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밤을 지킨다! 평창동계올림픽 야간진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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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문을 닫은 시각, 평창동계올림픽 야간진료소에는 환자를 진료하는 평창지역 공중보건의 한의사 선생님들이 계셨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열정이 넘치는 진료 경험부터 한방재활의학과 수련과정까지 생생한 이야기를 현재 공보의 복무 중인 유덕주 한의사에게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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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지금 무슨 일을 하고 계시나요?


경희대학교한방병원에서 수련의를 마치고 강원도 평창에서 3년간의 공보의 복무 중이고 이제 2년 정도 되었어요. 평소에는 허리나 어깨, 다리 등 만성적 통증으로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계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침 치료나 물리 치료를 해서 불편함을 감소시켜드리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따금 경로당이나 회관 등에 출장을 나가서 어르신들의 생활 및 건강관리 상담이나 간단한 명상, 아로마테라피, 한방차 만들기처럼 한의학과 관련된 지역 사업을 같이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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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용평 공보의만이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나요?


다른 지역에 비해 레저를 즐기기에 좋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주변에 휘닉스파크라는 큰 스키장과 레저시설들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공기와 물이 맑아서 낚시도 즐길 수 있고요. 위치도 영동고속도로 평창 IC 근처인 데다가 최근에 올림픽을 계기로 평창역, 진부역이라는 KTX역이 생겨서 교통도 편하고 서울까지 접근성도 좋아요. 메밀, 옥수수, 감자, 사과, 배추 등 특산물이 많이 나는 곳이라서 산지에서 직접 구매하여 가족들에게 보내주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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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그럼 동계올림픽 경기장과도 가까운가요?


평창이 매우 커요. 서울의 3~4배 정도 될 거예요. 제가 근무하는 곳은 용평면인데, 용평 스키장 근처에 있는 것 같죠? 오히려 휘닉스파크 (평창 IC) 근처에 있어요. 올림픽 경기가 주로 개최되었던 대관령은 제가 있는 곳에서 조금 멀어서 고속도로를 이용해도 약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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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전문의를 취득하시고 공보의를 가게 되신 이유가 뭔가요?


남자 수련의라면 일단은 병원 지원할 때 군의관에 동시에 지원하면서 역종 분류를 통해 군의관 또는 공중보건의로 나뉘게 돼요. 저를 찾으시는 평창 어르신들의 외침을 들어주셨는지 공중보건의 쪽으로 배치를 받게 되었네요. 사실 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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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평창올림픽 야간진료소 근무는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봉사할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 거잖아요. 거기에 올림픽의 Host city (개최지)에서 근무하게 되었으니, 저 역시 평창에 배치를 받으면서 올림픽에서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더불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한의학을 홍보할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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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하며 근무하던 중, 올림픽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평창군 보건의료원에서 올림픽 보건사업을 진행한다고 해서 봉사하게 되었어요. 야간시간에는 경기는 계속 열리는 데 비해서 평창의 의료기관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관광객과 자원봉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의료지원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움직여 야간진료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Q2. 야간진료소의 하루 일정이 궁금합니다.


보통 평일은 로컬 의원이 열지 않는 시간 위주로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운영해요. 주말 같은 경우에는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점심, 저녁 1시간 제외) 운영을 했어요. 오전 시간에는 원래 근무지에서 어르신들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오후에 따로 출장을 내서 여기서 저녁 시간에 근무를 하고 있어요. 급성으로 올 수 있는 질환인 발목 염좌, 허리 통증, 소화 불량 환자들이 일반적이었어요.


Q3. 진료 중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나요?


평창에 놀러 왔다가 소화불량으로 급체하여 온 중학생 환자가 기억에 남아요. 제 경우에는 어렸을 적에 침을 엄청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는데, 어린 친구가 침을 무서워하지 않고 거부감 없이 잘 맞더라고요.


Q4. 외국인 진료에도 대비가 되어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외국인 환자도 있었나요?


감기 환자가 상담을 위해 잠깐 찾아왔었는데,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외국인들을 위한 통역이 잘 되어있거나 일행 중 1~2명은 한국어 (최소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외국인 환자가 찾아왔을 때 한의학을 홍보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보람 있었어요.


Q5. 한의과에 다른 지소 한의사 공보의 분들도 근무하셨나요?


네. 순환 근무로 진행했어요. 그래서 하루는 올림픽을 보러 갈 수도 있었고요. 4명이 있었는데 한 명은 대관령 지소에 원래 있던 선생님이고 나머지는 돌아가면서 근무를 했었어요. 하필 제가 근무하는 날 중앙일보 기자가 왔는데, 대비 하나도 안 하고 초췌한 상태로 갔더니 사진도 정말 초췌하게 나왔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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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평창동계올림픽 경기도 직접 보셨나요?


야간진료소 근무가 없던 날 보건소 근무를 마치고 저녁에 쇼트트랙 결승전을 보러 갔어요. 그날 대한민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서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최민정 선수가 뛰었던 계주 경기예요!


Q2.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경험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엇인가요?


평창올림픽은 겉으로 볼 때는 눈과 얼음의 차가움을 대상으로 하지만, 그 속에는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 전 세계인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즐기는 열기가 공존하는 멋진 축제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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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평창올림픽에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폐회식 때 드론 쇼를 직접 라이브로 보면서 한국의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느꼈어요.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이 평창에 찾아와서 함께 축제를 즐기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러한 축제 중에 극히 작은 일부분이지만, 저 역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뿌듯했어요. 딱히 힘든 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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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재활의학과에서 수련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래 근골격계 쪽으로 관심이 많았었어요. 그래서 학생 때부터 근골격계와 관련된 과로 생각을 하고 있었고, 지도교수님과도 상담을 몇 번 했었던 것 같아요. 일반수련의로 근무하면서 실제 다양한 환자들을 경험하고 어떤 점을 배울 수 있는지도 보았고요. 병원 수련은 본인 목표에 따라서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본인이 그 질환에 관심이 있고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면 수련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과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한방재활의학과의 경우는 추나 등의 기술뿐 아니라 각종 질환의 환자를 보고 고민하면서 남는 게 있었어요. 그리고 병원에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환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로컬에서는 환자군이 비슷하거든요.


Q2. 졸업을 앞둔 한의대 본4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저는 무엇보다도 환자들의 마음을 토닥여줄 수 있는 한의사가 좋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이 인생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쌓는 거예요. 제게는 생업에 바쁠 때보다는 아무래도 학생 때, 특히 본4 실습 때가 그런 경험을 쌓기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한의학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겠지만, 한의학 공부 외에도 여행 등을 다니면서 많은 경험을 쌓고 환자들의 마음을 읽어줄 수 있는 한의사가 되기를 기원해요.


Q3. 공보의가 끝난 이후 다음 진로는?


여러 길이 있을 것 같아요. 로컬 부원장이 될 수도 있고, 한방병원에서 진료를 볼 생각도 가지고 있어요. 개원은 아직 로컬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좀 더 경험을 쌓고 생각해 보려고 해요. 아직은 기간도 좀 남았고 조금 막연해서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어요.


Q4. 마지막으로 2018년에 어떤 목표가 있으신가요?


환자를 보며 기본적으로 한의학 공부를 하고, 공보의 때에만 할 수 있는 공부와 경험도 쌓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경제에 관심이 많아 책을 읽어 경제공부도 좀 하고 있고요. 운동을 통한 자기관리 및 건강관리도 하고 여행도 많이 다닐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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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생생한 경험담을 전해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국제적인 행사에서 한의학을 알리고 봉사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유덕주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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