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학, 어디까지 알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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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 학생 중에서 재활의학과에 대한 환상과 로망을 품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오늘은 바로 그 재활의학과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풀어보려고 한다. 선배가 후배에게 해주는 진솔한 조언을 담아보았다. 이야기를 풀어주실 분들은 강동 경희대학교 병원의 재활의학과 수련의 ‘양요찬’, ‘김제인’ 두 분이다. 그럼 두 분의 이야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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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Ⅰ. 재활의학과 선배가 들려주는 솔직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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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 재활의학과에는 어엿한 수련의 두 분이 계신다. 하지만 이 두 분도 졸업하고 병원에 들어오기까지, 그리고 지금의 재활의학과를 선택하기까지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어떤 고민을 거쳐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곳의 생활은 어떤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재활의학과를 선택한 이유?


man.jpg 학부 때 교수님들이 강의하시는 모습을 보고 과에 관심이 생겼다. 우리 과에서 근골격계 질환도 많이 다루고, 교수님들 모습도 좋아 보여서 이 과에 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경희대병원은 회기동과 강동이 있는데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좀 더 젊고 활기찬 병원 분위기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동 경희대병원의 재활의학과를 선택하게 되었다.

woman.jpg 인턴으로 여러 과를 돌면서 과별로 특색을 볼 수 있다. 나는 근골격계 쪽으로 관심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재활의학과가 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이 다양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방향성이 넓을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되었다.


과 선택을 할 때 고민도 많이 있었겠지만, 학부를 졸업할 때에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제일 고민되었던 것은 무엇인가?


man.jpg 본과 4학년 때에는 이미 이쪽으로 진로를 정했고, 오히려 그 이전인 본과 2학년이나 3학년 즈음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때에는 임상을 잘 접해보지 못했으니까 한의사가 어떤지 잘 몰랐고, 학부 때 배우는 내용에 부족함을 느껴서 한의사 자체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한의사 외의 진로까지도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본과 3학년이 되어서 임상 과목을 배우고 의료 봉사에서 배우는 임상 경험들까지 더해지면서 한의학에 대한 믿음도 생겼고, 특히 병원에 와서 교수님들과 우리 과에서 다루는 것들을 좀 더 임상 현장에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병원이라는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다.

woman.jpg 나도 본과 4학년 때에는 별로 고민을 안 했던 것 같다. 본과 3학년 때, 한의학 자체에 대한 고민은 했었지만, 장차 무엇을 하겠다는 정해진 진로에 대한 고민은 별로 안 했던 것 같다. 이미 병원으로 진로 결정을 했었다.


수련의 생활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많을 것 같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교수님께서 주로 보시는 것은 인성이다. 같이 잘 어울릴 수 있는가, 또 성실한가에 대한 것이다. ‘일은 가르치면 된다’는 교수님의 생각도 있고 그래서 3년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좋은 사람, 기본적인 성실함을 갖춘 사람이 좋다. 물론 수련의 선발 과정에서 성적을 보는 경우도 있긴 한데 그것을 능력적인 부분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고, 성실도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성실하고 인성 좋으면 된다.


진료 외의 연구 쪽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하다.


교수님께서 연구를 계획하시고 운영하신다. 연구비 지원을 받고 환경이 조성되면 연구를 진행하게 되는데 매년 한 가지씩 정기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기회가 생기면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올해에는 임상 연구를 조금 크게 진행하게 되어서 3월부터 하고 있다. 교수님께서 계속 다른 연구를 진행하실 계획도 항상 갖고 있다.
우리 과는 3년에 수련의가 2명 있는 과이다. 아랫년차 수련의의 역할은 주로 입원 환자를 관리하는 병동 관리 업무를 맡고, 윗년차는 교수님 외래 보조라든가, 임상 연구를 계획하고 진행하는 일의 보조를 맡게 된다.


