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을 영어동화로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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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물을 통해 영어로 한의학을 소개한다! ㈜올댓코리안메디슨 대표이자 경희고정민한의원의 고정민 원장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학부 때부터 한의학의 세계화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신 결과 영어로 쓴 한의학책 출판을 시작하셨다고 하는데요, 고정민 원장님께 직접 듣는 Coco의 마법 같은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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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지금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한 학번 아래 후배인 권효정 한의사와 함께 출판, 번역, 통역을 위주로 하는 법인을 운영하고 있어요. 법인을 설립한 지는 2년 정도 되었고, 본격적으로 일을 한 것은 1년 반 정도에요. 한의학의 세계화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 계속 남게 될 자료인 종이책을 써보자고 생각했어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많이 배운 계층이 침을 맞고 한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문화권이 다르다 보니 한의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한의학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해요. 자녀들에게 한의학을 설명해주려고 해도 경험이나 치료 원리를 설명할 자료가 없고요. 그래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림책 형태로 된 동화 시리즈를 구상했어요.


책마다 한의학적인 요소를 하나씩 넣었어요. 예를 들면 발이 삐었는데 원위취혈 (遠位取穴, 멀리 위치한 혈자리에 침 놓기)을 하여 발이 아닌 손에 침을 맞고 낫는 장면을 넣고, 책의 맨 뒤에는 ‘What is acupuncture?’ ‘What is herbal medicine?’ 등의 설명을 넣어서 환자의 보호자들이 읽어볼 수 있게 했어요.


Q2. 한의학의 세계화에 관심이 많으시군요! 저도 한때 한의학의 세계화가 꿈이었어요.


학부 때부터 한의학의 세계화에 대한 의지가 컸어요. 그래서 현재 대구에 있는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후배 권효정과 함께 행사 통역이나 코엑스 박람회에도 자주 참여했어요. 그런데 이런 행사만으로는 한의학의 세계화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 들었어요. TCM (중의학)을 보면 중국 위주로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어요. 논문도 많이 나오고 약재명이나 처방명도 중국식으로 많이 나와요. 이러다가는 Korean Medicine (한의학)이 TCM이나 CAM (보완대체의학)에 완전히 잠식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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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세계화를 고민하면서 국내에서의 외국인 진료도 알아봤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외국인이 한국에 관광을 목적으로 와서 비만이나 미용 치료를 체험해보는 수준이지, 지속해서 이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아요. 게다가 한국에 있는 외국인은 대부분 영어학원 강사인데, 체류 기간도 짧고 급여도 높은 편이 아니라고 들었어요. 또 근무환경에 따라 건강보험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치료비 부담이 있고요. 그래도 아는 외국인 강사들에게 감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한약을 드려보면 반응도 긍정적이고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해주는 편이었어요.


Q3. All That Korean Medicine이라는 법인명이 경희대 동아리 ATKM과 같은데, 동아리를 직접 만드신 건가요?


제가 만든 것은 아니고 지금은 은퇴하신 침구과 강성길 교수님께서 만드셨어요. 예전부터 영어를 강조하셔서 동아리가 만들어졌는데 대부분 본과 3학년이고 예과 1학년은 저밖에 없었어요. 본과 3학년 선배님들이 졸업하시고 나니 저 혼자 남아서 후배도 모집하고 활동을 계속하게 되었어요.


Q4. 영어 출판을 하실 때 동아리 활동같이 학생 때 경험이 도움 된 적 있나요?


