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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경기 서북지역에서 한의학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병원이 있다.
그곳은 바로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

개원 10주년을 맞이한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은 진료 과목이 8개이며 하루 220명 정도의 환자가 찾는 대학병원으로, 병원 3개 정도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 병원은 총 12층이며, 3층에 외래진료실, 5층에 입원병동, 12층에는 약재를 관리하는 탕전실이 있다. 한방과 양방이 같은 건물에 있어, 경기 서북지역에서 유일하게 한·양방 진료를 함께 받을 수 있는 종합병원 규모의 병원이다.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에는 여러 진료과가 있지만, 그중에서 한방여성의학과가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 이제 한방여성의학과 김동일 교수님이 계시는 그곳, 병원 3층 중앙에 있는 한방여성의학과와 한방미용센터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

Part 1. 병원 전반 이야기

교수님, 한방여성의학과는 어떤 곳인가요?

한방여성의학과는 한의학의 이론에 근거하여 여성의 해부, 생리, 병리 및 임상에서의 특수성을 파악해 여성 특유의 질병 진료와 함께 여성의 건강증진과 관련된 진료 및 연구를 수행하는 곳입니다. 여성의 건강에 대해 심신통합적이며, 각 개인의 체질과 성격을 고려한 맞춤의학적인 접근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 한방부인과와 한방여성의학과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의료라는 것은 일종의 문화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게 되어 있지요. 한방여성의학과는 한방부인과적 영역에서 한 발 더 나가 일반적인 진료나 미용적인 부분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방부인과의 진료 영역이 주로 經, 帶, 胎, 産이라 한다면 한방여성의학과는 그보다 더 확장된 영역을 진료하는 곳입니다. 2005년 병원 개원 시 한국에서 최초로 ‘한방여성의학과’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한방미용센터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세요.

한방미용센터에서는 한의학적 진료를 바탕으로 현대적 미용관리 기법을 접목한, 즉 개설된 한방의료에 미용을 더한 전문 관리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드름 치료 및 여드름 흉터 개선, 안면 미용침, 피부노화억제, 체형 개선 및 미용 중심적 비만관리, 폐경 후 여성의 전신 항노화, 예비신부 전신 미용관리, 산모 체형 및 피부 관리, 골반미용증진 등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환자를 보고, 어떤 치료를 하고 있나요?

주요 진료 분야는 여성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에 목표를 둔 난임, 갱년기, 자궁근종, 월경통, 골반통, 수족냉증, 다낭성 난소, 산후풍, 피부미용 및 탈모 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치료 영역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고 공황장애 초기 환자를 보기도 할 만큼 다양한 환자를 보고 있습니다. 한방여성의학과에서는 난임(불임)ㆍ반복유산 클리닉, 골반통 클리닉, 산후 클리닉 같은 여성특화클리닉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만의 특화된 치료법이나 특별한 점이 있나요?

특화된 치료법은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방병원에 비해 ‘한약재 제형 개발’이 잘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병원 12층에는 한방약제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이곳에서 한약을 조제하고 직접 손으로 포장합니다. 한약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요. 또 여성 폐경기 증후군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한약을 개발해 특허를 등록하기도 하였고, 현재는 후속 임상시험 등에 관련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학병원 차원에서의 치료와 일반 로컬 한의원 차원에서의 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치료라는 것은 임상 수기뿐만 아니라 환자에 대한 교감 같은 것들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서 나오는 결과입니다. 더 좋은 임상적 성과를 얻었다고 해서 더 좋은 한의사이고 더 많이 아는 한의사는 아니겠지요. 서로 간에 존중과 인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세밀하게 들어가 한방여성의학과적 측면의 치료에서 얘기하자면 대학병원 차원에서의 치료는 그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어느 정도 성립되어 있습니다. 치료를 할 목표 질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이지요.

한방의료관광 쪽으로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은 인천공항에서 가깝다는 접근성 측면과 질적으로 우수한 의료인의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방의료관광은 주로 미용과 체질진단 쪽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더 중심이 되는 건 미용 쪽입니다. 환자는 동남아에서 주로 방문하고 있으며 러시아권에서도 많이 오는 편입니다. 한방 치료는 의료 관광객의 특성상 주로 외래 진료를 베이스로 하고 있으며, 난임 치료는 치료 시일이 오래 걸리는 만큼 의료관광으로는 특화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최근에 주력하고 있으신 연구가 있나요? 향후 목표도 함께 얘기해주세요.

