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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꽤 빠르게 찾아오면서 가을 없는 겨울 같은 날씨입니다. 11월은 따뜻한 차를 더 찾게 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차는 성질이 차다고 알려졌지만, 여기에서 차다고 하는 것은 열을 식히고 두통을 완화한다는 의미인 한편, 위장 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에 소화기가 약하신 분이 빈속에 차를 진하게 너무 많이 마시면 속 쓰림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차 한 잔은 그 자체로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효과가 있고 소화가 더 잘 되게 하고 식욕을 돋우어 주기도 합니다.

겨울에 어울리는 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따뜻한 우유를 넣은 밀크티나 생강, 계피 등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약재를 넣은 차 혹은 우유와 함께 더 다양한 향신료를 넣어 끓이는 인도식 차이 같은 것들이 차 브랜드의 겨울맞이 트렌드입니다. 그리고 11월이 되면 크리스마스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많은 차 브랜드에서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상품이나 블렌딩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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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온 마살라차이 +

홍차에 생강, 카다몬 등이 블렌딩되어 있지만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부담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의 생강 향과 시원하고 상쾌한 향기입니다.

+ 그리폰티컴퍼니 스트레이츠차이 +

잇꽃, 회향, 카다몬, 후추, 정향 등이 들어 있습니다. 매운 듯한 향기에 살짝 짜릿한 느낌과 어우러지는 부드럽고 시원하고 상쾌한 향기가 있습니다.

인도의 마살라 차이는 보통 차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인도에서 차를 뜻하는 말입니다. 인도에서 차는 대부분 수출용으로 서민들이 마시기엔 꽤 비싼 음료였기 때문에 찻잎만으로 내지 않고 향신료를 넣고 물과 우유를 부어 양을 불려 팔았던 것에서 인도식의 차이 레시피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젠 차이가 더 특별한 음료로 보이기도 하는 걸 보면 꽤 위상이 달라진 레시피입니다.

차이에는 대개 생강, 후추, 계피, 클로브 (정향), 카다몬 (소두구) 등의 따뜻한 성질을 가진 향신료들이 주로 들어가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하는 레시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찻잎은 대개 진하고 강한 풍미의 아삼 홍차를 사용합니다. 우유가 풍부하게 들어가는 편이라서 홍차나 향신료의 강한 맛이나 위장 자극을 줄여주고 독특한 향신료 풍미를 가진 조화로운 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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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피시아 차이백 카다몬 & 페퍼 +

CTC 홍차에 카다몬, 월계수잎, 계피, 핑크 페퍼, 정향 등이 배합되어 있습니다. 전자레인지에서 사용 가능한 포장지를 사용한 티백으로, 먼저 물을 붓고 전자레인지에 돌린 후 다시 우유를 부은 후 전자레인지에 한 번 더 돌리는 간편한 방법으로 정통적인 차이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집에선 향신료를 다양하게 갖춰두고 차를 마시기 힘든데, 요즘에는 차이의 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브랜드에서 차이용 블렌딩이 든 찻잎이나 티백을 판매하고 있어 집에서도 간단하게 차이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간혹 우유가 맞지 않는 분은 우유 없이 향신료만 넣은 차를 드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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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니앤손스 홀리데이 +

크리스마스 한정 홍차로 찻잎에 감귤류의 껍질, 아몬드, 정향, 계피 등을 블렌딩하였습니다. 꽤 진하고 향신료의 향기가 또렷한 편입니다.

+ 스타벅스 조이풀 메들리 티라떼 +

밀크티 속에서 재스민 향기와 살구 향이 느껴지는 따뜻한 라떼입니다. 스타벅스의 크리스마스 시즌 차로 한국에선 2017년 이후로 판매하지 않아서 아쉬운 차기도 합니다. 원래의 블렌딩은 우롱차가 섞여 있어 산뜻한 느낌에 재스민 향기에 살구 향 등 과일 향이 서로 섞여 있어서 스트레이트로도 맛있는 조합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차들 역시 인기를 끌게 되는데요.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때문인지 달콤한 바닐라 향이나 머핀이나 빵을 구웠을 때 나는 향, 캐러멜 향, 케이크를 떠올리게 하는 딸기나 크림 향 등을 곁들인 차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와인을 연상시키는 포도 향이나 겨울철 많이 먹는 과일잼 종류의 향도 빼놓을 수 없겠죠. 하지만 그 이상으로 계피가 들어간 차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아마도 뱅쇼 같은 겨울철 음료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홍차의 블렌딩에도 많이 반영된 영향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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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피시아 오렌지 포맨더 +