학생 때 참여했던 학술대회, 통역 등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외국인을 마주칠 기회가 많았는데 서양 사람들은 경험 세계도 완전히 달라요. 한국에서 한의학을 배우는 학생들은 당연히 알고 있는 걸 모르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침이나 한약을 직접 경험해보거나, 그렇지 않았더라도 가족이나 이웃을 통해 간접 경험이라도 해보게 되니까요. 한 번은 미국 한의대에 다니는 친구가 경희대학교한방병원에 참관을 와서 함께 지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졸업 후에 진료하면서도 제게 침을 얼마나 깊이 놓아야 하는지, 약은 얼마나 처방해야 하는지 기본적인 질문을 계속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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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들이 한의학에 대해 배우려면 결국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의학의 기본 사항부터 영문화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정보는 서로 공개하고 교류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신비로운 베일에 가려 있고 소통하지 않는 정보는 이제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것을 궁금해하는지 알게 되고, 그들의 한의학에 대한 지식수준에 맞추어 글을 쓸 수 있었어요. 물론 학부 때는 이럴 거면 영문과에 가지 한의대는 왜 왔나 하면서 허튼짓이라고 생각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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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On Herbal Medicine>은 어떤 책인가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약을 소개하는 책이에요. 외국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의외로 한약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어요. 한약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외국 의사들이나 환자들이 한약에 대해 찾아볼 수 있는 책이에요. 그리고 ‘한약’ 의 처방 주체권은 한의사라는 걸 종이책으로 남기고 싶었고요. 앞으로도 <On Herbal Medicine>처럼 한의학을 소개하는 책을 계속 쓰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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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On Herbal Medicine>의 내용도 소개해 주세요!


한약의 구성 약재, 각각의 약재가 한약 처방으로 합쳐져서 그 이상의 작용을 하는 것처럼 기본적인 사항부터, 약 한 제를 먹고 나았는데 연달아 먹을 것인지 쉬었다 먹을 것인지와 같은 이야기도 한의학적으로 풀어나갔어요. 또한, 예전에는 보 (補)한다는 개념이 강했다면 지금은 치료 측면에서 불면증과 같은 신경정신과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한의학의 강점이 있다는 것도 소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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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책의 컨셉을 잡고 영어로 집필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 같아요.


1년 반이 걸렸어요. 출판사에 있는 지인이 편집을 도와줬는데 목차 정하는 데에만 6개월이 걸렸어요. 그리고 사진도 전문적으로 찍고 영어 흐름도 지속해서 수정했어요. 후배와 저 둘이서만 글을 쓰고 있어서 아직은 필체도 똑같고 갈 길도 멀지만, 이런 책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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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Coco’s Magic>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이 시리즈 이름인 Coco's Magic은 아이들이 읽기에는 친구를 잘 도와주는 코코의 마법이지만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한약이나 침, 뜸 등 한의학의 우수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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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Coco’s Magic>의 계기가 된 스토리가 있나요?


저희 딸 친구 중에 유치원에서만 말을 하지 않는 아이가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집에서는 말을 잘 하니까 소아정신과에 가도 보호자를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고, 미술 치료, 심리 치료를 받는 데도 나아지지 않았대요. 그렇다고 어린아이에게 정신과 약을 먹이기도 그렇잖아요. 선택적 함묵증이라고 특정 상황에서만 말을 안 하는 병이에요. 저희 애와 그 아이가 친하게 지내다 보니 자연스레 그 아이를 ‘변증’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희 아이가 그 친구에게 밥을 먹였다는 거예요. 자기도 밥을 안 먹으면서 그랬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웃겼어요. 처음 말을 한 친구도 저희 아이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그 아이에게 한약을 처방했어요. 저를 친구 엄마라고 생각하니까 아이가 부담이나 거부감도 없었고요. 그러고 나서 어느 날 그 아이가 저희 아이에게 갑자기 말을 하기 시작하고, 그 후에 반에서 한 명 한 명에게 점점 말을 하더니 이제 그 누구보다 수다쟁이가 되었어요. 그렇게 책의 소재가 결정되었어요.


다른 2,3,4권의 에피소드들도 저희 딸의 친구들, 저희 환자들, 동료들에게서 들은 이야기 중에, 한국에서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공감이 갈 만한 사항들을 다루어 보고 있어요.


Q3. 앞으로도 Coco의 이야기를 Chapter Book으로 계속 이어가실 계획이신가요?


