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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겨우 40을 넘겼는데 갑자기 머리털이 한 움큼씩 빠져 울상이 된 희정씨.

“피부과에 가니까 외제 샴푸를 권하더라고요. 3개월 동안 매일 감았는데 효과가 없었어요. 다음엔 발모제를 또 서너 달 발랐는데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대학병원으로 갔어요. 거기서 머리털을 한 올 뽑아 보더니 지루성이라고 가려우면 먹으라고 알약을 주대요. 매일 한 알씩 먹었는데 계속 더 빠져서 이렇게 됐어요.”

손으로 만져보니 아기처럼 가늘고 힘이 없고 숱이 없다 보니 머리칼을 엷게 펴서 두피를 가리고 핀을 꽂고 있었다.

“언제부터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지요? 그때 혹시 심한 스트레스 받은 것은 없고요?”

“원래 신경이 예민하고 잠을 잘 못 자요. 맨날 피로하고 손발이 화끈거리기도 하는데요. 요즘은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땀도 나요. 불안해서 미치겠어요. 여자 대머리도 있나요?”

“안드로겐이라는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으니까 남자가 더 많지요. 초초하고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받으면 호르몬에 영향을 줘서 머리에 더 해로워요. 지금부터 마음을 평화롭게 가지고 다시 시작하죠. 왜 애기 낳고도 엄마들 다 머리카락 빠졌다가 다시 나잖아요. 긴 머리는 중력 때문에 더 잘빠지니까 우선 단발로 잘랐다가 좋아지면 다시 기르면 좋을 것 같아요.”

두피로 가는 혈관은 외경동맥(external carotid artery, 外頸動脈)과 측두동맥(temporal arteries, 側頭動脈)인데 희정씨는 낮은 저혈압에 수시로 편두통과 어지럼증이 있고 축농증도 있어서 모낭에 혈액공급과 산소가 부족하였다. 두피에 영양이 모자라니 발모제를 발라서 솜털이 나다가도 유지가 안 되고 다시 빠진다. 비싼 샴푸를 쓰면 뭘 하나 영양이 뿌리 속으로 공급되야지 겉에서 바르기만 해서는 소용이 없다.

머리털이 빠지는 이유

하루에 빠지는 머리털은 70-100개.

머리칼을 자라게 하는 모낭엔 모근이 들어있어서 짧으면 3년에서 길면 7년까지 활동을 한 후 휴지기에 들어가서 발모작용을 쉰다. 활화산이 갑자기 휴화산처럼 잠잠해지면서 충전기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중년에 들어서자 갑자기 영구히 조업을 중단하고 공장문을 닫는 모낭이 자꾸 늘어나니 머리숱이 적어지고 결국에는 대머리가 되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중년 시절 사진을 보면 빼다 박은 느낌이 드는 게 유전의 영향이 커서 부모를 닮는 것 같다.

여자들은 애기 낳고 나서 머리카락이 정신없이 빠진다. 무섭게 빠져서 이러다가 혹시 대머리? 걱정스러운 경우가 있지만 몸에도 버거운 임신출산의 고단함과 혈액 공급부족 및 호르몬의 영향으로 빠질 만큼 빠지고 백일이 지나면 반갑게도 다시 머리가 자라기 시작하니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아이도 백일 정도 키워야 사람꼴이 되고 엄마도 몸이 회복된다 해서 가족들이 모여서 기뻐하며 덕담을 나누는 백일잔치를 하는 것이다.

나무는 뿌리에 영양이 부족하고 물이 부족해서 건조하면 죽고 만다. 너무 지나치게 물구덩이 뿌리가 습해도 썩고 병충해에 시달려도 살기가 힘들다. 머리도 똑같다. 장티푸스 같은 고열로 시달리거나 머리카락 성장을 방해하는 환경이면 머리칼은 빠진다. 갑상선기능이 저하되어 호르몬분비가 안되거나 부신기능 이상에 의한 내분비 장애도 탈모의 원인이다.

그러나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두피 혈액순환장애이다.

