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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기학에서 계묘년은 2023년 1월 20일 대한(大寒)부터 시작되고, 3월 20일 춘분(春分)에 우리가 흔히 봄이라고 하는 계절이 온다. 운기학에서는 한 해가 여섯 가지의 특징으로 구분된다 하여 6기로 나누는데 대한부터 춘분 전날까지의 2개월이 제1기이고 2023년 3월 20일 춘분부터 2개월간을 제2기로 규정하였다.

지구 위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기운을 주기(主氣)라 하는데, 제2기의 주기는 군화(君火)로서 모든 자연계의 물체가 퍼져 나가도록 하는 기운의 씨앗이요 정수 (essence)이며 불씨이다. 그래서 이때부터 따뜻한 기운이 천지를 뒤덮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사가 어디 뜻한 대로만 되던가. 항상 때때로 찾아오는 고난이 있듯이, 우리를 수시로 힘들게 하는 손님과 같은 기운을 객기(客氣)라 하는데, 이 기간의 객기는 상화(相火)로서 군화가 왕이라면 그 뜻을 받들어 온 세상이 활발하게 돌아가도록 가열하는 재상의 기운이다.

한 해 여섯 단계의 변화는 일정 기간의 주기와 객기 상호 간 힘의 균형으로 설명한다. 흔히 오행의 상생과 상극으로 설명하면 된다. 그러나 계묘년 제2기처럼 주기와 객기가 모두 화(火)일 경우는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군위신즉순(君位臣則順) 신위군즉역(臣位君則逆)” 

“왕이 신하를 억제함은 마땅한 일이나, 신하가 왕을 억제함은 반역이다.”

운기학적으로 설명한다면, 상화가 주기일 때 군화가 객기로 와서 주기를 억제하려 함은 마땅한 일이나, 군화가 주기일 때 상화가 객기로 와 주기를 억제하려 함은 반역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천문 한의학자들이 수천 년간의 통계로 살펴보았더니 반역의 해에 병이 들면 병세가 매우 빠르고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경>에 계묘년 제2기에 발생하는 백성들의 질병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온역 (온열성 전염병)이 창궐하고 많은 사람이 폭사(暴死)한다.”

인체에는 자연계처럼 항상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는 시스템이 있다. 예컨대 몸이 정도 이상으로 차가워지면 스스로 열기를 일으켜 균형을 유지하고, 정도 이상으로 뜨거워지면 스스로 차가운 기운을 발동시켜 열기를 식힘으로써 균형을 유지한다.

몸에 상화(相火)가 심해지면 차가운 한수(寒水)가 발동하고, 군화(君火)가 심해지면 vital essence인 음정(陰精)이 발동한다.

한의학에서 한수나 음정은 모두 신(腎)이 주관하고, 신은 면역 기능이 발휘되는 본부로 보고 있다. 왕궁을 신하의 군대가 밀고 들어오면 왕은 친위군을 동원하여 맞싸우게 된다. 신하와 왕이 모두 비정상적으로 흥분하게 되고 균형을 유지하려는 신의 한수와 음정이 발동하여 본부를 비우게 된다. 즉, 면역반응에 치명적인 허점이 나타나게 되는데, 만일 이럴 때 코로나와 유사한 열성 전염병에 이환되면 병세가 순식간에 생명의 본부를 점령하게 되므로 폭사(暴死)한다고 한 것으로 사료된다. 임상적으로 보이는 현상을 한의학적으로 설명한다면, 전염병의 열기가 폐렴을 일으키지 않도록 우리 몸이 스스로 조절해야 하는데, 이를 실행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고 설명해야 할 것이다.

정말 그럴까? 의구심도 들 수 있다. 그러나 천년도 넘게 버젓이 고전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건만 그동안 그 어떤 후세의 의사도 이에 대해 비판하지 않았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즉, 우리가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할 필요는 있는 것이다.

첫째로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데 따른 해이해진 마음 말이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빈틈없는 예방 생활을 실천해야 한다.

둘째로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은 평소의 음식 생활이다. <내경>의 기록에서는 맛이 맵고 몸의 열기를 식힐 수 있는 식품을 주재료로 하고 단맛과 짠맛을 보조 재료로 하여 음식을 구성하라고 하였다.

주재료로 적합한 식품은 참취, 고들빼기, 머위, 무, 미나리, 쑥갓 등을 들 수 있고, 이 재료들을 활용한 전통 음식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동치미 <궁중음식> 무를 주재료로 하는 전통 음식

무 20개 (10kg), 소금 2컵과 물 5컵으로 만든 소금물, 실파 100g, 갓 100g, 청각 100g, 풋고추 (삭힌 것) 100g, 붉은 고추 5개, 마늘 40g, 생강 20g, 배 2개

2. 미나리나물 <궁중음식> 미나리를 주재료로 하는 전통 음식

미나리 300g, 쇠고기 50g, 실고추 약간

고기 양념: 간장 1/2큰 술, 설탕 1작은 술, 다진 파 1작은술, 다진 마늘 1/2작은 술, 깨소금 1/2작은 술, 참기름 1/2작은 술, 후춧가루 약간

3. 침채 동치미 <부인필지> 무와 미나리가 같이 들어가는 전통 음식

쇠고기 육수 두어 동이에 생선 말린 것과 황우 쇠고기를 넣고 달여서 식힌다. 파, 생강, 고추, 청각, 미나리도 켜켜로 넣는다. 마늘도 갈아서 붓고, 어육 달인 물에 무 달인 물을 섞어 체에 밭쳐서 가득 붓는다. 위를 잘 덮고 흙으로 아주 묻었다가 연말이나 초봄에 먹으면 기가 막히게 맛있다. 무는 썰지 않고 통째로 담는 것이 좋다.

4. 말린 취나물 <궁중음식> 참취를 주재료로 하는 전통 음식

취 불린 것 200g, 식용유 2큰 술, 물 2큰 술, 깨소금 1작은 술

양념: 국간장 1큰 술, 다진 파 2작은 술, 다진 마늘 1작은 술

※ 본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로, KMCRIC의 공식적 견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안문생 박사의 약선설계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