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승남
[뉴욕에서 바라본 한의학]

美 뉴욕 코넬의과대학 세포발생생물학과에서 Postdoc으로 있습니다.
한의사로써 현재의 최신 생명과학 연구방법들과 일선의 연구들을 알아가는 데에 있어 배우고 느끼는 점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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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두뇌가 만들어지게 되다

 

2013년 9월 19일자 Nature 잡지 501호는 흥미로운 뉴스들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연구는 미니브레인을 만든 연구였습니다! 이후로도 뜨거운 관심을 모은 이 연구는, Science 잡지에서도 언급되며 윤리적 측면의 문제는 없는가, 과연 그 미니브레인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복제인간, 인공지능컴퓨터의 도래 등등 한동안 뜨거운 감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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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는 간단한 방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hPSC, 즉 인간만능줄기세포를 일정한 방법을 이용해서 신경세포로(발생 관련 전자인자들을 이용) 키웁니다. 신경세포로 키우게 되면 3D배 환경에서 줄기세포가 주변의 신경세포들과 상호작용을 가지며 발생하고, 최종적으로는 뇌 '모양'의 작은 무언가(organoids)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연구진들이 그 무언가를 분석해본 결과, 우리의 뇌와 매우 흡사한 발달과 구조들, 물질분비 등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논문에서 연구진은 이 Organoids를 이용해서 뇌의 연구나, 다양한 모델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굉장히 흥분되고 떨리는 주제입니다. 줄기세포, 생명발생들과 다르게 이 뇌 제작 연구는, SF에서나 나올 법한 미래세계를 열어주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대규모 공장에서 이런 뇌들을 만들어내고, 디스켓처럼 자신의 뇌를 백업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만약 우리가 생각할 때에는 백업이 된 것 같지만, 백업된 뇌 입장(?)에서는 또 다른 내가 태어난 건데 자신이 백업 용도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매우 슬퍼할까요? 아니면 영화 아일랜드(ISLAND)처럼 복제인간 혹은 도플갱어가 될까요? 그것도 아니면 멀티태스킹처럼 사람이 동시에 두 가지 사고를 하는 것이 가능해질까요?


의학, 과학의 발달은 인류를 크게 성장시킵니다. 그런데 왠지 판도라의 상자가 열려 무서운 세상이 오고 있는 느낌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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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1. Oliver Brustle. Developmental neuroscience: Miniature human brains. Nature 2013 501. 
2. Madeline A. Lancaster, et al. Cerebral organoids model human brain development and microcephaly. Nature 2013 501.
3. Byoungil Bae, et al. What are mini-brain? Science 2013 Oc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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