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조절하는 곳, 세포운명조절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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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에는 ‘세포운명조절연구센터(RCCFC: Research Center for Cell Fate Control)’가 있다. 방학 때마다 몇몇 학부생은 인턴으로 선발되어 실험실 생활을 직접 경험하고 연구원의 꿈을 꾸기도 한다.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의 핵심 연구를 이끌어나가며 학부생들에게 연구원으로서의 꿈을 가질 기회를 제공하는 세포운명조절연구센터는 어떤 곳일까? 호기심을 품고 센터장이신 류재하 교수님께 인터뷰를 요청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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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le number 1 1.jpg 세포운명조절연구센터(RCCFC)의 설립 배경과 연구 분야를 소개해 주신다면?


RCCFC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중 기초의과학분야 MRC(Medical Research Center) 과제를 유치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기획된 연구소가 세포운명조절연구센터인 것이죠.

운명을 조절하고자 하는 세포는 주로 줄기세포입니다. 줄기세포는 동일한 세포를 자기복제(self renewal)하는 기능과 특정기능을 가진 세포로 분화(differentiation)할 수 있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집니다. 이런 줄기세포의 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성 물질을 발굴하고 그 물질을 질병 치료에 적용하는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연구센터의 목표입니다.

줄기세포는 다양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세포이므로 이 세포의 운명을 조절하는 물질들은 근육질환 치료제, 신경질환 치료제, 암치료제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줄기세포는 나이가 들수록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줄기세포의 자기복제를 유도하는 물질도 재생의학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세포운명조절물질의 발굴과 그 작용 기전을 규명하고 질병 치료 효능, 안전성과 체내 전달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센터의 주요 연구주제입니다. 이처럼 조직적으로 작용물질을 발굴하고 치료제로 개발하는 연구는 매우 초창기의 선도적인 연구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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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센터는 물질의 발굴과 작용 기전을 연구하는 제1총괄 과제와 치료 효능과 독성 및 전달연구를 담당하는 제2총괄 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총괄은 각각 2개의 세부과제로 구성되어 총 4개의 세부과제, 8명의 약학대학 교수를 중심으로 다수의 박사급연구원, 석박사과정생들이 열심히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각 세부 간의 연구 협력 네트워크와 센터의 최종 연구 목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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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le number 2.jpg 연구 성과와 기대되는 효과 및 응용 분야는 무엇인가요?


2011년 9월부터 4년간 1단계 연구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2015년 9월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2단계 연구가 계속될 것입니다. (4+3년)
1단계에서는 특허 10편, 연구 논문 80편을 확보하였으며 현재는 발굴한 물질들을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하여 여러 제약회사와 논의하면서 기술 이전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1단계에서는 물질발굴을 중심으로 하는 기초적 연구단계이고, 2단계는 치료 방안 모색에 집중하는 응용연구단계입니다. 1단계, 2단계를 뚜렷하게 나눈다기보다는 단계마다 연구의 중심축이 다르게 기획되었다는 것입니다.


circle number 3.jpg 교수님께서 최근 가장 관심을 가지고 계신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요?


저의 연구영역은 천연물로부터 생리활성 물질을 발굴하고 그 물질의 치료 효능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센터 목표 달성을 위한 초기 연구 내용이며, 신약개발 연구의 초반에 해당하는 연구입니다. 또한 물질의 활용은 치료 효능뿐만 아니라 저분자 물질의 생체 내 작용 타겟을 밝힘으로써 단백질의 새로운 기능을 규명하는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물질 발굴을 위한 분자 타겟을 제안하는 것은 신약개발 연구에서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작은 분자(small molecule)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한의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약재들이 제 연구의 출발점이며 주요 재료입니다. 한의학 처방에서는 약재를 추출해서 혼합물 형태로 치료제에 사용하지만, 저의 연구는 치료 활성을 나타내는 성분을 분자 수준에서 확인하고, 화학구조를 밝히고, 그 분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전으로 치료 활성을 발휘하는지에 대하여 연구합니다.


