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진료에 요가를 활용한다! 요가하는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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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서 요가를?"
주변에 취미로 혹은 건강관리를 위해 요가를 하는 사람들이 참 많죠! 방송에서도 몸매관리나 심신안정을 위해 요가를 하는 연예인들이 많이 보입니다. 요가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요가와 필라테스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고 진료에 요가를 활용하고 계신 광주첨단한방병원 신진서 원장님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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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원광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광주첨단한방병원에서 진료원장으로 환자들을 보고 있습니다.


Q2. 많은 한방병원 중 광주첨단한방병원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학부생 때 운동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스터디를 통해 광주첨단한방병원이 운동치료에 대해 고민했던 것을 구현할 수 있는 병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지원했어요.


Q3. 병원에서 진료원장의 하루 일정이 보통 어떻게 되는지 말씀해주세요.


아침에는 입원환자 회진을 하고요, 회진이 끝나면 다른 원장님들을 뵙고 아침 미팅을 하고, 병원에 계신 물리치료사 선생님들과 컨퍼런스를 해요. 한의과·의과 협진병원이라 다양한 구성원이 있어서 치료 플랜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일정을 자주 가지려고 하죠.


진료실에 와서는 외래 및 입원환자 진료를 해요. 중간에 점심시간이 한 시간 반 정도 있는데 이때 일주일에 이틀은 병원분들과 회의를, 하루는 병원분들과 스터디를, 또 이틀은 환자분들과 요가를 하지요. 목요일이나 점심시간에는 가끔 커피 들고 산책도 하고 오후 진료를 마치면 다시 입원환자 회진을 해요. 그리고 진료실에 돌아와서 마무리하고 하루의 근무를 마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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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하루가 굉장히 바쁘실 것 같은데 그러면 쉴 때는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평일에는 보통 병원에 남거나 집에 가서 공부하는데, 차를 마시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하려고 해요. 제가 차 마시는 거나 요구르트에 견과류, 블루베리를 넣고 천천히 먹는 걸 아주 좋아해서 자주 만들어 먹어요. 그리고 주말에는 카페에 가서 음악을 들으며 책도 자주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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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학부 때 대외활동을 많이 하셨는데 어떤 활동들이 있었는지요?


대외활동이라기보다는, 다양한 것을 접해보는 것에 시간을 들였던 것 같아요. ‘어반비즈서울 (Ubran Bees Seoul)’이라는 도시양봉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아요. 몇 개월 동안 주말마다 한강 노들섬이란 작은 섬에서 강바람을 느끼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 여러 가지 활동을 했던 것이 참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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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요가에 빠져들었고, 여러 책 읽는 모임에도 나갔었고, 수화를 배우거나 목공소에 다녀 보기도 했어요.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번 두드려 봤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농활을 가기도 했고, 학교 밖 단체들의 활동에도 참여했어요. 저는 ‘봉사활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게 좀 어색한 느낌이 들어요. 약간 시혜적 관점을 담고 있는 단어 같아서 연대 활동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요.


여러 활동 중 가장 지속해서 했던 것이 요가였어요. 제가 요가를 한다는 것을 아시는 교수님께서 학교에서 요가를 한번 해보라고 추천하셔서, 정신과 교수님과 다른 교수님들께서 하시는 마음치유프로그램에서 요가를 진행했어요. Mindfulness & Loving Presence 프로그램이었는데 훈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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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한의대생 중에서도 요가를 운동으로만 하는 사람이 많은데, 강사 자격증까지 따게 된 계기가 있나요?


가슴이 뛰어서요. 요가를 하면서 감동을 동반한 행복을 느껴서 이걸 깊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상생활에서 취미로 잠깐씩 하는 정도가 아니라 더 깊게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알아보던 중에, 친구가 요가 강사 자격증 과정을 추천했어요.


서울에 있는 요가원에서 몇 개월간 수업을 들으면서 공부하고 연습해서 시험을 보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당시에 집이 익산에 있어서, 1학기를 마친 다음 간단히 짐을 챙겨서 올라갔죠. 올라가자마자 바로 게스트하우스에 등록하고 요가, 필라테스 지도자 과정을 신청했어요. 이왕이면 여러 게스트하우스를 경험해보고 싶어서, 게스트하우스 4곳을 번갈아 가면서 살았어요. 다 도미토리룸에서 지냈는데 여행 중인 외국인들이 많아서 재밌었어요.


잠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자고, 수업은 주말 필수 수업을 듣고 평일에 있는 자율 참여 수업도 다 들었어요. 요가원에서 하는 수업은 완전히 다 들었죠. 4~5 타임 정도였는데 점심에는 요가원이 비어 혼자서 넓게 연습했어요. 요가원 원장님께서 비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게 열쇠 위치까지 알려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그 시기가 즐거웠던 또 다른 이유는 아침이나 밤에는 가까이 있는 이화여대와 홍대 근방에서 지냈던 점이에요. 학교 안에 앉아서 책도 실컷 보고, 오늘은 이 카페, 다음날은 저 카페, 오늘은 여기 학생식당, 다음 날은 저기 학생식당으로 지루하지 않게 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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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익산에 내려와서 혼자 준비해서 시험을 보고 요가와 필라테스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습니다. 몇 달간 요가에 온전히 몰입했던 시기였어요.


국시를 공부하는 시기에도 많은 시간을 요가에 투자했지요. 익산에 있는 요가원에 요가 지도자 자격증 과정을 등록했어요. 그 과정은 기간이 더 길었는데, 주말은 온전히 시간을 거기에 다 쏟았고, 주중에도 학교 다니는 시간 말고는 다 거기에 투자하게 됐어요. 몇 달 정도는 일상을 요가하는 시간, 요가를 하기 위해 체력을 충전하는 시간으로 보냈던 것 같아요.