다즐링 베이스에 오렌지 껍질, 생강, 정향, 계피의 블렌딩으로 다즐링과 오렌지 포맨더의 소재를 활용했습니다. 비교적 부드러운 느낌의 맛과 질감에 상쾌한 느낌의 향기를 보여주는 향신료 가향차입니다. ​

유럽의 크리스마스 시즌의 장식물 중 오렌지 포맨더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오렌지에 못처럼 생긴 향신료인 정향을 꽂고 계피나 다른 향신료들과 곁들여 방향제처럼 걸어 두는 용도입니다. 겨울철의 전통적인 이미지 중 하나라서 그런지 크리스마스 블렌딩에 오렌지 껍질이나 향신료가 같이 들어간 조합도 종종 보입니다. 어느 나라나 겨울철 분위기를 내는 차의 소재가 가진 느낌이 비슷한 건 꽤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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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계명차 온기충전 계피생강차 +

발효차 베이스로 생강, 계피, 모과, 감초, 수국잎, 구기자 등이 들어 있습니다. 물처럼 마실 수 있는 느낌에 또렷한 생강 향이 인상적입니다. 마시는 느낌은 가볍지만 마시고 난 후 생강이 분명한 포인트를 갖고 있습니다. 설탕이 걱정인 분들이 마시는 생강차로 좋은 블렌딩과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 루피시아 진저티 +

티백 속 하얗게 보이는 덩어리가 말린 생강입니다. 홍차와 생강만의 블렌딩으로 생강 향이 뚜렷하지만 매운맛이 과하지 않고 홍차의 질감이 받쳐 주고 있어서 마시기에 편하면서도 살짝 아린 듯한 매운맛이 잘 어울립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찻잎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차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지만, 관습적으로 차라고 부르는 종류의 차도 있습니다. 익숙한 이름의 유자차, 생강차, 모과차 같은 것들이죠. 모두 겨울에 잘 어울리는 차들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생강, 목을 시원하게 하는 모과, 상큼한 맛으로 풍부한 비타민을 공급해주는 유자를 따뜻하게 섭취하는 방법으로 손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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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설록 삼다연 유자 +

오설록의 숙성 발효차인 삼다연에 유자 껍질이 들어간 블렌딩입니다. 깔끔한 맛에 또렷한 유자 향이 잘 어우러지는 차입니다.

+ 유자병차 +

속을 파낸 유자 껍질 안에 찻잎을 숙성시킨 차로 진피차 비슷한 느낌에 더 또렷한 유자 향, 깊이 있는 차의 맛이 서로 어우러진 진중하고 무거운 느낌의 차였습니다.

한국에선 흔한 식재료다 보니 유자에 찻잎을 혼합한 독특한 차도 있습니다. 찻잎을 유자 껍질 속에서 숙성시키거나 혹은 말린 유자 껍질을 차에 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대와 달리 말린 유자 껍질을 우려낸 맛은 유자청의 그득하고 진한 유자 향과는 거리가 먼 편입니다. 귤피차처럼 푹 삶은 듯한 맛에 가까우면서 은은하게 유자 향이 곁들여지는 정도죠.

비슷한 조합으로 중국에서 소청감이라는 작은 감귤류의 속을 파내고 보이차를 채워 숙성시킨 차도 유명합니다. 한국에서도 좀 더 차를 마시는 사람이 늘어나면 한국적인 겨울 차 조합도 더 다양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됩니다.

추워지는 겨울, 크리스마스 시즌의 다양한 차로 몸을 따뜻하게 해보세요. 겨울철 추위는 체온 유지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해서 체력이 떨어지거나 졸린 원인이 됩니다. 따뜻한 옷을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 안쪽이 따뜻해지면 몸이 에너지를 훨씬 덜 소모하게 됩니다. 그래서 겨울철 풍부한 감귤류의 과일, 따뜻한 성질의 향신료 등이 들어간 따뜻한 차 한 잔은 춥고 졸린 겨울을 따스하게 해주는 한약 같은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아울러 특히 겨울철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쥐가 잘 나거나 새벽에 갑자기 설사를 하는 분들은 수면 양말을 꼭 신고 주무세요. 겨울철에 주무실 때 발을 따뜻하게 해주면 새벽에 피부 온도가 떨어지면서 생기는 증상들이 많이 완화됩니다.

© 제준태 원장의 열두 달의 수다(秀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