원교육원, 국방대학원, 경희대 강사
-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강북한약농산물검사소 감별위원
-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의약품시험연구소 수입한약재 감별위원
- 경기의약연구센터 한약검사소 감별위원
- 한국식품연구소 한약재관능검사위원회위원
- 바이오텍크놀로지 고문
- 엘지생활건강 고문
- 아모레퍼시픽 자문위원
- 엘림한의원 대표원장

안덕균
안덕균

국내에 자생하는 약용자원 약 100여 종 중에서도 비교적 약효가 두드러지나 한의사와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약효들을 소개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들을 제시하려 한다. 또 가공처리하면 그 약효가 강화되는 방법들을 찾아서 임상 적용 시 치료 효과의 극대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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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비규(通鼻竅)의 명약, 신이(辛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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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에는 잎이 아직 나지 않은 나뭇가지에 소담스럽고 청결하고 우아하게 피는 꽃 중에서 단연 목련을 으뜸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목련은 목란과에 속한 자목련(Magnolia kobus), 백목련, 목련 등이 국내 곳곳에서 많이 자생하고 있다. 이 꽃이 피는 계절에는 마음이 들뜨기 마련이고 사람이 그리워지며 이야기가 샘솟는다. 이 나무가 여기저기 지천으로 자라나니 우리의 토종 식물인 줄로 알지만 사실은 외국에서 들여온 수입종이 이렇게 퍼져 자라고 있는 것이다. 약으로는 이 꽃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기 전 겨울에 작은 모필(毛筆) 같이 달려있는 꽃봉오리를 사용한다. 외형적으로 만져보면 부드럽기 한량없으나 속은 단단하고 딱딱하여 잘 깨지지 않는다. 맛을 보면 그 기미(氣味)가 매워서 신(辛)이라는 말이 붙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연구실에 있을 때 서울 모 대학에 다니던 조교가 찾아와서 자기는 돈이 없으니 어찌 단방으로 자기 콧병을 고칠 수 없느냐고 하기에, 이 약 신이(辛夷)를 소개해 주며 1일에 12g을 전탕하여 복용하게 하였다. 그 후로 얼마가 지났을까, 그 조교가 다시 찾아와서 하는 말이 많이 좋아지기는 하였지만, 아직 근치가 안 되었으니 어디 더 좋은 약이 없냐고 하기에, 다시 이 약을 1일 15g으로 늘려서 먹어 보라고 권유하였다. 그 후로 다시 오지 않았으니 다 치료가 되어 오지 않은 것이라 생각된다.


이 약은 처음 <신농본초경>에 기록되어 있으니, 이미 2천년이 넘게 임상에 사용한 약 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약재의 채집은 겨울에 채취하여 일광에 건조시킨 다음 약용한다. 이 약은 휘발성 성분이 많아서 고열로 건조하면 약효가 상실되고 말기 때문이다.


성분
휘발 성분이 3~4%인데 그 중에 ß-pinene, cineole, Camphor, ɑ-pinene, Terpinene-4-ol, phellandrene, sabinene, Tert-butylbenzene, agarol 등이 함유되어 있다.


약리작용
1. 휘발 성분의 국부수렴작용, 자극작용과 마취작용
코 안 점막조직에 혈류촉진작용, 모세혈관 확장작용 및 좌골신경에 대한 마취작용이 미약하게 나타났다.

2. 항알러지반응, 항염작용
복강 비만세포의 억제와 피부 과민반응에 억제작용을 보였다. 그리고 만성 염증에 대한 억제효과가 현저하게 나타났다.

3. 혈압강하작용
원발성 및 신장성 고혈압에 대해 혈압강하작용이 현저하였다.

4. 자궁흥분작용
전탕액은 자궁흥분작용이 현저하게 나타났다.

5. 항-혈소판응집작용, 항-혈액응고작용

6. 항미생물작용
황색포도상구균, 페렴구균, 대장균, 이질균, 디프테리아균, 녹농균 등에 억제작용이 나타났다.