직장을 전직한 경우, 시험 염려증, 전학 스트레스, 학교의 왕따, 실연이나 이혼 등 가정생활 갈등, 사업실패 등 극심한 정서갈등을 겪으면 머리가 빠지거나 동그랗게 원형탈모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털 뿌리에 영양을 주자

털이 나오는 구멍은 모낭이라는 주머니로 피부밑 진피층에 들어 있다. 여기엔 신경과 혈관이 분포되어 있으므로 영양을 공급받아 털 뿌리 모근에서 소의 뿔이나 염소의 발굽의 성분과 같은 단백질을 원료로 털 세포를 만들어 낸다. 털은 분명 살아있는 세포이나 피부 밖으로 나오면 각질화가 일어나 딱딱해지니 알고 보면 털은 아주 가늘고 보드라운 뿔일세그려.

피부 아래 0.3cm 깊이에 있는 털 생산공장인 모낭은 하루 24시간 내내 길게는 7년 동안 일을 하다가 휴지기에 들어간 후 다시 충전을 해서 조업을 개시한다.

두피의 피지선이라는 모낭 안에서 나오는 기름은 머리카락에 자르르 윤기를 주고 방수코팅을 해주는 천연 영양로션이다. 피지선이 없다면 얼굴은 기름 안 바른 날김 같을 것이고 머리칼은 푸석하니 갈라져서 부서질 것이다.

아무리 화장품이 좋아도 내 몸에서 생산하는 맞춤 기름만은 못한 것. 합성세제와 다름없는 샴푸를 너무 쓰면 기름 막이 벗겨지고 머리칼이 가늘어진다. 몸이 불결하다는 생각, 머리를 매일 감아야 깨끗하다는 편견을 버리고 기름이 좌르르 돌게 좀 내버려 두는 것이 모발에는 득이 된다. 개기름이라는 말을 모낭이 들으면 무지 섭섭해 하니 고운말을 씁시다.

머리털이 건강해지려면

털 뿌리 모낭의 건강을 챙겨야 머리털이 잘 자란다. 모근이 씩씩하게 잘 자라려면 몸의 전반적인 상태가 우선 좋아야 하고 두피의 혈액순환이 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머리 두피로 가는 혈관은 심장에서 나와서 목을 통과하는 외경동맥이다. 너무 심한 저혈압은 두피의 혈액공급마저 빈혈을 초래한다.

(세수할 때 앞목 닦는 곳 옆 근육 깊숙이 머리로 가는 경동맥이 지나간다. 열심히 마사지 해줄 것!)

머리는 열받지 않고 서늘하게 적당히 온도를 유지 시켜줘야 한다. 머리에서 유난히 열이 나서 땀 흘려 식히느라 이마로 눈으로 뒷덜미로 목으로 가슴으로 땀이 흘러내리는 분들을 보라. 머리털이 열로 빠져서 대머리가 되기 쉽다. 사정이 그러하니 가짜 열을 만들어내는 커피, 담배, 설탕이 들어간 음료수, 너무 매운 음식들은 해로우니 절제품목이다.

털에 좋은 식품

오히려 머리에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려면 털의 재료가 되는 단백질도 필요하다. 소머릿고기, 골뱅이, 달걀흰자, 초란, 뱅어포, 새우껍질 등이 좋다.

털은 몸에 난 나무이요 풀이니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어줘야 풀이 무성해진다.

싹이 나는 씨앗들이 좋은데 발아현미, 무싹, 녹두나물, 콩나물, 죽순, 달래, 취, 돌나물, 총각무, 파강회등 복잡 요리 대신 슬쩍 데치기만 해서 먹으면 좋다.

검은깨, 콩은 기본.

샴푸

샴푸라는 합성세제로 너무 기름기 빼내지 마시라. 머리카락 가늘어진다.
하루는 샴푸, 다음날은 맹물 따스하게 감아주기 반복.
피지선의 흥분으로 떡 지는 것. 다 이유가 있다.
두피 마사지와 브러쉬, 이거 습관들이면 두피 피지선이 자율적으로 조절된다. 쵝오!
 

© 이유명호 원장의 애무하면 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