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승남
[뉴욕에서 바라본 한의학]

美 뉴욕 코넬의과대학 세포발생생물학과에서 Postdoc으로 있습니다.
한의사로써 현재의 최신 생명과학 연구방법들과 일선의 연구들을 알아가는 데에 있어 배우고 느끼는 점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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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담은 남성이었을까

 

"하느님은 아담을 창조하신 뒤 그를 돕는 배필을 만들고자, 갈빗대 하나를 취해 여자인 하와를 만드셨다(창세기2: 21-22)."


우리는 어릴 적부터 접해와서, 아담과 이브의 내용을 알고 있습니다.
아담은 남자, 이브는 여자.
아담이 먼저 탄생했고, 아담의 갈빗대에서 이브가 탄생했다는 내용까지. 그들의 실존여부, 탄생과정의 진실여부를 떠나 이 상황을 생명과학적으로 생각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생명은 어떻게 '성(sex)'을 결정(determination)하게 될까요?
우리가 아는 과학적 지식으로는, XY염색체에 의해 성이 구분됩니다. 즉 우리 염색체는 23쌍인데, 22쌍은 상동염색체로 생명체에 관련된 내용을 갖고 있고, 한 쌍은 성과 관련된 내용을 갖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 한 쌍이, XX인 경우 여성으로, XY인 경우 남성으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럼 조금 더 나아가, 그 이후로 어떤 조절과정에 의해 남성성/여성성이 결정될까?
최신과학에서는 그것을 성염색체인 XY 중에서 Y염색체 상에 존재하는 “Sry”라는 이름의 유전자에 의함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Sry 유전자는 태아의 발생시기에 '남성성'을 발현할 수 있는 기능들을 발생시키지요. 예를 들면, Sox9이라는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것인데, Sox9 유전자는 여성기관이 발생하는 것을 억제시키는 역할을 하지요. 따라서 남성기관들이 발달하게 됩니다. 이 Sry라는 유전자는 XY 염색체중 Y염색체에만 존재하는 유전자로(즉, 남자들만 이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뜻), 연구에 의하면 포유류는 기본적으로 같은 발생과정을 갖고 있지만 가만히 놔두면 여성으로, Sry라는 유전자가 있으면 남성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말은 조금 ‘오버’해서 생각해 보자면 발생의 기원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여성성’이 ‘남성성’보다 더 기본이 되는 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생명의 필요성에 의해 여성성과 남성성을 분리하게 되었다고 보았을 때 새로 만들어진 개념이 ‘남성성’ 이라는 것이지요.


아담과 이브 이야기로 가기 위해 좀 더 오버해 보지요. 상상은 재미있으니까요. 처음에 얘기했듯이 포유류의 염색체는 22쌍의 상동염색체를 갖습니다. 성염색체 XY를 제외하고. 그렇다면 원래 생명체는, 성염색체 없이 23쌍의 상동염색체가 있었다가 갈빗대 하나를 떼 듯이 23번째 염색체인 XX 중 X 하나를 떼어버리고 새로 만들어진 개념인 남성성이 생긴 것 아닐까요?


이 모든 과장의 결론은,
(1) 만약 하와가 여자, 아담이 남자인 것이 확실하다면 하나님께서는 하와를 먼저 만드시고, 그를 돕는 배필을 만들고자 아담을 창조하신 내용이 되겠지요. ^^ (Sry 유전자를 코딩한 Y염색체를 넣어줌으로 해서)
(2) 혹은! 알고 보면 아담이 여성, 하와가 남성일 수도 있겠군요!
(3) 말장난일 수도 있지만, 성경 속 ‘여자’라는 표현이 결국 남성성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상, 흥미로운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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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1. S. Kuroki et al. Epigenetic Regulation of Mouse Sex Determination by the Histone Demethylase Jmjd1a. Science 2013.
2. R. Sekido et al. Sex Determination and SRY: down to a wink and a nudge? Trends Gen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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