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人 3色! 다양한 병에 대한 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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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체에 자주 소개되는 갑상선질환, 당뇨병 등을 보면 내분비질환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한의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한방병원에서는 내분비질환을 어떻게 치료할까’하는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내분비질환에서 비만까지 치료하는 과가 있습니다. 바로 한의학의 신(腎)을 다루는 신장·내분비내과입니다.


화창한 오후, 즐거운 마음으로 경희대학교한방병원을 찾았습니다. 신장·내분비내과 의국에서 세 분의 레지던트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6내과 스토리를 들어보았습니다.



6내과는 어떤 곳인지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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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mark 1919.jpg 6내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6내과라는 이름이 생소할 수 있죠, 한의학에서는 인체를 오장(五臟)으로 나누는데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에 각각 번호를 붙여서 숫자 4는 빼고 1, 2, 3, 5, 6내과로 이름을 붙였어요. 그중에서 신(腎)에 해당하는 내과가 6내과입니다. 저희 과에서는 신(腎)에 속하는 신장내과, 내분비내과, 남성성기능장애, 노인의학을 다루고 있어요. 특히, 내분비내과가 좀 넓은 분야이다 보니 내과 중에서는 가장 커버할 수 있는 질환이 많은 것 같아요. 주력하는 질환에는 당뇨병, 갑상선질환이 있고 내분비질환, 확대하면 비만까지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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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mark 1919.jpg 주로 어떤 환자분들이 오시나요?

외래 숫자로 보면 비만 환자분들이 많아요. 아무래도 비만이 당뇨나 고지혈증 등 여러 가지 병의 원인이 되잖아요. 또 당뇨나 신장병, 갑상선 기능 항진증, 저하증 환자분들이 오시고, 가장 중요한 전립선을 빠트릴 뻔했네요.


question mark 1919.jpg 환자분들은 어떻게 6내과로 찾아오시나요?

초진 환자의 경우에 무슨 과를 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시면 접수하는 곳에서 무슨 질환인지 물어보고 보내주세요. 안세영 교수님이 연재하셨던 갑상선에 대한 칼럼이나 기고를 보고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question mark 1919.jpg 진료는 주로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전립선을 예로 들면 회음부 주위 근육들을 직접 풀어주는 치료법이 있어요. 교수님이 골반을 싸고 있는 근육에 대한 임상연구를 많이 하셨어요. 해당 부위에 전기침, 약침치료, 침치료, 좌훈, 뜸까지 종합적인 방법으로 치료해서 다른 곳의 치료와 차별되는 점이 있어요. 질환군이 많다 보니 모두 다 설명해드리기는 어렵지만, 환자별로 프로토콜이 있고 환자 유형에 맞게 진료하므로 대학병원이지만 클리닉처럼 특색 있는 진료를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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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mark 1919.jpg 비만도 치료하신다고 들었는데, 비만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저희가 많이 쓰는 요법 중에 공하(攻下)요법이 있어요. 먹으면 토하고 설사하게 하는 치료법인데요. 공하법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몸에 있는 불필요한 것들을 몰아내는 치료를 많이 하고 있어요. 또 교수님이 직접 식이와 운동지도를 해주시고 탕약치료도 같이 합니다. 공하법에 대한 환자분들 반응은 극렬하죠. 그래도 불편감을 상쇄할 만큼의 효과가 있고, 치료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서 충분히 설명을 드린 후에 시행합니다.


question mark 1919.jpg 6내과만의 특장점은 무엇인가요?

정말 어마어마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2박 3일 워크숍이 필요하겠는데요. (웃음) 우선, 교수님 세 분이 본인 일도 열심히 하시면서 후배들을 잘 챙겨주셔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특히 교수님들이 다양한 환자분들을 특색 있게 잘 진료하셔서 여러 질환군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또 이병철 교수님은 연구, 안영민 교수님은 저술활동과 강의, 안세영 교수님은 저술활동과 번역 등 교수님들이 각각 특장점을 가지고 계시면서도 서로 균형이 잘 맞고, 다들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어 내시는 분들이라 배워가는 것이 많아요.
또 장점이 있다면, 선배들과의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기본적으로 대학원모임뿐만 아니라 등산모임까지 포함해서 자주 모이는 편이에요. 6내과만의 특징적인 스터디도 있어서 한의학을 공부하는 데에도 많이 도움이 돼요.


question mark 1919.jpg 요즘 하고 계신 연구는 무엇인가요?

요즘에는 비만과 관련해서 동물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있고, 비만에 쓰는 한약인 후박(厚朴)부터 가장 최근에는 창출(蒼朮)까지 연구하고 있어요. 이외에도 공하요법을 쓸 때 발생할 수 있는 독성연구도 같이 진행 중입니다. 임상연구로는 인삼, 전립선 등 다양한 주제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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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선생님들의 의국 생활을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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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mark 1919.jpg 신계내과로 진로를 결정하신 계기가 있나요?