한약과 침으로 불임 치료를 했을 때 임신 성공률이 얼마인지, 그에 따른 치료비용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연구해보려고 합니다. 불임 치료의 유효성과 경제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경희대학교, 원광대학교 등과 같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시작해서 이번 해에는 주로 이론 규명을 하고 임상시험 계획서를 쓸 예정이고 내년과 내후년에 임상시험을 할 예정입니다.

Part 2. 진로 관련 이야기

의국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아무래도 한방여성의학과가 한방내과나 한방소아과 같은 진료 과목에 비해 진료를 보는 교수님이나 수련의가 많은 편은 아니라서 전반적으로 바쁜 일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환자들을 진료할 땐 정신없이 바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외롭기도 합니다.

수련의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다른 병원과 마찬가지로 인턴 1년과 레지던트 3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방여성의학과 수련의는 교육, 진료, 연구라는 3가지 영역 모두와 연관되어 있지요. 교육 부분은 크게 2가지로 후배 전공의들에 대한 교육과 학생 실습 지도 교육으로 이루어집니다. 진료 부분은 독립된 외래 진료와 입원 환자를 관리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데, 외래 진료를 도와주거나 참관하기도 합니다. 연구 부분은 지도 교수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연구 실무를 하게 되므로 임상시험을 하게 되면 환자와 직접 컨택할 수도 있고 논문을 찾아 정리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수련의 과정에서 공통적인 부분은 바로 교육과 진료 부분이지만, 우리 병원에서는 연구까지 병행해야 하는 점이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지요.

어떤 학생이 수련의를 하면 좋을까요?

한 마디로 성실하고 유능한 학생이어야 합니다. 교육, 진료, 연구 이 3가지에 대해 능력을 갖추고 있고 균형적인 노력과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여기에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인성 또한 갖춰야 하겠지요. 수련의 과정은 한의과대학의 연장선이 아니라 직장생활입니다. 직장인이란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진료 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어려움이라기보다는 큰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의사로서 환자와 얼마나 가까워야 할지, 얼마나 거리를 둬야 할 지입니다. 정서적 개입이든 치료에 대한 개입이든 임상 개입 정도의 적정선은 항상 어려운 고민거리입니다.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적정 진료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생각을 항상 하게 됩니다. 교과서적으로는 최선의 진료를 해야 하지만, 실제 임상은 최적의 진료를 해야 하지요. 가장 적절한 진료, 그 적절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 한 마디?

3가지 정도 당부해주고 싶습니다.
첫째, 여러분, 열심히 공부하십시오. 한의과대학에서 배우는 교과서뿐만 아니라 관련된 의학 계열의 책 그리고 인문학적인 소양을 길러주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길러주는 책을 많이 보십시오. 호기심의 충족이 아닌 고민을 충족할 수 있는 공부를 하라고 얘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둘째, 독립된 인격체가 되십시오. 자신의 인생에 진정한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무언가를 꿈꾸고 그러한 꿈에 다가서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마지막으로, 준비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다가오는 미래를 나름대로 계속 고민하며 준비해나가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Part 3. 취재 소감

한방부인과에 관심이 있던 1人으로 이번 취재는 정말 뜻깊은 기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취재 도중에 환자를 보시면서도 눈을 맞추며, 자리를 옮겨가며, 하나하나 열심히 답변을 해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그에 따라 감사한 마음 또한 커졌다.
사실 그 무엇보다 ‘의료라는 것은 일종의 문화현상’이라고 하신 말씀이 가장 와 닿았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시대의 의료는 시대적 흐름을 끊임없이 반영하고 그에 맞춰 도약해나가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나갈 의료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더욱 취재의 여운이 오래갔다.
‘한방부인과와 한방여성의학과, 그 차이가 무엇일까?’로 시작한 이 취재가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의미 있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한방여성의학과, 충분히 매력 있고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곳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