수련의를 마친 후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계획이 있다면 듣고 싶다.


man.jpg 일단 나는 남자이기 때문에 군대에 가려고 한다. 진로에 대해서는 로컬에 나가 병원급에서 일할 것인지, 병원이라면 어떤 병원에서 일할 것인지, 아니면 그 외의 또 다른 일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중이다. 아직은 정해놓은 진로가 없기도 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의 상황이 나에게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에 우선 군대 3년을 지내면서 고민을 더 할 생각이다. 아직 확실하게 정해놓은 것은 없다.

woman.jpg 나는 여자라 군대가 없어서 되게 아쉽다.(웃음) 사실 학생 때 막연하게 생각하던 것과 인턴 때 생각했던 것과 지금 1년 차 때 생각하는 것은 다 다르다. 3년 차 되어서 탈국할 때 생각하면 어차피 또 다를 것 같다. 그래서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 지금 현실에만 충실하고 있다. 미래 생각은 안 하고 있다.(웃음)
우리 둘 다 별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조금 더 구체적인 답을 드려야 하지 않을까.(웃음)


그렇다면 선배들은 보통 어떤 진로로 나갔는지 이야기해주면 좋을 것 같다.


병원 수련을 마친 전문의들은 주로 임상진료와 연구를 경험하게 되기 때문에 진로 선택도 로컬이나 연구와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한의사들에 비해 병원급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편인 것 같다. 실제로 선배님들을 살펴보면 주로 한의원을 개원하신 분들이 많고, 그 외에 병원급에서 일하는 분들도 많다. 연구를 위해 연구원에 들어가신 선배님도 계신다. 남자들은 주로 병역의 의무에 인해 수련 후에는 군대로 바로 가게 되고, 군대를 마친 후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일단 병원 지원 자체를 고민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병원 지원이 참 좋은 기회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학부 때 책으로만 배우던 의학을 임상에서 내가 돈을 받으면서, 그리고 교수님들과 대학병원이라는 보호 아래에서 이렇게 배울 좋은 기회는 없지 않을까 싶다. 물론 로컬에서 부원장으로 환자를 보면서 배울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같은 과의 교수님이나 선배들한테 배울 수 있기도 하다. 또 대학병원에는 로컬에서 보기 힘든 중증 환자나 그 외 다양한 질환의 환자를 볼 수 있고, 다른 과도 같이 있기 때문에 꼭 한 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과 수련의와 함께 공부하는 기회도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 지원을 추천하고 싶다.


그다음에 병원에서 과를 선택할 때는 우선 그 과에서 어떤 질환을 주로 보는가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 같다. 우리 과의 질환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우리 과의 장점에 관해 이야기를 하자면 우선 다양한 치료 무기를 들 수 있다. 추나도 우리 과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이고, 그 외 같은 침이라도 화침이라든가, 테이핑이라든가 다양한 치료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훨씬 더 다양한 접근을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과는 의국원 수는 2명이지만 교수님들과 함께하는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교수님들과 벽이 높지 않고 궁금한 점과 고민도 편하게 얘기하고 지낼 수 있는 것이 또 하나의 장점이다.


강동 병원은 과가 아닌 클리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웰니스센터’는 어떤 곳인지, 그리고 재활의학과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웰니스센터에서는 송미연 교수, 김고운 교수님이 진료를 본다. 웰니스센터에는 한방비만체형클리닉과 재활클리닉이 있는데, 비만클리닉에서는 복부비만이나 고도비만, 부분비만을 가진 환자들이 외래로도 많이 오고, 요즘에는 절식 요법을 위해 입원하는 환자들도 많은 편이다. 그 외에 재활클리닉에서는 척추, 관절 질환이 아닌 섬유 근육통 등의 만성 통증이나 체형 이상(휜 다리, 거북목 등) 환자도 많이 온다.


우리 과 교수님들은 웰니스센터에도 계시지만 척추센터에도 계신다. 그래서 아랫년차인 김제인 선생님은 웰니스센터와 척추센터의 입원 환자들을 관리하고 척추센터 외래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윗년차인 나는 주로 웰니스센터의 외래 보조를 하고 있다.