7. 진통작용


임상활용
1. 일체의 코막힘, 콧물, 재치기, 두통
이 약은 방향성이 높고 약성이 가볍고 위로 상승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위로 잘 뜨고 잘 흩어지므로 머리 부위의 질환을 잘 치유시킨다. 계절이 바뀌는 절기에 음식 및 건강상태를 잘못 조절하여, 콧물이 나며 코가 막히며, 혹은 콧물이 흐르며 은근히 골치가 아픈 증상에 복용하면 신속한 효과를 얻게 된다.
이 때에 신이(辛夷) 8g, 백지(白芷) 방풍(防風) 갈근(葛根) 고본(藁本) 천궁(川芎) 각 6g으로 1일 복용량으로 하여 전탕 후에 2회 나눠서 공복에 따뜻하게 해서 복용한다.
코 안에서 숨 쉴 때마다 열감을 느끼고, 콧물과 눈물이 끊임없이 흐르며 미열과 두통이 있고 몸이 처지고 의욕이 없는 증상에는 신이(辛夷) 6g, 창이자(蒼耳子) 12g, 황금(黃芩) 8g, 박하(薄荷) 4g, 어성초(魚腥草) 15g을 물에 달여 식후 30분에 복용하면 해열되며,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오며 코 안에 열감이 제거된다.


2. 냄새를 못 맡는 증상
코의 병이 오래되어 후각이 마비되어 밥이 타는 것도 모를 정도로 심한 냄새를 맡지 못하는 증상에 신열까지 있다면 신이(辛夷) 8g, 시호(柴胡)와 치자(梔子) 4g, 현삼(玄蔘) 15g, 패모(貝母) 8g, 백지(白芷) 6g 을 전탕하여 복용하면, 해열, 소염, 혈관수축작용의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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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임상 
1. 축농증
코 안이 부어 호흡곤란이 있고, 누런 콧물이 계속 나오며 두통, 기억력 감퇴, 신경과민이 있으면 신이(辛夷) 240g, 어성초(魚腥草) 300g, 유백피(楡白皮)와 창이자(蒼耳子) 각 240g, 백지(白芷) 천궁(川芎) 각 80g 을 전탕하여 1개월 분, 60봉으로 나누어 만들어서, 1일 2회 공복에 복용하면 코 안에 염증이 제거되고 축농증이 치유된다. 이러한 증상에 대해 필자는 많은 임상 경험을 축적했으며, 대부분 1개월 미만의 치료로 완쾌되고, 혹 미진하거나 재발 시에 다시 복용하게 하면 근치에 이를 수 있다. 또한 치료와 동시에 차가운 음료와 패스트푸드를 금하게 하면 크고 빠른 효과를 얻게 된다.


2. 알러지성 비염
계절이 바뀌거나 주변 환경적 변화에 의해 나타나는 코 안의 간지러움, 콧물, 재채기, 신경과민과 미열감에는 영지(靈지) 300g, 신이(辛夷) 240g, 갈근(葛根) 창이자(蒼耳子) 유백피(楡白皮) 각 15g, 백지(白芷) 세신(細辛) 각 80g을 1개월 복용량으로 하여 전탕제로 복용해도 알러지성 비염에 속효를 본다.
혹은 영지(靈芝) 300g을 잘게 절편하여 15분간 전탕한 후에 그 물을 1일 3-5회 장기복용(3-4개월)하거나, 영지(靈芝)를 극세분말로 갈아 유산균으로 발효시킨 후에 녹두 크기로 밀환(蜜丸)으로 빚어서 1회에 5g씩 장기 복용해도 좋다.


3. 만성 비염
신이(辛夷)와 아불식초(鵝不食草)로 만든 약침제로 치료하면 큰 효과를 본다.
신이(辛夷) 15g, 곽향(藿香) 괴화(槐花) 각 10g을 전탕하여 증류한 후에 코 안에 분무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것은 일시적인 치료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근치를 위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금기
신체허약자, 치통, 뇌출혈에는 신이(辛夷)의 사용을 삼가한다. 전탕할 때에 주의할 것은, 복용시 꽃봉오리의 솜털이 인후에 자극을 일으키므로 반드시 따로 천으로 싸서 전탕해야 한다.


© 안덕균 교수의 약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