요가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던 시간은 그 시기뿐이었고, 그 후로는 일과 병행해서 틈틈이 하고 있어요.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것이 요가이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수련에 끝이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앞으로도 한발 한발 걸어 나가려고 합니다.


Q2. 요가를 환자분들 치료에 응용하시던데 어떤 원리로 하시는 건지 궁금해요. (예후 차이/수가/환자 협조도 등)


요가를 응용하기 전 진료에서 문진과 이학적 검사, 영상 의학적 자료 해석, 의과 컨설팅 등을 통해 진단한 후, 그에 적합한 치료를 하려고 해요. 자침, 부항, 물리치료, 한약, 협진 등의 처치를 받는 치료 단계에서 환자의 마인드와 신체적 활동이 병리적인 방향이 아니라 치료적인 방향으로 전환되면, 예후가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런 관점에서 요가를 치료에 이용하고 있어요.


요가를 응용한 치료는 한의학적 치료와 공통적인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신체적으로 이상근 긴장 때문이라고 판단이 된다면 이상근을 이완하는 동작을 저의 손과 몸, 언어적 티칭을 이용해서 환자분에게 적용할 수 있는데, 이런 점이 한의학의 추나요법 및 도인운동 요법과 유사한 면이 있기도 해요.


심신(心身)의 연결을 중시하는 부분에서도 한의학적 치료와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신체적 문제가 심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케이스를 치료할 때, 호흡과 명상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 될 때가 있어요. 요가를 통해 환자들이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끼면 심신의 문제 해결에 좀 더 도움이 된다고 봐요.


처음에는 요가를 이용한 진료를 진료실 베드에서 했어요. 그런데 진료를 하면서 베드가 많이 협소하여 종종 답답함이 느껴졌어요. 진료실에서 상담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요. 병원 밖의 사람들이 넓은 공간에서 요가 등의 운동을 하듯이 진료실 밖에서 환자들과 함께 더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마침 병원에 비어있는 공간이 있어서 환자들과 요가를 하는 데 쓰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입원환자의 경우 활동량이 부족한 경우가 있는데, 운동량도 늘릴 수 있어 적합하다고 느껴졌고요. 병원에서 허락해 주셔서 그때부터 더 넓은 공간에서 요가를 이용한 치료를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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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요가 같은 경우는 수가를 받지 않으시고 비는 시간에 하시는 건가요? 환자들의 협조도는 어떤가요?


요가는 의료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수가를 받지는 않고요. 요가를 안내해 줌으로써 환자들과의 신뢰 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환자마다 통증의 부위, 계기, 기간, 양상이 다 다르기 때문에 요가를 하기 전에 환자 한 분 한 분마다 미리 이야기를 나눠봐요. ‘지금 어떤 상태시니까 이러한 동작은 하면 안 됩니다’, ‘지금 이 발에는 체중 부하를 주면 안 됩니다’, ‘지금은 몇 개월이 지났으니까 진행하셔도 됩니다. 그런데 무리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시작할 때 그렇게 해도 진행을 하다 보면 너무 무리하시는 분들이 계셔요. 그때는 다시 ‘무리하지 마세요’, ‘지금 그걸로 충분해요’, ‘약간 더 줄이세요.’ 이런 식으로 안내를 해 드려요. 환자분들이 잘 따라주시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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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한의학에는 연구할 재료도 많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기 위해서 연구할 필요가 있는 내용도 많다고 생각해요. 감사하게도 그 일을 앞장서서 해나가고 있는 분들이 계시고요. 현재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들을 더 많이 공부하고 싶어요. 한의학을 넘어서, 치료란 무엇인가. 이것에 주안점을 두고 생각하려고 해요. 제가 운동치료에 관심이 있는 이유도 진정한 치료에 있어서 운동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니까요.


그리고 요가, 필라테스를 계속할 거예요. 지금처럼 병원 안에서만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할 생각이에요. 예전처럼 기간을 정해서 수련 공동체에 들어가고 싶기도 하고요. 가보고 싶은 곳이 한국에도 있고 외국에도 있어요. 이후에는 스포츠 브랜드 관련자, 의료인, 운동치료사, 스타트업 종사자, 교육자, 예술가 등 각계의 다양한 분야의 분들과 협업해서 요가 클래스를 여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치료와 운동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런 콘텐츠가 알려지면, 기존의 병리적 상태를 치료하는 것 이상으로 영역이 넓어지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을 할 만한 공간을 구현하는 데에도 관심이 있어요.


Q2. 한의사 신진서라는 이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본다면?


요가하는 한의사입니다. ^^


Q3. 졸업을 앞둔 한의학과 4학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나요?


한의대생, 한의사가 될 사람이라는 단어에 자신을 가두지 마세요. 그런 테두리로 자기 자신을 정의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그 활동들을 앞으로도 다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여러 가지를 하다 보면 더 알고 싶다는 느낌이 오는 것이 있을 거예요. 사람마다 다르죠. 그런 반짝반짝 빛을 내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일단은 넓은 바다로 나가봤으면 좋겠어요. 나에게만 빛을 내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손을 뻗어서 그것을 잡아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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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도 바쁘다는 핑계로 잘 못 하고 있는데,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지구 반대편에 있든 상관없이 소외되고 아픈 이들과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그 대상이 꼭 사람만 말하는 건 아니에요. 동물이 될 수도 있고 식물이 될 수도 있고 생태계가 될 수도 있어요. 나 자신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관점을 넓게 가지고 전체를 바라보고, 문제를 자각하고,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과정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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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진료에 요가를 접목하여 환자를 치료하고 계신 요가하는 한의사 신진서 원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한의사로서 더 나은 치료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노력하시는 원장님의 모습에서 삶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주신 신진서 원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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