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이승민
[워킹맘 한의사 앤 더 시티]

안녕하세요? 저는 경희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침구과 전문의로서 활동하면서 침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2019년 미국 뉴욕으로 왔습니다. 이 글을 통해 한의사로서, 강사 및 연구자로서, 또 두 아이의 엄마로서 해외에서 살아가는 일상과 생각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한의사 이승민 프로필

해외에서 양질의 한국 한의학 교육을 듣고 싶을 때

 

2021년 12월 23일 금오 김홍경 선생님께서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비록 선생님의 강의를 직접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매체로 선생님의 강의를 보았고, 책도 구해서 읽어 보았습니다. (읽고자 시도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일반인을 위한 강의, 한의대생을 위한 강의에서는 수강자의 수준에 맞게 강의 내용을 조절하셨고,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얘기도 하셔서 필기하다가도 웃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기억이 납니다. 해외 학생들을 가르칠 정도의 경험과 학문적 깊이, 카리스마, 자신감을 모두 완벽하게 갖춘 분이셨기에 김홍경 선생님의 소식은 한국 한의학의 손실을 떠나서 국가적인 손실이라고 생각이 되어 더욱더 안타깝습니다.


비록 김홍경 선생님의 별세로 한국 한의계는 큰 별을 잃었지만, 지난 2년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 교육 시장이 커지면서 해외에 있는 한의사들에게는 한국 한의학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더 많이 열렸습니다. 처음에는 디지털 방식의 강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고, 오프라인의 현장감이 없다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온라인 강의는 오프라인과 다르게 사전에 편집 효과와 자막까지 넣어서 송출할 수 있고, 본인의 학습 속도에 맞게 공부할 수 있고, 기존의 물리적 장벽을 넘어서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이유로 그동안 한의학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카데미 및 온라인 보수교육 플랫폼이 많이 생겼는데요. 해외에서 양질의 한의학 교육을 들을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해서 문의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번 칼럼에서는 국내 교육 기관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온라인 플랫폼 소개는 설립일 순서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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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일: 2018년 3월 19일


비수도권에 계신 원장님들이 오프라인 강의를 들으러 수도권까지 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임상의가 원하는 강의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4년 전에 만들어진 나름 오래(?)된 플랫폼입니다. '한의사를 위한 공부 PLATFORM'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만큼, 임상 및 교육 분야에서는 익히 명성을 얻은 분들의 강의를 아주 깊이 있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고, 특히나 고방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을 위한 상한금궤방 강의의 인기가 많았습니다.


현재는 피부, 침구, 추나로 콘텐츠 영역을 확대하였으며 각 분야의 강사님들은 대부분 임상 및 교육 쪽으로 10년 이상 된 검증된 분들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믿고 볼 수 있는 것도 강점입니다. 하지만 제일 먼저 만들어진 플랫폼인 것에 비해서는 강의의 다양성과 개수는 상대적으로 조금 떨어지는 게 약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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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일: 2019년 2월 1일

https://medistream.co.kr


한의사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규모, 콘텐츠 양, 그리고 회원 수에서는 단연코 가장 큰 플랫폼일 것입니다. 국내 한의사 및 한의대생 절반이 훌쩍 넘게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55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까지 밝히며 그 영역과 활동을 더욱 넓힐 것으로 기대되는 플랫폼입니다.


홈페이지에는 콘텐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매우 활발하게 운영되는 커뮤니티, 마켓, 보수교육, 강의, 구인/구직 게시판까지 있어 한 번에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특히 젊은 한의사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 그만큼 최신 트렌드와 정보들이 잘 나타나는 플랫폼입니다. 그러나 워낙 다양한 대상을 위한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콘텐츠에만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다소 아쉬운 점일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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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일: 2020년 5월 12일

https://jaseng.education


국내는 물론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최초로 미국 평생의학교육인증원 (ACCME)의 '정식 인증'까지 받은 교육 기관이면서 미국과 호주 한의사 보수교육 제공 기관으로도 채택되었기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한의사와 의사에게도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인증 기관으로서 충족해야 하는 까다로운 요건들을 충족하는 콘텐츠도 많고 대부분의 강의가 영어 자막 혹은 영어 더빙이 되어 제공되므로 해외 의료진까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작년부터 국제학술대회도 개최하여 국내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해외 연자들의 강의도 임상의가 언제든지 들을 수 있도록 한글 자막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자생 소속 기관이다 보니 자생에서 다루는 치료나 다빈도 질환을 위주로 다루게 되고, 여러 기관의 인증 요건을 충족해야 하니 콘텐츠가 조금 딱딱할 수 있는 게 약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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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일: 2020년 12월 17일 (공식 설립일 기준)


실제 한의원을 운영하는 개원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한의원 진료에 필요한 강의를 발굴해서 제공한 것이 특징인 플랫폼입니다. 임상에서 필요한 콘텐츠에 집중하다 보니 기초 한의학부터 깊이 있게 다루기보다는 로컬 한의원 다빈도 질환 (통증, 소화기 질환)과 치료법 (침, 추나)을 나누어 임상에서 필요한 것 위주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한의학 이외에도 한의원 운영과 관리, 법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유의사항, 그리고 세무 분야에 대한 콘텐츠도 있어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플랫폼치고는 40개가 넘는 강의가 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특히나 신졸 한의사에게는 도움이 될 실용적, 실무적인 콘텐츠가 많다는 것이 차별화된 전략이지만 다른 플랫폼들과 마찬가지로 결국 강점이 약점이 되어, 다양하거나 매우 깊이 있는 강의를 듣고 싶을 경우 콘텐츠가 조금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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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일: 2021년 1월 26일


'한의학 IT 기업'이라는 기업 소개처럼, 그동안 문제점으로 제기되었던 교육 플랫폼들의 기술력을 대폭 강화한 플랫폼입니다. 그 덕분에 대규모 전국한의학학술대회도 진행할 정도의 안정성과 개인 정보 보안성을 유지했고, 개인 강의나 보수교육, 코스워크 등 다양한 강좌 형태를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의 니즈에 맞게 소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플랫폼을 위한 플랫폼이 되겠다는 취지로 설립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니즈를 공감한 한방송, 닥터한과 협업을 약속하여 2022년 1월 현재 상기 두 플랫폼의 콘텐츠가 하베스트로 모두 이관되었고,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서 한의학 IT 기업으로서 해외 진출에는 추가적인 강점이 있을 것입니다. 아직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지 않은 것이 약점이나, 제작 및 협업을 통해 다양한 확장을 꾀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해외에서는 K-Beauty에 이어 K-Pop, 그리고 K-Movie까지 대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김홍경 선생님의 별세 소식으로 K-Medicine을 터뜨릴 수 있는 큰 별이 진 것 같아서 슬프지만 여러 전문가의 노력으로 그래도 곧 K-Medicine 시대도 열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는 스타 닥터를 통한 의료 시스템과 진료가 주도하거나 새로운 기술산업이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코로나 덕분에 열린 온라인 플랫폼을 발판 삼아, 스타강사를 통한 교육사업이 주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행복한 상상을 해봅니다.


LSM 0022-img-04.jpg 온라인 강의 시장이 확장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강의 촬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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