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심리카페 창업, 한방 힐링사업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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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페이닥터이자 카페 사장, 그리고 대학원생이면서 소소한 사업도 하는 N잡러 한의사 이지현입니다.


Q2. 선생님의 하루/일주일 일정을 알려주세요.


일단 주 6일 병원에 출근해요.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에는 병원에 남아 사업 정리를 하거나 카페로 출근합니다. 그 외에 사업과 관련된 창업 스터디, 한의학 관련 콘텐츠 제작을 위한 스터디도 진행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추가 레시피 개발을 위해 점심시간마다 카페에 들르고 있습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같은 병원 후배들은 제가 혹시 쌍둥이가 아니냐면서, ‘2’ 지현 중 오늘은 몇 번째 지현이가 출근했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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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한의대에 진학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에요. 고등학교 때 침을 놓는 게 멋있어 보여서 막연하게 한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한의사는 진료실 밖에서도 최소한의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실제로 유럽 여행에서 체한 친구에게 침을 놔준 적도 있고요. 몽골에 승마하러 갔을 때는 부항을 가져가지 않은 것을 한탄했던 적도 있었죠. 다음에 여행을 갈 때는 침뿐만 아니라 부항도 꼭 가져가리라고 다짐하고 있어요.


Q2. 학부 시절 선생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학점이 매우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공부는 열심히 했던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학교 공부보다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주로 했거든요. 전공에 관련된 한약 강의나 학회 강의를 통한 공부 외에 MBTI 일반 강사 자격증이나 인지행동 심리상담사 자격증도 모두 학부생 때 땄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던 원동력은 다른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었어요. 사회에 나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아는 게 별로 없다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동시에 마치 러닝머신 위에 서 있는 것처럼, 시간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가는 게 느껴졌어요.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미래의 내가 후회할 것이 뻔하니까, 지금 열심히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컸죠. 그리고 평소에 의대생보다 한의대생이 공부를 훨씬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졸업 후 운이 좋아서 잘 풀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운이 사람을 따라가지, 사람이 운을 따라간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Q3. 한방신경정신과로 대학원 전공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학부 때부터 심리학과 한방신경정신과에 관한 관심은 있었어요. 다만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건 카페 창업을 넘어서서 온라인 심리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카페에서 진행하던 심리 검사를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차근차근 바꾸고, 상담사와 연계해 상담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한의사로서 정신건강 영역의 전문성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신건강 영역은 한의학 자체가 심신의학이라 분명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아직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에, 사업을 통해 알리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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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카페 예담을 한방심리카페로 확장하여 차와 심리 검사를 연계한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 어떠한 계기로 병원 진료와 동시에 한방심리카페를 접목해서 운영하게 되셨나요?


‘민간요법과 한의학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느낀 것이 계기가 되었어요. 저는 한의사가 되고 싶어서 한의대에 진학했고, 한의사로 사는 삶에 굉장히 만족합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경동시장이나 건강원에서 한약을 지어서 먹는 게 저렴하다.”, “불법적으로 시술된 침을 맞고 고막이 파열되어 응급실에 갔다.”, “찜질방에서 습부항을 뜨고 간염에 걸렸다.”, “간판 없는 집에서 뜸을 뜬 이후 한쪽 팔이 붓고 열나고 움직일 수 없다.” 등 다양한 종류의 민간요법 시술에 후에 생긴 부작용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한의사로서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들이 민간요법과 한의학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한의원이 아닌 공간에서 한의학과 민간요법의 차이점을 알리고자 카페를 운영하게 되었어요. 한의학이 왜 어떤 면에서 민간요법과 다른지, 그것에 대한 경계부터 바르게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Q2. 의료인으로서 카페를 운영할 때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딱히 의료인으로서의 장단점은 없다고 생각해요. 의료인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곳은 병원이기 때문이죠. 다만 제 일신(一身)의 장점이라고 하면 병원에서의 나 외의 명확한 부캐가 생기는 거죠. 그로 인해 병원에서 만나지 못하는 전혀 다른 영역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한의사와 다른 업무를 하면서 일신의 발전이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한편 단점이라고 하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카페 운영이 힘들다는 것이에요.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예쁘고 멋있어 보이지만, 그 내부에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매우 많아요. 예전에 메디스트림에 글을 남긴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 기억나는 댓글 중 하나가 “카페 사업이 한의원 운영보다 딱 2배 이상 힘들다.”라는 말이었어요. 또한 사업을 하시는 모든 선배가 “나는 괜찮기는 한데 별로 추천하지 않아요.”라고 이야기하셨는데, 제가 직접 나서서 해보니 정말 이상과 현실은 아주 다르더라고요.