시리즈 상 5권 이상 계획하고 있어요. 소재는 10권까지 무궁무진해요. 그림 작가님을 어렵게 구해서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 캐릭터 그대로 계속 갈 것 같아요. 작가님도 그편이 작업하기에 편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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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거의 포기할 뻔했던 순간이나 포기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그림책이다 보니 그림 작가님 찾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림책은 그림 작가의 역할이 가장 커요. 그런데 ‘한의학과 관련된 그림책이고 영어로 쓸 예정이며 국내가 아닌 해외가 타깃이다’라고 하고, 다른 책을 낸 적이 있는 출판사도 아니라서 작가님을 구하는데 7개월이 넘게 걸렸어요. 캐릭터를 하나 만들어서 시리즈로 작업을 해야 편한데 신생 출판사는 그렇지 못할 경우가 많으니까요. ‘영어 그림책은 물 건너간 건가’ 했는데 어렵게 프리랜서 작가님과 인연이 닿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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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처음에 해외 배송을 시켜서 받았을 때였어요. 처음이라 그런 줄 알았는데, 시리즈 책 다음 권이 나올 때마다 더 기뻐요. 결과물이 쌓이는 게 눈에 보이니까요. 이러면서 ‘Korean medicine의 입지가 굳혀진다’라고 생각하면서요. 독자들 반응으로는 주로 선물로 드린 분들이 보시고 카카오톡으로 극찬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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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대학생 때는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으셨나요?


세계화를 꿈꾸면서 적어도 Korean Medicine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인 정보와 자료를 확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Korean Medicine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서 중국에서 만든 데이터베이스를 참조해야 하는 경우가 없길 바랐어요.


책을 쓰기 전에는 동의보감 목차도 홈페이지에 조금씩 올리고 있었어요. 2006년에는 한의학연구원과 동의보감 번역 작업에도 참여했어요. 그때 의사학교실 차웅석 교수님께서 진짜 고생하셨죠. 학생들이 1차 번역한 것을 저와 청주에 있는 후배가 교정을 보고, 외국인 교수가 다시 감수했어요.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다 보니 내용이 산으로 가는 느낌이 들고, 동의보감이라는 대작은 한국에서 여러 버전의 번역본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목차부터 먼저 정리해보자고 생각했어요.


Q2. 한의학의 세계화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영어를 되게 잘 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한의학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더 중요해요. 한의학과 관련된 영어를 해야 하므로 전반적인 영어 실력이 높지는 않아도 돼요. 영어를 아주 잘 하는 것보다도 전통의학을 하는 집단에서는 한의학 내용에 대해서 간체자나 원문을 보여주면 전공 용어를 서로 알아들을 수 있으니까요. 저희도 영어 실력만이 아니고, 그림 작가님의 그림, 그림책 편집 전문가의 노력 등 여러 가지 요소를 통해 주목받을 수 있었어요. 다양한 재주를 가진 많은 한의사가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서로 같이 노력하면 좋겠어요.


Q3. 원장님의 출판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Korean Medicine하면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 곳이 되고 싶어요. 아직 갈 길이 멀죠.


Q4. 그런 의미에서 출판사 이름 (All That Korean Medicine)이 참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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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하는 친구가 학생 때 동아리 로고를 만들어줬어요. 그런데 프리챌 자료실에 올려놓은 파일이 날아갔어요. 법인을 설립할 때 이름도 정하고 로고도 정하려고 보니 자료를 갖고 있지 않은 거예요. ‘옛날에 붓으로 가로지르는 선이 있고 해가 뜨는 그림이었어!’ 이렇게 기억을 더듬어서 그 친구가 로고를 다시 만들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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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영어로 책을 쓰고 계신 고민정 원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Korean Medicine을 알리기 위해 병원과 출판사를 동시에 운영하시는 모습에서 선생님의 한의학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주신 고정민 원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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