※강동 병원의 재활의학과는 크게 웰니스센터와 척추센터로 나뉜다. 한의과대학병원의 웰니스센터는 한방비만체형클리닉, 한방재활클리닉, 마음건강클리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재활의학과는 이 중 비만체형과 재활클리닉을 담당한다. 또, 동서협진센터의 척추센터 중 한방재활의학과도 재활의학과가 담당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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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Ⅱ. 재활의학과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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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의학과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여러 가지 소문들이 있다. 그런 소문들이 과연 사실인지 아니면 그냥 뜬소문에 불과한지, 정확한 답을 수련의들에게 들을 수 있었다.


1. 재활의학과는 실제 치료와 멀다?!


재활이라는 이름 때문에 그런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우리 과는 척추나 관절의 근골격계 질환을 중심으로, 앞에서 말한 대로 비만이나 체형 이상 환자도 치료한다. 그 외에 중풍 환자의 재활도 타 과에서 의뢰를 받아 운동 치료를 같이 진행하기도 하고, 일반 중풍 환자들이 교수님 이름으로 예약을 해서 오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두루 치료하고 있고, 재활이라는 단어에 따라 재활치료만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실제 임상 기술에 있어서 우리 과가 많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치료와 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제 임상과 아주 가깝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임상 실력도 더 좋을 거라고(웃음) 생각한다.


2. 재활의학과는 근골격계 쪽 질환이나 추나 치료를 주로 한다?!


우리 과가 근골격계 질환을 주로 보는 것은 사실이다. 추나 치료도 우리 과의 치료 기술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모두 다 이쪽 질환인 것은 아니고 비만, 체형 이상, 중풍의 재활도 담당하고 있다.


3. 재활의학과 수련의로는 힘 좋은 남자만 뽑는다?!


추나 때문에 체력적으로 튼튼하거나 남자를 선호한다는 이야기도 있는 것 같은데 우리 강동 재활의학과는 나 빼면 역대로 다 여자 선생님이셨다. 옆의 김제인 선생님도 여자분이시다. 여자라서 부족하다거나 힘들다거나 하는 부분은 사실 없다. 추나 때문에 그런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우리 병원 자체도 남자를 선호하거나 하진 않는다.


4. 재활의학과에 지원하려면 성적이 엄청 좋아야 한다?!


누가 그랬을까.(하하) 우리 성적표를 보여드려야 하나. 성적이 아주 좋으신 선배님들이 있어서 그런 오해가 생긴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인성과 성실성을 주로 보기 때문에 성적이 엄청 좋을 필요는 없다. 그런데 만약 경쟁이 생기거나 다른 여러 지원자 가운데 고르는 상황이 생기면, 성적도 하나의 선발 기준이 되기도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인턴 생활 중에 같이 겪고, 콘퍼런스도 진행하고 하면서 반영되는 것도 있고 그렇다.


5. 그 외에 재활의학과에 대해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든 병원에서 물론 한약 처방을 쓰지만, 그 처방에서 수련의가 한약 처방을 얼마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지, 또 같이 공부하면서 할 수 있는지는 과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우리 과의 장점을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우리 과는 교수님께서 주로 우리에게 기회를 많이 주시는 편이다. 약을 쓸 때 옆에서 봐주시고, 가르침도 받고,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많이 공부할 수 있다. 우리 과에 대한 오해 중에 ‘한약 처방에 약하다,’는 말이 있기도 한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한약 처방에 있어서 다양한 환자들을 보기 때문에 약도 더 다양하게 쓸 기회가 있다. 그래서 수련의로서 수련하는 의미를 생각했을 때 정말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ChapterⅢ. 인터뷰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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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답변을 전해주신 두 분의 이야기, 어떠한가? 자신의 과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답변들 덕분에 이야기를 듣는 나에게도 이 과의 좋은 이미지가 전해졌다. 자신의 과에 대한 애정과 확신은 수련의를 더 빛나게 하는 것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수련하면서 힘든 부분들도 많겠지만 과에 대한 애정과 열정 덕분에 수련의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가 생기는 것 같다. 다양한 진로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젊은 날, 동료들 사이에서 함께 열심히 땀 흘리는 것도 하나의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디로 내딛게 될까.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많은 도움을 주신 양요찬, 김제인 선생님께 감사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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