Q3. 원래 카페나 차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쌍화차, 쌍화 밀크티, 체질차 등 다양한 메뉴 개발의 뒷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원래 카페라는 공간을 좋아했어요. 학생 때는 하루에 2~3번씩 카페에 가다 보니 이럴 바엔 카페 지분을 가지는 게 더 싸게 먹힐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카페를 하게 되니, 제 카페 말고 남의 카페에 가서 돈을 쓰게 되더라고요. 제 카페에서는 자꾸 일해야 할 것들이 눈에 보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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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직원들 혹은 제 주변 사람의 아이디어, 그리고 손님들의 컴플레인을 통해 만들어져요. 예를 들어서 “쌍화차가 너무 쓰다. 그리고 시원하게 먹고 싶다.”라는 컴플레인에서 쌍화 프라푸치노가 나왔고, 우유를 넣어보고 싶다는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쌍화 밀크티가 개발되었죠. 자몽허니쌍화차 같은 경우는 쌍화차의 진피 향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중, 신맛이 스트레스라면 그 신맛을 극대화해 보라는 지인의 조언을 통해 만들어졌어요. 덕분에 스타벅스에 자허블 (자몽허니블랙티)이 있다면, 예담에는 자허쌍 (자몽허니쌍화차)이 있게 되었죠.


Q4. 한방병원 근무와 카페 운영을 동시에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힘든 점은 체력적인 측면이에요. 그렇지만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방안을 생각해낼 수만 있다면, 힘들어도 버티고 참을 수 있더라고요. 실제로 코로나19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 생기면서 카페에 손님이 줄고 적자가 나는 상황이 벌어졌죠. 그러나 저에게는 진료와 카페 운영, 이 두 가지 일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했어요. 그리고 카페라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온라인으로 방향을 바꿔서 사업을 확장하면 되겠다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었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5. ‘식품용과 의약품용 한약재의 차이’에 대해 쓰신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오히려 생각이 더 굳어졌어요. 식품용 한약재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관리가 안 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식품용과 의약품용 한약재가 엄연히 다르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명확하게 심어주든가, 아니면 식품용 한약재까지도 관리의 영역으로 넣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의외로 쌍화차와 쌍화탕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손님들이 굉장히 궁금해합니다. 제가 인수한 이 카페를 20년 동안 운영하셨던 이전 사장님은 쌍화차와 쌍화탕이 뭐가 다른지 잘 모르실 뿐 아니라 그 차이에 대해 제대로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쌍화차와 쌍화탕이 다르다고 말하니, 그 차이점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흥미로워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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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최근에 ‘(주) 마음스토리’라는 힐링 사업도 진행하게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업인지 말씀해주세요.


카페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던 심리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확장한 것입니다. 마음 상태에 대해 심리 검사를 진행한 후에 개인 맞춤 심리 보고서와 솔루션도 함께 제시합니다. 솔루션에는 심리 상담, 힐링 프로그램뿐 아니라 신경정신과 한의원도 포함되어 있어요. 한의원에서 신경정신과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거든요.


한의사로서의 역량을 이야기하기에 저는 아직 어리고 임상 연차도 적어요. 이에 젊은 한의사로서 지금, 이 순간 제가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무엇일지 고민한 끝에 진행하게 된 사업이에요. 정신건강 영역에서 한의원을 언급함으로써 한의사의 영역을 넓혀보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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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앞으로 한의사로서, 그리고 카페 운영에 있어서 목표와 계획이 궁금합니다.


지금은 카페에서 진행하던 심리 프로그램을 자체 온라인 홈페이지로 이전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현재 정신건강 영역의 온라인 분야에서 상담사나 의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있지만, 한의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아직 없기에, 한의사인 제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정신건강 영역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죠.


앞으로도 한의사로서 심리 검사 개발과 건강식품 및 한약 의약품의 구분, 그와 관련된 콘텐츠 개발 등을 꾸준히 할 예정이에요. 가끔 사업이 잘되면 진료를 그만둘지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저는 한의사로서 진료를 보는 것이 행복하고 보람찹니다. 진료실에서 더 나은 이야기를 해드리기 위해 카페를 창업했던 것처럼, 힐링 사업도 역시 임상 한의사 입장에서 바라보고 진행해나갈 예정입니다.


Q2. 다시 한의대생으로 돌아간다면,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혹은 지금 한의대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매년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접해요. 제가 2019년도에 졸업했는데, 본과 4학년 때에는 졸업 1년 차 겨울에 카페를 인수하여 운영하고 있을지 몰랐어요. 그리고 졸업 2년 차 겨울에 법인을 내고 온라인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을 못 했죠. 이처럼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막연한 미래에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것을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생 때로 돌아가도, 되고 싶은 한의사의 모습을 위해 매 순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최선을 다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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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웠던 카페 예담에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선생님과 즐겁게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사전 질문지에 상세한 답변은 물론, 열정적인 자세로 인터뷰에 임해주신 이지현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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