무엇보다 의국 분위기가 정말 좋고, 교수님마다 확실히 배워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계세요. 1, 2, 3년차 레지던트가 각각 교수님 한 분을 맡아요. 가까이서 보고 배우면서 기초와 임상연구를 할 기회도 있고 저술활동과 번역, 강의를 도와드리면서 배우는 점이 많아요. 또 6내과에서 많이 배울 수 있고 좋은 공부도 많이 가르쳐 주신다고 하셔서 결정하게 됐어요. 한 가지 고민한 것이 있다면, 아무래도 질환군이 남성 비뇨생식기 계통이 있다 보니 좀 부담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님들이 많이 가르쳐주시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question mark 1919.jpg 신계내과에서의 수련 과정의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우선, ‘픽스과정’이라고 해서 병원에서 환자를 볼 수 있도록 관련 질환들에 대해 교육을 받아요. 현재 저희 의국에는 1, 2, 3년차 레지던트가 각각 한 명씩 있고, 교수님 세 분을 한 분씩 담당하여 외래나 병동을 따라다니면서 교육을 받아요. 일대일로 교수님 진료를 밀착하면서 볼 수 있는 시스템이라 이때 배우는 것이 가장 많아요. 이외에도 교수님이 하시는 영어 콘퍼런스가 있는데, 원래 학생수업용이지만 수련의도 함께 참여해요. 영어로 발표를 하고 그 내용에 대해서 교수님이 코멘트를 해주시는데, 실제로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이다 보니 폭넓은 조언을 해주세요. 또 선배님들이 모여서 공부하실 때 저희도 불러주셔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같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있어요.


question mark 1919.jpg 의국에서의 하루, 어떻게 보내시나요?

아침에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교수님 회진이에요. 환자분들의 상태를 확인하시고 침치료를 하시는데 치료방향이나 처방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요일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에는 오전에 학생수업이 있어서 영어논문 콘퍼런스 수업을 해요. 그리고 교수님 외래에 들어가서 환자분께 간략하게 설명하는 것도 도와드려요. 중간중간 병동 입원 환자분들이 호출하시면 불편한 점도 해결해 드리고 병실을 돌아다니면서 환자분들께 침을 놔드려요. 또 임상연구 관련해서, 문의전화도 받고 환자분들이 내원을 하시면 일선에서 저희들이 만나서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회진이나 외래시간은 고정이지만 나머지는 사람마다 스케줄이 다 다르고 유동적이어서 업무 시간 변동이 큰 편이에요. 그리고 당직을 서죠. 우리 과 환자 이외에 다른 과 환자의 호출도 받아요. 어디 어디가 불편하다는 환자분들의 호출을 받으면 가서 처리해 드려요. 6내과이긴 하지만 당직 설 때는 층 전체를 수련의 두 명이 맡게 되어서 다른 과 환자들도 만나볼 수 있고, 다른 과 주치의한테 배울 수도 있는 점이 좋아요.


question mark 1919.jpg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 학생 때 한 가지 진로만 생각하지 말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각 방면에서 직접 일하시는 선배님들을 만나보면 좋겠어요. 저는 병원수련을 하고 있으니까 밖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많이 하게 돼요. 그런데 이 경험이 쓸모없는 경험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의료인으로서 반드시 익혀야 할 지식과 소양, 기본적인 몸가짐과 자세를 익히게 하는 것 같아요.
- 스터디에서 인상 깊게 들었던 말 중에 ‘처방의 방보다는 법이 중요하다.’라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진로 선택에 있어서도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로 갈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내가 어떻게 지내고 무슨 활동 할지도 중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너무 머리 빠지게 고민할 필요는 없어요.
- 오픈 마인드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한의사라는 직업이 전문 직종이기 때문에 학생 때 다른 과 친구들에 비해서 진로도 한정되어 있고 치열하게 고민할 기회가 적어요. 꼭 다양한 걸 하는 게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진로를 정할 때 오픈 마인드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question mark 1919.jpg 병원 수련의로의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나요?

조금이라도 고민이 되면 하는 게 좋죠! 저도 많이 고민했었거든요. 주변 선배님들 중에 로컬 선생님은 로컬로 오라고 하시고 병원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들은 병원에 오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병원에서 수련의를 마치시고 로컬에 가신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서 다시 여쭤봤어요. 병원에 지원해서 합격하면 무조건 가라고 강력 추천을 해주셨어요. 학생 실습을 돌면서 ‘아 나는 병원이랑 안 맞나 보다.’ 하고 지원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그분을 만나고 병원에 지원하게 됐어요. 지금은 정말 만족해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거든요. 수련의를 안 하고 바로 로컬에 가면 아무래도 수련의를 경험하신 분들보다 의료계를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요. 병원에서는 병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나, 같은 증상에 대해서 한·양방이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요. 또 생각보다 병원 직원 중에 의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요. 그래서 다른 직종과 같이 일하는 법도 배울 수 있어요. 병원은 여러 직종이 협력해서 일하는 곳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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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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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6내과 의국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6내과에서 커버할 수 있는 질환이 신장질환, 내분비질환, 당뇨병, 비만, 노인의학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인의학에 대해 질문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따뜻한 분위기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이 6내과만의 매력이라고 느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6내과 스토리를 솔직하게 말씀해주신 이승욱(3년차), 나현영(2년차), 유정화(1년차) 레지던트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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