circle number 4.jpg 학부생 인턴 선발 및 인턴쉽 프로그램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리 센터가 가진 기능은 크게 연구 기능과 교육 기능 두 가지입니다. 학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턴쉽 프로그램은 우리 센터의 특수한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인턴을 하계와 동계 방학 동안 교수님 연구실마다 한 명씩 선발하고 있으며, 센터 소속이 아닌 교수님 연구실에서도 인턴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8주 동안 각 교수님 연구실에서 연구에 참여하고, 학회 참가 및 발표회와 보고서 작성을 통해 다양한 연구 경험을 제공합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신약개발 연구에 관심을 가질 기회를 제공하여 많은 약대 졸업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신약개발 연구에 꼭 필요한 인재를 발굴하는 것입니다.


circle number 5.jpg 약대 졸업생의 대학원 진학 확대를 위한 ‘기초약학자 지원’이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일단 인턴쉽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약대 학부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프로그램 과정 중에 우수한 연구 성과를 거둔 경우, 추가 연구 인센티브를 지급합니다. 센터 인턴쉽을 경험한 학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하여 기초약학자로 성장해 가기를 희망합니다.

앞으로 약대 졸업생들이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실제로 약대 졸업생들은 약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능력과 화학 및 생물학 지식을 기반으로 약이 우리 몸에서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 등의 실질적인 약에 대한 지식까지 갖춘 사람들로서 신약개발을 담당할 연구자의 길로 활발히 진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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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le number 6.jpg 센터에서 각종 세미나가 개최되던데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MRC 세미나는 우리 센터의 연구 내용과 관련 있는 저명한 연구자들을 모셔서 진행합니다. 주로 연구 관계자나 연구를 함께 하고 있는 국내외 분들이 강의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학부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최신의 연구 동향에 대한 지견을 넓혀가기 바랍니다. 연구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만 알고 배워가는 것도 좋습니다. 질병의 기전, 치료 전략, 최근 연구 동향 등에 대한 내용은 약학대학 졸업생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지식이며, 세미나는 이런 내용을 매주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에게 배울 수 있는 너무나 소중한 기회입니다.


circle number 7.jpg 센터의 연구원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연구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됩니다. 센터가 원하는 특별한 모습이 있는 것이 아니고 연구에 대한 관심, 열정을 가지고 장기적인 비전을 찾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연구에 관심이 있으면 연구실의 세미나 또는 학교 내 학회 등이 수시로 개최되고 있으므로 기회가 될 때마다 가서 들어보기를 추천합니다. 다양한 기회를 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circle number 8.jpg 앞으로의 약과학 분야 연구 전망에 대한 교수님의 견해를 말씀해주세요.


세포운명을 조절하는 방법은 유전자 변형, 단백질 이용 등 다양합니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윤리적 문제나 다양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센터에서는 저분자 물질을 활용하고자 합니다. 아직 초기 단계이나 앞으로 활성화될 것이기에 우리 센터의 연구는 신약개발 영역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국제적으로 의약품을 개발하고 출시하는데 점점 많은 비용이 소요됩니다.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이미 개발된 약들의 새로운 용도를 찾는 연구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약효를 가진 물질과 그 작용 기전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요인들도 고려한 약업계의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또한 수명이 연장되면서 노인성 질환과 관련된 의약품의 개발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 외에도 개인맞춤의학, 남녀 성 차이를 반영한 의약품 개발, 치료 효능과 더불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happy drug 개발과 관련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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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후


약학대학 학부생인 우리에게 연구란 막연히 어렵고 경험하기 힘든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숙명여자대학교 세포운명조절연구센터의 인턴십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관련 강의, 세미나 등의 다양한 기회를 통해 연구를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 수 있었으며, 또한 센터에서 진행하는 연구는 어떤 것인지, 그 목표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류재하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연구자의 길을 꿈꾸는 많은 약학대학 학생들에게 이 인터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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